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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창 여행, 미당 서정주를 만나다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2.05.17

     

     

     

     

     

     

    우리나라 여행, 올해의 내 나라 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봅니다.

    부드러운 봄바람이 일면 마음이 동하여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지지요.

     

     

     

     

     

     

    고창은 청보리밭 축제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붐비는 여의도 윤중로나 다른 유명 벚꽃놀이 고장에 뒤지지 않는,

    꽃놀이를 하기에 무척이나 좋은 고장이기도 합니다.

     

     

     

     

     

     

    #1. 벚꽃 만발했던 고창읍성

     

     

     

     

     

     

    조선시대 고창현의 읍성인 고창읍성은

    호남 내륙을 지킨 전초기지였습니다.

     

     

     

     

     

     

    지금은 사적 145호로 지정되어 고창 사람들의 쉼터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모양성(牟陽城)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백제 때 고창을 모량부리로 불러 유래된 이름입니다.

     

     

     

     

     

     

    고창읍성은 정문 홍북루부터 어여쁜 봄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성곽을 따라 연분홍 꽃구름이 줄지어 몽실몽실 피어있었거든요.

    뒷편엔 고창 방장산이 있는데, 가을에 단풍이 무척 곱습니다.

     

     

     

     

     

     

     

     

    #2. 고즈넉한 고택에서

      

      

     

     

     

     

    조선 단종 때에 건립되었다는 설이 있는 이 성은 읍성의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관아를 포함해 20여개가 넘는 건물이 있었고 현재 다수 소실되고 일부 복원되었지요.

     

    오른편 답성길 아래 조선시대 유향소로 향리를 교화하던 향청이 있습니다.

    읍성인 만큼 당시의 관청인 동헌과 내아 건물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단청은 없지만 담백한 모습이 오히려 더 매력적입니다.

     

     

     

     

     

     

    둘레 1,684m, 높이 4~6m, 면적 16만 5,858㎡의 고창읍성.

    인근의 잘알려진 해미읍성이나 낙안읍성보다 규모는 작지만,

    고즈넉하게 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읍성입니다.

     

     

     

     

     

     

    수령이 살던 살림집에 고창 여고생들이 앉아있더군요.

    독서실도 아닌 이런 곳에서 친구와 담소. 낭만적으로 보입니다.

     

    저 학생들이야말로 제대로 삶을 여행하며 사는 것 아닌가 했습니다.

    내 나라의 여행. 굳이 멀리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아름다운 세상을 만끽할 수 있지요.

     

     

     

     

     

     

     

     

    #3. '성밟기 놀이'를 아시나요?

     

     

     

     

     

     

    고창의 중요 문화 행사 중 하나가 이 아름다운 읍성의 성밟기 놀이입니다.

    성곽을 따라 돌며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행사입니다. 이 지역의 특별한 놀이죠.

    당시 아낙네들이 주먹만한 돌을 머리에 이고 돈 다음 성 입구에 돌을 쌓았다고 해요.

     

    한바퀴 돌면 다리병이 낫고, 두바퀴 돌면 무병장수 하며

    세바퀴 돌면 극락 승천한다는 전설이 있는 답성놀이.

    크지 않은 성이니 한번 소원을 빌며 돌아보세요.

     

    이렇게 쌓인 돌은 전란이 일어나면 전쟁 무기로 탈바꿈!

    돌이 마을을 지키는 무기로써 역할도 수행했다고 합니다.

     

     

     

     

     

     

    성밟기 놀이를 하기 좋은 시기는 꽃이 만발한 봄이 최고이지 싶어요.

    흰 목련이 탐스러운 꽃잎을 하롱하롱 떨구고 벚꽃이 날리던 4월!

     

    고창읍성  홍북루에는 답성돌이 하는 아낙 형상도 있으니

    여러분도 내년 봄에 한번 찾아 보고 성밟기 놀이를 즐겨보세요!

     

     

     

     

     

     

     

     

    #4. 판소리 명인을 찾아서!

     

     

     

    고창읍성 앞에는 신재효 선생 고택이 있습니다.

    전북 고창 태생의 신재효는 조선 후기 호조참판으로, 판소리 이론가였습니다.

    계통없던 광대소리를 통일해 춘향가, 심청가 등 판소리 사설문학을 정립했어요.

     

     

     

     

     

     

    메디치가만 예술가들을 후원했던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양반들, 재력가들도 예술인을 지원했었습니다.

     

    신재효 어른도 자신의 재력을 판소리 명창들을 위해 썼습니다.

    그러면서 판소리의 연구도 병행하여 구전되던 판소리를 기록하였지요.

     

    덕분에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가루지기타령, 토끼타령, 적벽가의 6마당 체계가 섰습니다.

    또한 판소리 단가, 판소리 가집인 《신오위장본(申五衛將本)》 등의 작품을 지었습니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국어책에서 만난 판소리 6마당이 바로 이분의 손길로 이뤄진 거죠.

     

     

     

     

     

     

     

     

    봄을 맞아 새싹들이 움터오르던 날,

    구성진 판소리 가락이 고택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고창읍성 앞에는 현대식 건물에 좋은 설비를 갖춘 동리국악당도 있는데요,

    이 곳은 판소리 공연과 국악 전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지요.

     

    쾌적한 건물에서 봄 햇살에 붉어진 얼굴과 피곤한 다리를 쉴겸

    우리나라의 판소리의 역사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5. 선운사 동백을 떠올리며

     

     

     

     

     

     

    선운사. 백제 위덕왕 24년, 577년 검단선사가 세운 선운사는 큰 사찰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백제가 지고 거친 역사의 흐름에 규모가 줄었다가 고려 때 호남 제1 사찰이 되지요.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에도 살아 남았으나 정유재란 때 불탔고, 광해군 때 재건되었습니다.

