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캐나다에게 선물한 나이아가라 폭포를 감상하는 또하나의 방법!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입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헬리콥터 투어를 운영하는 회사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아래와 같은 문구가 삽입된 동영상이 뜹니다.
Below
Beside
Behind
You've seen the falls from every angle...
or have you?
여기서
'Below'는 'Maid of the Mist'
'Beside'는 'Table Rock'
'Behind'는 'Journey Behind the Falls'
그리고 마지막으로 묻고 있는 것은
지금부터 보시게 될 'Niagara Helicopter'를 의미합니다.
헬리콥터를 타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우선 외곽에 있는 나이아가라 헬리콥터로 가야 합니다.
성수기에는 몇 분 단위로 헬리콥터가 뜨고 내리니
도심 한복판에 있기엔 좀 곤란하죠.
그렇다고 해서 아주 멀리 있진 않습니다.
나이아가라 헬리콥터는 스위스에서 건너온 '루디 하펜'이 1985년부터 운영한 회사입니다.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헬리콥터로 나이아가라 폭포 투어를 진행했고, 연간 10만 명 이상이 탑승할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는 곧 나이아가라 헬리콥터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죠. 나이아가라 관광청과 캐나다 정부로부터 상도 여럿 수상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헬리콥터를 운영하는 회사가 하나 더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문을 닫고 이곳만 건재합니다.
저를 모시고 나이아가라 폭포 상공을 날게 될 'Bell 407' 헬리콥터입니다. 헬리콥터 제조사인 'Bell Helicopter'의 대표기종으로 방송 및 영화 촬영, 구조 등의 목적으로 다양하게 쓰고 있습니다. 나이아가라 헬리콥터에서는 총 다섯 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성수기에는 동시에 모두 운행합니다. 참고로 조종사를 제외하고 여섯 명이 탑승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한번 하늘로 높이 날아올라 볼까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회전날개가 돌아가는 헬리콥터에 접근할 때 항상 허리를 숙입니다. 왜 그럴까요? 자신의 목이 회전날개에 의해 댕강 잘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에 움츠러드는 것일까요? 다들 그렇게 키가 크다고 착각하는 이 불편한 진실, 그래서 저는 당당하게 모가지를 빳빳히 세우고 탔습니다. 뭐 보시다시피 바람도 그리 세게 불진 않더만요~ㅎㅎ
제가 본다고 알 턱은 없지만 어쨌든 헬리콥터의 계기판입니다.
운이 좋아서 앞자리에 탄 덕에 한 장 건졌네요.
꺄악~ 떴다, 떴다!!!
으허허, 사실 저 생전 처음으로 헬리콥터를 탔습니다!!!
이런 게 바로 날아갈 듯한 기분이지요!!!
하늘에서 보는 나이아가라 폴즈의 전경.
회전날개가 돌아가고 있는 것도 사진에 보이네요.
새 신을 신고 안간힘을 다해 폴짝 뛰어보아도 닿을 수 없었던 하늘~
왜 동요는 동심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헛된 힘을 낭비하게 하는지 원망하게 했던
그 시절로부터 25년 이상이 흐른 후에서야 이렇게 하늘에 닿아보는군요!
총 27km의 비행거리 중에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곳은 '월풀(Whirlpool)'입니다.
월풀 가전, 월풀 욕조 등으로 익숙한 이름이죠?
겨울이라 수량이 적어 보이지 않는데 여름에는 왼쪽으로 흘러들어간 물이
소용돌이(Whirlpool)를 그린 후에 위로 빠져나간다고 합니다.
항간에는 이것을 보고 현재 세계 최고의 가전회사인 월풀이 세탁기를 발명했다고 하는데, 이는 신빙성이 떨어지는 풍문에 불과한 듯합니다. 뭔가 미심 쩍어 찾아보니 세탁기가 발명된 건 월풀이 설립되기 한참 더 전의 일이네요. 월풀의 전신이 있긴 하지만 그 또한 세탁기를 발명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월풀 홈페이지에 있는 연대기를 봐도 월풀이라는 브랜드가 생긴 건 1948년, 사명이 월풀로 변경된 건 1950년입니다. 물론 그 전부터 월풀은 세탁기를 생산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게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죠. 대표적으로 할리우드의 제작사인 파라마운트의 로고가 스위스의 마테호른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 내용은 가이드북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예전에 제 책을 쓰면서 이걸 확인하느라 온갖 사이트를 다 뒤졌던 기억이 나네요. 모델이 된 산이 어딘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마테호른은 절대 아닙니다. 아마 파라마운트 홈페이지에 적혀 있을 겁니다.
옆길로 잠시 샜는데 본론으로 돌아와서,
헬리콥터는 의외로 승차감(?)이 안정적이고 편했습니다.
