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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urmet in melbourne] #3. 빅토리아 마켓

    요리엔탈 요리엔탈 2010.05.31

    카테고리

    남태평양, 호주, 음식

     


     [Gourmet in melbourne]

     

    #3. 멜번 식재료의 심장부, 빅토리아 마켓

     

     

     

     

     

     


     

    "구경 한 번 와 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 장터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유명 가수 조영남씨가 부른 "화개장터"의 한 소절입니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 지르는 지점에 위치한 화개장터. 그 때문인지 다양한 식재료와 일상 생활용품까지, 화개장터에 가면 정말 없는 게 없습니다. 어쩌면 제가 오늘 소개해드릴 이 곳과도 정말 닮은 공간인데요, 매일 아침 활기찬 호주인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

     

    지금부터 빅토리아 마켓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멜번 여행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빅토리아 마켓(Victoria Market)입니다. 요리에 관심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흥미로운 물건들이 즐비하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신선한 식재료들과 맛있는 냄새로 가득한 빅토리아 마켓.

     

    과거 이곳은 공동묘지였다고도 하는데요, 숱한 사람들이 활기차게 돌아다니는 시장 바로 밑에 시체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약간 오싹하지 않으신가요? 이곳은 또 한때 축사로도 사용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사선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붕이 한층씩 빗겨나가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적인 부지가 경사져 있기 때문에 위쪽에선 시장 풍경을 한번에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편평한 경사를 가지고 있는 다른 재래시장을 둘러볼 때 보다 훨씬 더 다이나믹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빅토리아 마켓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 돌아 왔습니다. 매일 폐장 한 시간 전이면 찾아오는 "Half Price Time"!  상인들은 그날 아침에 가져온 식재료를 모두 팔아야 하기에 이시간이 되면 거의 모든 식재료를 반값에 팔기 시작합니다. 고기, 생선 할것없이 소위 말하는 "떨이"를 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식재료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워낙 많은 식재료들이 생산되는 국가다 보니, 하루가 지나면 모두 쓰레기가 된다고 하더군요. 그때문에 아침에 가져온 식재료를 다 팔지 못하면 버려야 한다고 식재료상 주인이 말하더군요. 따라서 이 시간에 빅토리아 마켓을 방문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장을 볼 수 있습니다.









     

     

    빅토리아 마켓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코너는 바로 정육 코너입니다. 닭, 쇠고기, 양 등 다양한 고기들이 제각기 정형되어 판매되기 때문입니다. 날개, 다리, 목, 가슴살 등 각 부위로 나뉘어져 판매되는 고기들은 요리할때 많은 도움이 되곤 합니다.

     

    특히 소의 심장이나 특수부위들도 정형되어 판매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보다 좀 더 쇠고기를 다루는 기술이 발달되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국의 도축기술이 상당히 뛰어나다고만 생각했는데, 다루는 양이나 취급품목은 이곳이 좀 더 다양하게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리의 살만 따로 분리해 놓은 고깃 덩어리, 그리고 허브를 가득 채운 고기들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닭, 쇠고기, 양고기, 오리, 돼지고기를 주로 판매하며 우리나라보다 좀 더 다양한 부위로 나눠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특별한 조미 없이 구입후 바로 구워먹으면 훌륭한 요리가 될 만큼의 품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햄과 소시지와 같은 건조 식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햄들이 한동안 발목을 잡더군요.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각기 다른 모양과 맛을 지닌 햄들은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다른쪽에는 'Tofu' 라는 말로 거래되는 두부가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두부는 한국의 두부와는 약간 달랐는데, 한국의 두부보다는 좀 더 단단하며 퍼석퍼석한 맛이 강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사람의 입맛보다는 좀 더 정교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저 '콩으로 만든 좋은 건강식품'이란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작은 부두가 한모에  $ 3.5 정도로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과 비교해 볼 때 두부는 이곳에서 비싼 식재료 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구워 먹기보다는 야채와 함께 샐러드에 응용을 해 먹는 편이며, 한국에서처럼 주가 아닌 반찬류로 가볍게 곁들이는 편에 속했습니다.