     

     

     

     

     

     

    고창 도솔산 기슭의 선운사는 김제 금산사와 함께 전북 2대 본사 중 하나에요.

    이 땅에 피고 진 왕조들의 역사와, 전란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품고 있는 사찰.

     

     

     

     

     

     

    선운사의 동백은 수백 년 된 수천 그루의 동백나무 군락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연분홍 벚꽃놀이만으로 아쉽다면 시간을 내어 선운사에 들르시길 바랍니다.

     

    라트라비아타. 붉게 타는 정열적인 동백꽃은 겨울과 어울릴 듯하지만,

    봄의 선운사, 타오르는 동백꽃은 이 고장의 장관으로 꼽힙니다.

     

    검푸른 동백림은 피어난 한 송이 동백꽃을 건네며 봄을 찾아온 손을 반기어 줍니다.

    겨울 지나 기다렸다가 만나는, 어찌 소중하고 사랑스럽지 아니할 수 있을까요.

    녹색 사이에 한 방울 핏자국처럼 박힌 꽃. 마음에 낙인처럼 박히는 한 송이.

     

     

     

     

     

     

    동백이 아니라도 봄꽃 물결이 가득한 산사.

    뽀오얀 연분홍 벚꽃이 망울망울 터져 오르고,

    젖살같이 흰 목련이 보드라운 회색 그늘을 지어내고 있을 겁니다.

     

     

     

     

     

     

    절 앞을 고요하게 흐르는 맑은 강가를 끼고 펼쳐진 차밭에서의 산책으로

    봄기운이 뭉클하게 솟아나는 산사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선운사의 차밭에서는 TV드라마 대장금 촬영이 있기도 했지요.

    작설, 참새 혀 같은 어린 찻잎도 보고요.

     

     

     

     

     

     

    혹시 꽃피는 시기보다 이르게 또는 너무 늦게 찾았다면?

    화무십일홍(花無十一紅)이라, 그 어떤 꽃도 만연 절정일 수는 없으니까요.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 선운사에서, 미당 서정주 -

     

     

     

    선운사를 무척 좋아했다는 시인. 봄 동백꽃과 가을 단풍이 시상을 넘치게 만들어주던 사찰.

    미당 서정주도 선운사에 동백을 보러 왔을 때 만발한 동백을 만나지 못했나 봅니다.

     

    비록 꽃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서 시 한수를 선운사에 남기고 갔습니다.

    고창군 선운사 가는 길목, 이 시가 새겨진 시비도 있답니다.

     미당 서정주의 시집 ‘동천’에 실린 이 시로 선운사와 동백꽃은 더 유명해졌지요.

     

     

     

     

     

     

     

     

     

    #6.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 미당 서정주

     

      

     

     

     

     

    미당의 시를 읽은 김에, 인근 미당 서정주 기념관을 들러볼까요? 

    미당 시를 따라 미당 기념관을 찾아서 고창의 여행을 마무리 하는 것도 뜻 깊을 것입니다.

     

    미당, 궁발의 호를 가진 서정주는 전북 고창 출생으로, 한국 현대사의 거장입니다.

    유치환과 함께 생명파를 이끌었으며 불교적 색채, 한국적 아름다움을

    시에 담아서 우리의 문학 세계를 풍부하게 해 주셨지요.

     

     

     

     

     

     

    미당 서정주를 기리는 고창의

    ‘미당 詩 문학관’은 선운사 인근에 있습니다.

     

     

     

     

     

     

    2001년 미당 고향 마을의 폐교를 기념관으로 만들었고 생가가 함께 위치하고 있지요.

    친일 행적으로 시인에 대한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주옥같은 싯구들은 참으로 소중합니다.

     

     

     

     

     

     

    미당 시 기념관에는 미당의 유품, 가족사진, 여행 사진 등

    미당 관련한 유품들이 무려  5천 여점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건물 꼭대기, 4층에 오르면 변산반도, 곰소만 갯벌, 소요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수려한 고창의 산과 들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이것만으로도 찾아온 보람이 가득!

     

     

     

     

     

     

    문학관의 곳곳에 미당의 시가 적혀 있으니

    찬찬히 들여다보며 고즈넉한 봄의 여유를 즐겨 보세요.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 국화 옆에서 중

    가신 이들의 헐떡이던 숨결로 / 곱게 곱게 씻기운 꽃이 피었다. - 꽃 중

    서으로 가는 달 같이는 /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 추천사 중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 자화상 중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 - 무등을 보며 중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 귀촉도 중

     

     

     

     

     

     

     

    시 한 줄 한 줄이 낯익습니다. 봄볕에 가만가만 시를 읊조리면서

    미당 서정주가 남기고 간 아름다운 우리 시를 느껴보는 것.

    고창 봄여행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요?

     

     

     

     

     

    고창 읍성 

     

    - 주소 :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 126

    - 관람료 : 어른 1000, 학생 600, 어린이 400

    - 전화번호 063-560-2710

     

     

    고창 선운사

     

    - 주소 :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250

    - 전화 : 063-561-1422

    - 홈페이지 : www.seonunsa.org

    - 기타 정보 : 선운사 문화유산 해설사 매일 신청 가능 (063-560-8687)

     

     

    미당 시문학관

     

    - 주소 :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231번지

    - 전화 : 063-560-2760

    - 홈페이지 : http://seojungju.com/seojungju

    - 오픈일 : 하절기 (오전 9시 ~ 오후 6시) / 동절기 (오전 9시 ~ 오후 5시) / 매주 월요일 휴무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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