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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의 왈츠 촬영지,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wAnderwoman wAnderwoman 2012.05.23

     

     

     

    중국에 대해 이야기할 때 '대륙에선 무엇이든 가능하다'란 말을 종종 한다. 최근 겟어바웃 에디터의 산서성 여행기를 보고도 대륙의 스케일에 감탄했는데, 그 글을 읽던 중 엉뚱하게도 위대한 대륙의 '복제력'에 대한 '사건' 하나가 떠올라 피식 웃고 말았다.

     

    최근 중국 광둥성에선 부동산 개발업체가 알프스 자락을 낀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할슈타트(HALLSTATT)'를 원형 그대로 복제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고급 주택단지를 준공 중이며, 중국 상류층을 상대로 분양까지 하고 있다 한다.

     

    투자액은 1조원에 달하고 이미 오래전부터 건축 기술자들을 관광객으로 위장한 뒤 오스트리아로 파견해 자료를 모았을 만큼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하는데, 그곳이 얼마나 아름답기에 중국인들이 이토록 황당한 생각을 하게 된건지 무척이나 궁금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오늘은 '진짜 할슈타트'를 여행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글을 한편 남겨본다.

     

     

     

     

     

     

     

    HALLSTATT, AUSTRIA

     

     

    by ROLLEI35

     

     

     

     

     

     

    할슈타트, HALLSTATT

    오스트리아 짤츠캄머구트의 작은 호수 마을.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요즘 방영 중인 가슴 콩닥이게 하는 드라마 '사랑비'의 윤석호 감독이 만든

    그 유명한 계절 시리즈 '봄의 왈츠' 편을 바로 이곳 할슈타트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알프스 산자락을 끼고 절경이 펼쳐지는 이곳의 빙하호 대신 인공 호수를 파고,

    시계탑이 있는 교회와 마을 건물들, 그 뒤 나무까지 중국에선 그대로 복제 중이라 한다.

    하긴, 멀리서부터 보이는 할슈타트의 전경은 누구나 탐낼 만큼 아름답다.

     

     

     

     

     

     

     

     

    유람선에서 내려 마을 어귀로 들어서면

    오밀조밀한 건물들이 반긴다.

     

     

     

     

     

     

     

    '중앙 광장'이라곤 하지만 귀여우리만큼 자그마하다.

     

     

     

     

     

     

     

     

    BOOTE, 보트 대여.

    보트를 빌려 한 두 시간 정도

    잔잔한 호수 위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도 좋다.

     

     

     

     

     

     

     

     

     

    할슈타트에서 'HAL'은 고대 켈트어로 '소금'이란 뜻을 지닌다 한다.

    즉 '소금의 도시'라 이름 붙은 곳 답게 이곳에는 세계 최초의 소금광산이 존재했다.

     

    이제는 폐광이 되어 그 일부가 관광객들에게 공개됐는데,

    푸니쿨라를 타면 쉽게 소금광산으로 갈 수 있다.

     

     

     

     

     

     

     

    푸니쿨라에서 내려다보이는 마을의 모습은 마치 그림 같다.

    하지만 아래를 내려다 보면 아찔하니, 여느 롤러코스터 못지 않다.

     

     

     

     

     

     

     

    꼭 소금 광산 투어가 아니더라도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호수의 전경과 멀리 알프스의 골짜기들까지 한눈에 들어오니 좋다.

     

     

     

     

     

     

     

     

    소금 광산 투어는 조금 이른 시각인 3~4시면 끝나버리지만,

    봄 내음 가득한 주변 경관을 둘러보며 한없이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시 여행을 준비하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할슈타트의 묘지'다.

     

    역사적으로 이 지방은 소금으로 풍요로움을 누린 덕인지

    오스트리아에서 최초로 사람이 살던 흔적이 남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 묘지에 있는 할슈타트 분묘군 유적이라 한다.

     

     

     

     

     

     

     

     

    심한 경사를 이룬 지형 때문에 묘지에 일정 기간만 매장해두었다가,

    유족들이 다시 유골을 발굴하고, 건조시킨 유골에 색을 칠하거나

    망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는 납골당에 보관한다고 한다.