조종사가 일부러 그랬는지 옆으로 돌면서 기체를 꽤 기울이기도 했는데,
자동차와는 달리 몸이 급격하게 쏠린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저쪽에 드디어 레인보우 브릿지,
미국 폭포 그리고 캐나다 폭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서 보니 물안개가 더 풍성하게 피어오르고 있는 캐나다 폭포!
그에 비하면 앙증맞은 물안개를 뿜고 있는 미국 폭포!
이것이 높이 48m, 너비 900m에 이르는 캐나다 폭포의 위용입니다.
(미국 폭포는 높이 51m, 너비 320m)
하늘에서 보니 왜 정식명칭이 '말발굽 폭포'인지 아시겠죠? ^^
하늘에서 본 캐나다 폭포에 걸려 있는 무지개.
동화 같으면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린 다음에
저 무지개에 안착하고 미끄러지듯이 강으로 내려갈 수 있겠지만 현실은
즉사 -_-;
다음 날 신문보도
한국에서 온 30대 남성 관광객이 헬리콥터를 탄 첫 경험의 환희에 빠져 지상으로 낙하,
설상가상 강이 아닌 땅바닥에 떨어져 시신은 형체도 못 알아 봐.
현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유전자 감식 및 지문 조회 중. ( 아~ 끔찍하다 ㅎㅎ)
이렇게 보니 폭포 뒤에 용 한 마리가 들어앉아
연신 연기를 토해내고 있는 것만 같네요.
순식간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지나고 있습니다.
아쉽지만 나이아가라 폭포 위에서 공중부유를 하고 있진 않습니다.
재빨리 사진을 찍어야 하니 한시라도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륙했던 곳으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왼쪽에 제가 묵었던 쉐라톤 온 더 폴즈 호텔이 보이네요.
눈으로 뒤덮인 나이아가라 폴즈.
헬리콥터를 탄 것도 처음이지만,
이런 장관을 보는 것 또한 제 생애 처음입니다.
눈도 잘 내리지 않는 부산에서 언감생심... -_-;
지상으로 내려가는 길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나이아가라 헬리콥터를 설립한 루디 하펜은 2009년에 기적적으로 한 남자를 구했습니다. 이 남자는 자살하려고 나이아가라 폭포 아래의 강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를 발견한 경찰과 구조대는 물살이 거세서 함부로 접근할 수 없어 루디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루디는 즉시 헬리콥터를 타고 와서 경찰을 태운 후에 강으로 다가갔습니다. 헬리콥터는 최대한 가까이 남자에게 다가가 경찰이 그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 황당하게도 자살이 목적이었던 터라 남자는 구조되기를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루디는 그를 포기하지 않고 재빠른 임기응변을 발휘애 구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자, 루디는 과연 어떻게 했을까요?
남자는 계속 완강하게 경찰에 의해 건져 올려지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루디는 헬리콥터의 회전날개로부터 생성되는 하강기류를 이용해 그를 물가로 밀어냈습니다. 정말 놀라운 재치와 조종실력이죠? 죽겠다는 사람을 살려서 본인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만약에라도 불의의 사고로 떨어진 것이었다면 굉장한 기지 덕분에 살아난 것입니다.
이 활약으로 루디는 해마다 열리는 '올해의 비행사(Aviator of the Year)'의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수상에는 실패했습니다. 예년 같았으면 떼놓은 당상이었는데 왜 실패했을까요? 여기에도 참 기가 막힌 사연이 있습니다.
'허드슨 강의 기적'을 기억하시나요? 새가 빨려들어가 엔진이 고장나면서 추락 위기에 처했던 비행기를, 기장이 가까스로 강에 무사히 안착시켜 320명에 달하는 승객 전원의 목숨을 구했던 일이죠. 이 사고가 벌어졌던 게 하필 2009년이라 루디 하펜은 수상의 영광을 허드슨 강의 기적을 연출한 체슬리 설렌버거에게 양보해야만 했습니다. 후에 루디는 비행기 조종사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헬리콥터 조종사로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착륙장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사진이 형편없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런 순간에야말로 진정한 촬영실력이 드러나죠 ^^;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부디 즐거운 비행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헬리콥터로 투어하는 시간은 대략 10분 내외입니다.
좀 짧죠? 막상 헬리콥터에 타면 이 10분이란 시간이 더 빨리 흘러갑니다.
비행거리가 장장 27km에 달하는데도 금세 이륙했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착륙하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가격이 좀 비싸서 추천하려니 머쓱하긴 합니다만,
색다른 경험을 하실 수 있는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 나이아가라 폭포 헬리콥터 투어 -
성인 132불 / 아동 82불 / 커플 252불
(여기서도 커플은 우대!! -_-+)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고 여행을 꿈꾸는 어느 블로거의 세계입니다. http://blog.naver.com/nofeet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