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화원, 곰배령

 

 

곰배령을 설명할 때 이보다 더 좋은 수식어는 없다고 생각한다.

강원도 인제와 양양에 걸쳐있는 점봉산 곰배령은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을 마주한 아주 깊은 산속이다.

 

누군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달라고 하면 꼭 보여주고 싶은

우리나라의 풍경들이 몇 있는데, 내겐 그 중 하나가 바로 '곰배령'이다.

단순히 산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비밀의 원시림'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깊은 숲!

 

 

 

 

 

 

 

곰배령은 그만큼 자연 그대로, 극상의 원시림을 이루고 있는 산이기 때문에

'천상의 화원'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절차를 거쳐야한다.

 

먼저 점봉산 생태 관리센터 (supannae.forest.go.kr)에서

인터넷으로 탐방 예약 / 허가를 받는다!

 

매월 20일 이후부터 다음달 방문을 예약할 수 있으며,

탐방인원은 선착순으로 마감된다.

 

단, 곰배령에 입산할 수 있는 요일이

수요일~일요일까지로 (월, 화 예약불가) 정해져 있으며

하루에 200명만 입산을 허락하고, 계절별로 입산시간 또한 정해져있으니 참고할 것!

 

하절기 (5월 16일 ~ 10월 31일) : 1일 3회 (09시 / 10시 / 11시)

동절기 (12월 16일 ~ 익년 3월 30일) : 1일 2회 (10시 / 11시)

 

 

 

 

 

 

곰배령은 겨우내 눈이 많이 오는 곳으로 봄이 더디게 찾아온다.

3월까지도 눈이 가득 쌓여있고 5월이 되어야 봄 야생화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고.

 

4월은 산불조심기간으로 모든 날짜에 입산이 통제되었고

4월 20일 이후부터 5월부터 재개되는 곰배령 탐방 예약이 가능하니

 

이제 겨울잠에서 깨어 생동하기 시작하는 원시림을 온 몸으로 느끼기 원한다면

다가오는 5월 예약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생태관리센터에서 입산증을 받고 곰배령까지 걸리는 시간은 왕복 4시간 (총 10km)!

내가 찾았던 시기는 작년 여름휴가 기간이어서 서울춘천고속도로가 매우 막혔다.

 

아쉽지만 왕복 4시간이 되면 입산 가능 시간이 지나버리기 때문에

2km 지점인 '강선마을' 까지만 트레킹하고 돌아오기로 했다.

 

 

생태관리센터 초입부터 이렇게 맑디맑은 계곡을 왼쪽에 두고 트레킹할 수 있다.

촉촉한 물안개를 헤치며 걷는 길엔 온통 싱그러운 녹빛이 가득했고,

탄력이 있는 폭신폭신한 흙길을 밟는 느낌이 참으로 좋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을 꼽으라면

당연히 첫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길이다.

 

이 길에 차는 오갈 수 없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사람들만 다니는 널따란 길이 활엽수림 속으로 나 있고,

길은 초입부터 마을과 만날 때까지 계곡과 나란히 이어진다.

 

"계곡은 제 아무리 깊은 가뭄이 들어도 마르는 법이 없다.

한여름 뙤약볕에서도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걸으면 서늘한 기운에 사로잡힌다.

강선마을까지는 오르막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만하다."

 

<네이버 캐스트 '한국의 걷고 싶은 길, 곰배령' 발췌>

 

 

 

 

 

 

 

 

 

 

 

 

 

 

 

 

 

 

수많은 활엽수들이 온통 하늘을 가리고 서 있었다.

아래 촉촉한 습기가 가득한 땅에는

고사리 닮은 잎을 둥글게 펼친 관중 같은 양치식물들로 그득하고,

 

콸콸 소리가 날 정도로 쏟아지는 맑은 물소리 덕분에 생명의 기운이 펄펄 느껴진다.

미스트를 가득 뿌린듯 촉촉하고 싱그러운 곰배령 트레킹!

 

 

 

 

 

 

 

 

 

 

 

 

 

걷는 길도 온순해서 어린 아이들도 무리없이 트레킹을 즐길 수 있을것 같다.

산책하듯 타박타박 걷다보면 어느새 강선마을 초입에 들어서있고

곰배령 정상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그렇게, 곰배령은 언제 찾아도 고요하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새소리와 물소리,

그리고 타박타박 걷는 자신의 발소리밖에 없다.

 

 

 

 

 

 

누구나 이 숲에 들어서면 잠시나마 걸음을 멈추리라.

산을 내려온 후에도, 옷깃에선 한참동안 숲 냄새가 머물렀다.

 

 

 

 

 

 

신이 풀꽃에 물을 들일 때도,

지금의 나처럼 이렇게 가슴 설레며 즐거웠을까.

무슨 색깔을 써야 하나 하는 궁리로.

 

『 시코쿠를 걷다 』 by 최성현

 

 

 

 

 

 

 

어보브블루

겁 많은 여자가 듬직한 남자를 만나 여행하며 사는 삶, 유목민이 되고 싶은 한량 주부.
댓글수(6) 트랙백수(0)
  1. 푸른하늘 2012-05-09 21:31:27

    오래전부터 예술인들이 하나둘모여들면서 찾아간 곳이 곰배령이었는데.. 나도 나이가 들면 그곳에서 나트막한 집을 짓고 살고 싶었던 곳 ..잊고있었는데.. 새삼 그리워지는 천상의 화원 곰배령. 가족과 함께 꼭 한번 가고 싶네요

    • 어보브블루 2012-05-10 08:49:13

      푸른하늘님.
      정말 월든의 호숫가 같은 곳이 우리나라에는 곰배령이 아닐까 싶어요.
      곰배령에서 나트막한 집 하나 짓고 살고 싶다는 그 바람.. 꼭 이뤄지길 바랍니다 ^^

  2. 트레킹 고~~ 2012-04-24 17:15:04

    어보브블루 님 사진보니 걷기여행 생각이 간절해지네요~~ 이번주말엔 기필코 고고!!!

    • 어보브블루 2012-05-03 09:13:22

      트레킹 고-님
      이번주 걷기여행 목적지가 어디인지 궁금한데요?
      맛있는 김밥 도시락싸서 타박타박 잘 다녀오셔요

  3. 피톤치드 2012-04-23 17:41:16

    창밖의 누런 황사낀 하늘을 보다가 이 사진을 보니 당장 사무실을 뛰쳐나가 산으로 가고 싶어지네요 ㅠㅠ 저질 체력이지만 이번 주말엔 꼭 산행을 해야겠어요~

    • 어보브블루 2012-05-03 09:12:44

      어제 하늘이 무척 맑았죠?
      차를 몰고서 당장에라도 곰배령에 가고 싶었던 날이었답니다.
      피톤치드님의 오월은 누구보다 푸르렀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