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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리 떠나는 봄 여행, 청산도 느리게 걷기!

    어보브블루 어보브블루 2012.03.07

    카테고리

    한국, 전라,

     

     

     

     

     

      

     

    경쾌한 봄의 왈츠

     청산도로 떠나볼까?

     

     

    매년 봄이 올 때마다 라디오에서 가장 많이 흘러나오는 곡은

    비발디의 사계 중 '봄' 테마가 아닐까 싶다.

     

    약동하는 봄의 기운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명곡!

    따스한 봄볕을 품은 들판에서 양 치는 목동이 꾸벅꾸벅 조는,

    그런 평화로운 풍경을 상상케 하는 음악!

     

    특히나 2악장의 라르고 선율을 들을 때면

    나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를것만 같은

    봄 기운이 충만한 여행지로 떠나고픈 충동이 들곤 했다.

     

     

     

     

     

     

    오늘도 툭툭, 창가를 두드리는 봄비 소리를 들으며

    나는 작년 봄에 여행한 청산도를 떠올렸다.

     

    우리나라의 땅끝이라 할 수 있는 완도에서도

    뱃길로 한시간여를 달려야만 만날 수 있는 작은 섬!

     

     

     

     

     

    http://www.chungsando.co.kr

     

    청산도 홈페이지에서 완도-청산도행 승선권을 간편히 예매했지만,

    미리 예매해둔 승선권이 아무 소용이 없을 정도로,

     

    아침 안개가 자욱히 끼어 서너 시간이 연착된 후에

    기나긴 줄을 다시 서고나서야 겨우 당도할 수 있었던  청산도!

     

     

     

     

     

     

    여정이 쉽지 않았음에도,

    비발디의 '봄' 선율을 닮은 청산도로 향하던 길은

    설레고, 또 설렜다!

     

     

     

     

     

     

    청산도는 최근 '슬로시티'로 지정되면서

    도보로 다닐 수 있는 11개의 슬로길 코스도 조성해놓았는데(100리),

     

     

     

     

     

     

    카 페리(Car Ferry)에 싣고 온 차를 타고 섬을 돌아보기보다는

    천천히 걸으면서 청산도의 봄을 만끽하는 것을 추천한다.

     

    혹은 하루 5~5회 순환하는 '청산도 시티 순환버스'를 타고

    섬 곳곳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우리 부부는 청산도 지도를 보면서

    소담스런 섬을 거닐기 시작했다.

     

    육자배기 가락처럼 완만히 이어지는

    청산도 계단식 논의 풍경은 아름다웠고,

     

    연두빛 청보리밭은 샛노란 유채꽃과 색채 대비를 이루며

    싱그러운 봄날의 풍경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었다.

     

     

     

      

     

    그 경쾌한 봄길을 걸으며,

    나는 이어폰을 꽂고 김동률의 '출발'을 들었다.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김동률, 출발]

     

     

     

     

     

    땅끝 해남과 강진을 지날때만 해도 청보리는 푸르디 푸른 초록색이었는데,

    그보다 더 아래에 있는 섬, 청산도에 와보니 보리들은 벌써 익어가고 있다.

     

    연노랑으로 변해가는 연두빛 보리가 간질이는 길을 걷다보니, 

    이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사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겨울, 봄이 오면 청산도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내가 기특해진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봄바람에 흩날리는 청보리의 물결!

    그 물결이 바람에 스치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청산도에서의 봄날 오후를 보낸다.

     

     

     

     

     

     

     

      

     

    화려하진 않지만 잔잔한 바다도 만났다.

    들판을 걷다 우연히 만난 도락포구에서 잠시 쉬어본다.

     

     

     

     

     

     

    다시 걸음을 재촉하다 보니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에서 주인공인 송화가

    진도 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던 당리마을이 보인다.

     

    푸른 들판에 옹기종기 작은 집들이 자리잡고 있고,

    아늑한 수평선까지 한눈에 보이는 것이 참 소박하고도 아름답다.

     

     

     

     

     

     

    영상미학의 대가라 불리는 윤석호 PD도

    이곳에서 드라마 '봄의 왈츠'를 찍었다 했다.

     

    실제로 돌아보니 그 존재만으로 자체발광!

    청산도는 이미 살아있는 세트장이었다!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장은

    당리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 위에 그대로 남아있어

    청산도를 찾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당리마을의 마늘밭과 유채밭을 배경삼아 걷노라면

    임권택 감독이 왜, 그의 영화에서 이 곳을,

    5분 40초간 롱테이크로 담았는지 절로 이해하게 된다.

     

    [장연정, 슬로트립]

     

     

     

     

     

     

     

     

      

     

    '구들장 논'의 모습도 잊을 수 없다.

    청산도에서만 볼 수 있는 가장 인상적인 풍경인데,

     

    논바닥에 돌을 구들장처럼 깔아, 그 위에 흙을 부어 만든 논의 형태로

    자투리 땅마저도 놀리지 않겠다는, 투박한 섬사람의 마음을 떠올리게 된다.

     

     

     

     

     

     

    유려하게 쌓인 돌담길을 휘 돌아나오는 것으로

    오늘 청산도에서의 슬로 여행을 마무리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저암 유한준 (1732~1811)

     

     

     

     

     

     

    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속도로~

    비발디의 봄 악장 '라르고' 빠르기로~

    소가 밭을 갈 듯, 슬로 슬로 청산도!

     

     

     

     


     

     

     

    Travel Tip

     

    2012년 청산도 슬로우 걷기 축제는

    4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개최됩니다.

    자연의 시간에 몸을 맞춰 청산도를 걸어보세요!

     

     http://www.chungsando.co.kr

     

     

     

     

     

     

    어보브블루

    겁 많은 여자가 듬직한 남자를 만나 여행하며 사는 삶, 유목민이 되고 싶은 한량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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