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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생의 세계, 남아공 크루거 국립공원!

    kosh kosh 2012.05.04






     

     

    새벽 5시 30분

     

    크루거에 아직 동이 트기 전에 우리는 로지(Lodge)를 나섰다.

    사파리 레인저인 닐과 제프는 벌써 랜드로바에 시동을 켜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둘러야 해요."

     

    닐이 장총을 랜드로바의 앞 거치대에 장착하며 말했다.

    고요했던 크루거 국립공원은 4륜구동의 자동차 엔진 소리로 요동치기 시작했고,

    우리의 안식처였던 로지는 시야에서 점점 멀어졌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야생의 땅으로 잠입했다.

    그 녀석, 아직 그 곳에 있을까?

     

     

     

     

     

     

     

     

     

     

    그 녀석을 쫓기 시작한 것은 어제부터였다.

    강가의 진흙 위에 또렷이 새겨진 발자국을 보며,

     

    제프는 이 것은 표범(레오파드)의 것이라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표범이 있을 거라고 했다.

     

    그렇게 표범을 찾아 정처 없이 헤매던 중에

    우리는 코끼리 커플, 코뿔소 가족, 사자, 얼룩말, 임팔라, 기린형제들을 만났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동물들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기때문에

    행여나 도망갈까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동물들을 바라 보았다.

     

    동물원에서 사육 당하는 이들과는 표정부터 달랐던

    야생의 친구들을 보게 된 것은 그야말로 큰 행운이었다.

     

    해질 무렵 표범을 보는 것을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가려 할 때, 다른 랜드로바에서 무전이 왔다.

    연락을 받고 간 곳에는 이미 다른 사파리팀의 랜드로바들이 나무를 에워싸고 있었다.

    불빛 없이는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암흑이었다.

     

    제프의 커다란 랜턴이 나무를 좌우로 훑기 시작했다.

    우리도 숨을 죽이고 그의 뒤에 바짝 따라붙어선 본격적인 탐색에 나서봤다.

     

     

     

     

     

     

     

    순간, 나뭇잎들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닐은 재빨리 더 보기 좋은 위치로 차를 움직였고,

    조명을 쥔 제프의 손은 더욱 바빠졌다.

     

    드디어 표범을 보게 되는 것일까 하는 설렘도 잠시,

    표범이라고 하기엔 무늬 하나 없이 너무 밋밋한 짐승의 발이 축 늘어진 채

    나뭇가지 위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warthog' 라고 부르는 아프리카 멧돼지의 사체였다.

    표범이 사냥한 것을 하이에나를 피해 나무 위에 올려둔 것이라고 했다.

    표범은 경사가 가파른 나무 위에도 잘 오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물 중 하나였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표범은 먹이를 먹기 위해 나타날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흐른 것일까, 어쩌면 이러한 우리의 마음까지도 읽고 있었는지, 표범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밤바람이 제법 쌀쌀했다. 우리는 내일 새벽 다시 이 곳을 찾기로 했다.

     

     

     

     

     

     

     

     

    다음날 ,

     

    행여 표범을 못보게 되지는 않을까, 닐은 엑셀을 더욱 강하게 밟았다.

    아프리카의 차가운 새벽공기에 사람들은 옷깃을 단단히 여미었다.

     

    보통 사파리 투어는 아침/저녁으로 나누어 하는데,

    대부분의 관광객은 오래 머물며 여러번 사파리투어에 참가한다고 한다.

    야생의 그들은 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다시 찾아간 나무 위에서 아프리카 멧돼지는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는 드디어 표범 한 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커다란 수풀 사이 작은 웅덩이에서 표범은 목을 축이고 있었다.

    물을 마시고 있는 표범을, 그 것도 바로 눈 앞에서,

    창살이 없는 야생에서 조우하게 될 기회가 내 생애에 또 있을까?

     

     

     

     

     

     

    우리는 연신 셔터를 눌러대던 카메라를 내려두고 그 순간을 마음에 새기고 또 새겼다.

    크루거의 광활한 초원 위에서 지구를 반바퀴 돌아온 우리와 표범은

    그렇게 오랫 동안 마주하고 있었다.

     

     

     


    [youtube YjeTWFfY-zQ]




     

     

     

    * 크루거 국립공원 *

     

    남북으로 350Km, 동서로 60Km에 달하는

    남아공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이자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세계 최고의 사파리 관광지이다.

     

     

    글.사진.영상 - kosh

     


    kosh

    "당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삼성 패밀리매거진 사보 기자를 하다가 영삼성, 포스코 웹진 기자를 거쳐 현재 여행 영상을 제작하는 PD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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