     

    이 특이한 장묘 문화를 일컬어 '할슈타트 문화'라 칭하는데,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유골들이 여전히

    묘지 한켠에 있는 성당 안에도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유럽 초기의 철기 문화가 이 곳에서 발견 되었다고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철제로 된 묘비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어딜 돌아다녀봐도 싱싱한 화초들이 그득하고,

    마치 조금 전에 꽂아두고 간 듯한 꽃들이 예쁜 화병에 담겨져 있다.

     

    그렇게 많은 묘지가 있는 곳을 본 적이 없을만큼 수많은 묘지가 있는데도,

    이상하게도 거부감이 안드는, 그야말로 공원 같은 곳이었다.

     

     

     

     

     

     

    사실 이곳을 찾으려고 마을 뒷산 후미진 곳 여기저기를 한참을 헤맸었는데

    결국 찾은 곳은 마을의 시작이자 중심이 되는 교회 뒤 언덕이었다.

     떠나간 자들도 남겨진 이들과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잠들어 있는 것이 부러웠다.

     

    언젠가 부모님을 모셔야할 때, 선택할 수 있고,

    실현 가능성이 있고, 그리도 당신들이 동의하신다면

    이런 방법으로 모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좀 더 가까이, 좀 덜 심심하게.

     

    또, 결국 이 마을의 곳곳엔 장묘문화까지 녹아들어 있는 것일진대,

    할슈타트 마을을 복제하고 있다는 중국인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런 일을 벌인건지 의문이 들었다.

     

    흉내는 낼 수 있을 지 몰라도, 오랜 세월과 함께 축적된 그 문화까지는

    도저히 카피해 낼 수 없기에 그 곳은 '가짜'에 불과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른 아침의 마을 풍경.

    차분하게 가라 앉아 있다.

     

     

     

     

     

     

    곧 아침 햇살이 드리우고

    이 곳엔 또다시 봄의 왈츠가 시작될 터이다.

     

     

     

     

     

     

     

    이른 아침 해가 다 들기 전에

    첫 유람선을 타고선 이 곳을 떠나왔다.

     

     

     

     

     

     

     

     

    아직 잠이 덜 깬 마을엔 동물들이 주인인 곳.

     

     

     

     

     

     

     

    배는 기차 시간에 맞춰서 운행된다.

    온 몸 깊숙히 이곳의 공기로 채울 수 있도록 크게 심호흡을 하였다.

     

    5월이지만 여전히 차가운 아침 공기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채워넣는다.

    머리 속에 이번 여행의 기억을 새겨 넣듯이.

     

     

     

     

     

     

     

     

    배가 출발하니 작은 마을이 더욱 더 작아 보인다.

    이곳으로 들어 올 때의 콩닥거림은 사라지고

    멀어지는 마을을 보면서 마음 속에는 아리함이 번진다.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

    찬란하게 눈부신 여름, 혹은 하얗게 눈덮힌 겨울.

    그 어느 때라도 좋으니.

     

     

     

     

     

     

     

     

     

     

    Travel Tip > 할슈타트 찾아가는 길

     

     

     

     

     

     

     

     

    오스트리아 비엔나 서역에서 기차를 타면

    오전 출발 기준으로 대략 3~4시간 정도 걸린다.

     

    오전 09:44 출발 기차를 타면

    비엔나에서 할슈타트까지 직행으로 갈 수 있으며,

    다른 시간대의 기차를 타면 한 두 번 갈아타야 한다.

     

    그외 짤츠부르크에서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며,

    다른 유럽 지역에서도 기차로 닿을 수 있다.

     

    다만 할슈타트 역은 아주 작은 무인 정차역이므로

    할슈타트에서 나오는 기차표는 미리 준비해 두자.

     

    오스트리아 열차 시간표 확인 및 예약

    www.oebb.at/en/index.jsp

      

     

    또, 기차에서 내리면 바로 할슈타트로 들어가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선착장이 보인다.

    유람선은 기차의 출도착 시간에 맞춰 운행하나, 사진찍기 좋아하는 여행객들은

    어영부영 하다가 유람선을 놓칠 지도 모르니 유의하자! :D

     

    할슈타트 유람선 출도착 시간 확인

     www.hallstattschifffahrt.at

     

    할슈타트 소금 광산 투어 정보

    www.salzwelten.at

     

     

     

    wAnderwoman

    없는 휴가 붙이고 붙여 세계 일주를 꿈꾸는 보통 직딩. 여행 결정은 충동적으로, 여행 준비는 다소 꼼꼼하게, 여행 수습은 다녀와서...! http://louiejung.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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