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나홀로 뒷골목 산책
SHANGHAI
기묘한 산책, 과거와 현재를 걷다.
상하이 SHANGHAI
중국의 화려함을 대표하는 빅 시티.
그러나 상하이를 더욱 매력적으로 포장하는 것은
정신을 쏙 빼놓는 고층건물의 화려함이 아니라,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전혀 다른 세계처럼 펼쳐지는 골목의 풍경들이다.

재미있었던 것은, ‘여기’는 21세기 첨단사회를 대변할 만큼 세련되고 웅장한 거리인데,
‘저기’는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 낡은 향수가 느껴지는 표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

덕분에 비 내리는 상하이 골목을 쉼 없이 기웃거리며 자꾸만 쏘다녔다.
걸을수록 흥미로웠던 상하이의 기묘한 산책.
상하이의 ‘명동’이자 가장 번화한 거리로 손꼽히는 난징루의 보행가.
뽐내듯 솟아있는 화려한 간판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낡아빠진 거리가 흥미롭다.
이름도 목적도 희미한 이 뒷골목에는 어떤 드라마가 숨어 있을지, 감히 짐작할 수조차 없다.

상하이는 여러 나라의 관여로 빠른 서구화가 진행된 탓에,
유럽 어느 거리에서나 볼 법한 독특한 건축물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마치 오페라 극장의 박스석을 흉내 낸 듯한 우아한 발코니 위로,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이 짙게 묻어나는 무심한 풍경.
이끼와 곰팡이가 낀 낡은 벽에서 엿보이는
시간의 흐름 덕분에 더욱 묘한 느낌이다.


상하이에서 가장 럭셔리한 신천지까지 고작 한 블록.
마치 빛과 그림자처럼 대조적인 모습이 흥미롭다.
어쩌면 이 거리가, 나와 같은 여행자에게는 미처 보이지 않는
‘가장 평범한’ 상하이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홀로 떠나는 여행의 단점은 외로움이겠지만,
그만큼 감탄도 감상도 고스란히 혼자만의 몫이 된다.
낯선 곳에 대한 경계심과 흥미를 동시에 느끼며
조심스레 기웃거리던 그 시간 동안,
누군가와 나누지 못하는 쓸쓸함보다
혼자 겪는 모험에 대한 흥분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오직 걷고, 또 걸었던 상하이에서의 2박 3일.
유럽풍으로 조성된 프랑스 조계지의 아기자기함도 남다르다.
프랑스의 구(舊)시가지를 산책하는 듯한 풍경을 마주하니,
이곳이 중국이라는 사실에 위화감마저 든다.
이처럼 다채로운 색깔을 품고 있는 상하이는 진정 매력적인 여행지임에 틀림없다.
꼭 봐야 할 세계적 명소도, 위대한 문화유산도, 빼어난 절경도 없는 ‘도시’속에
시간이 뒤틀린 듯 미래와 과거가 동시에 똬리를 틀고 들어앉은 극단적인 공간.
이 공간 덕분에 상하이는 더욱 풍부한 표정을 짓는 것이리라.
상하이에서 무엇을 봐야 할까.
여행하기 전 반드시 고민하게 되는 문제들이다.
사실 이런저런 가이드북을 펼쳐
아무리 맛집, 레스토랑, 쇼핑몰, 관광지 정보를 수집해도
‘이거다!’싶을 만큼 와 닿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직접 걸어보고 느낀 상하이의 ‘참 맛’이란,
바로 화려하게 몸을 부풀린 도시 속에서
조용히 숨쉬고 있는 그들의 일상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무엇이 숨어있을지 몰라 내심 불안하면서도,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상하이가 바로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기묘한 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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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혼자였기에 상하이의 뒷골목 풍경이 더 가슴이 와 닿았던건지도 모르겠어요.
만약 둘이었다면 하하호호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이런 풍경쯤 대수롭지 않게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잖아요.
아 정말 그 말씀 그대로에요. 혼자였기에 낯선 골목을 더 유심히 보게 되었던 것이 정답이네요!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인지 상해가 또 생각나요
오랜만에 로지나 님의 글을 볼 수 있어 참 좋네요~
상하이는 왠지 중국 안의 또 다른 중국인 것 같아요~
중국의 각 지역이 다 저마다 고유의 색깔이 있다고 하던데,
그 중에서도 상하이는 더욱 또렷한 개성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상하이 골목골목에 이런 감성적인 카페들이 정말 많이 숨겨져 있더라구요~ 특히 신천지 분위기 너무 좋아요!
신천지는 진짜 유럽풍이죠? ㅎㅎ 저도 깜~짝 놀랐다는!
물가도 중국이 아닌 것 같은 느낌..
하물며 비오는 날엔 익숙한 풍경도 평소와 다르게 보이는데, 여행지에서 만난 비는 상황을 더욱 센치하고 감성적으로 만드는것 같아요.
로지나님의 감성 에세이 좋아요~
히히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여행하기에 비 내리는 날은 좋지만은 않은데도 …
우산 쓰고 찰박찰박 걸어다니며 보는 풍경도 역시 운치는 있더라고요!
너무 그리운 상하이! 짧은 시간이지만 그 곳의 매력을 바로 알아채신 것 같네요 ^^ 좋은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널굴님도 상하이와 사랑에 빠지셨군요~
저도 그 매력에 홀랑 빠져버려서, 요즘들어 부쩍 다시 가고싶단 생각이 들고 있답니다. (^^)
상하이 뒷골목.. 오늘처럼 비오는 날에 떠나고 싶어지네요^^
저도 요즘처럼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니, 다시 한 번 상하이가 떠올라요.
여름보다 겨울이 어울리는 도시였던 것 같아요, 저에게는!
상해에 이런곳이 있었다는게 놀라워요. 파리부럽지 않네요~ㅎ
아 저도 비슷한 생각했어요. 어쩐지 파리의 그 느낌과도 비슷할 것 같다며~
숨겨진 감성 하나하나 끄집어 내는 후기였습니다.
비오는 상하이 뒷골목… 정말 뭘 봐야하고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인 관광지라는 것을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가이드북에 실린 유명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저는 상하이 그 거리 자체를 느끼는 것을 더 추천하고 싶어요. 걷기 좋은 동네였어요! 소매치기만 조심하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