    빅토리아 마켓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야채 코너에 들어 섰습니다. 제가 빅토리아 마켓을 사랑하는 이유를 두가지만 꼽는다면 값싸고 질좋은 '육류'와 '야채'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야채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TV나 요리잡지에서 외국의 유명 쉐프들이 요리하곤하던 야채들을 쉽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야채들의 가격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흥미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따야 하는 어린 잎과 같은 야채들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그 외에 듬성듬성 기계로 처리할 수 있는 채소류는 상당히 가격이 저렴했습니다. 아무래도 토지가 넓기 때문에 사람이 일하는 것 보다 기계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생겨나는 가격차인 듯 싶었습니다. 








    샬롯, 딜, 바닐라 빈과 같이 국내에서는 프레쉬로 보기 힘든 허브가 무더기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이를 보며, 한국에서 아무리 똑같은 방식으로 외국음식을 만들어도 결국 '2% 모자라는 맛'을 낼 수 밖에 없음을 절감했습니다.


    같은 토양에서 재배되더라고 재배되는 환경에 의해 맛이 달라진다는 기본 원칙, 그리고 자기가 살고 있는 환경의 식재료를 이용해 만들어 먹는 음식이 가장 몸에 좋다는 기본은 요리사가 가져야할 중요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이곳에서 맛본 샐러리의 맛은 한국의 맛과 아주 달랐습니다. 시큼하면서도 아린 맛이 강한 한국의 샐러리와는 달리 약간 짭쪼름한 맛을 지니고 있는 이곳의 샐러리는 프레쉬로 먹기에 적합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선 너무나 대중적으로 샐러리를 먹고 요리나 소스를 만들때 흔히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겠죠. 반대로 한국의 배추는 이곳에서 재배되기는 하나, 그 맛이 너무나 퍼석퍼석하여 김치를 담구기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토양과 기후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국내에서 나타나는 무조건적인 외국 음식에 대한 동경은 점차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끝으로 소개하고픈 빅토리아 마켓의 히든카드! 바로 베이커리 샵 입니다. 한국의 빵집과는 약간 다른 푸근한 내음이 나는 베이커리는 갓 구운 빵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고소한 빵 냄새보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이곳의 분위기 였습니다.


    아침에 갓 구운 빵을 구입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몰려든 사람들. 그리고 큼지막하게 구워낸 바게트를 고르는 모습이 우리네 장터의 모습과 무척이나 흡사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하나의 종류로만 알고 있던 바게트도, 이곳에선 상당히 다양한 종류로 판매되고 있었으며 그 맛과 가격이 천차 만별이었습니다. 





     

     

     

     

     

    자,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세계 어디를 여행하든, 사람 사는 풍경을 보기엔 시장만한 곳이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호주 멜번 여행을 계획하신 모든 분들께도  빅토리아 마켓 방문을 꼭 권해드리고 싶네요.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흥미로운 풍경이었거든요~ 

     

    진솔한 사람 내음과 호주인들의 정겨운 마음이 물씬 묻어나는 공간! 푸근한 호주인의 인심과 광활한 대지의 맛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바로 지금 빅토리아 마켓을 방문해 보세요!


    요리엔탈

    요리팀 '7Star Chef' 소속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는 요리사다. 레스토랑 컨설팅을 진행하며 한국식 시그니처 메뉴를 완성해낸다. 20009 Spirit of Austrailia 를 통해 호주의 스타 셰프들과 레스토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방송활동으로는 LG텔레콤의 OZ핸드폰 CF 모델, Olive TV의 'Tasty Road 2', KBS 이현우의 'Spoon'을 진행하였다. 저서로는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 궁극의 메뉴판, 셰프의 노트를 훔치다'가 있으며 네이버 캐스트 '키친 스페셜'에서 맛있는 이야기를 연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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