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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황주 양조장을 찾아서!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2.08.29

    운명처럼 만난,

     중국 황주 양조장!











    인간은 태고적부터 술을 빚었다. 문명 발상지 중 하나로 다양한 전통주를 가진 중국. 중국 고서로 진시황때까지의 역사를 기록한 전국책에 따르면 여씨 춘추에 술에 대한 첫 기록이 있다. 기원전 2천년 경 이미 중국에 술이 있었다는 말이다. 그런 중국의 양조장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중국 강남의 전통 수향마을 중 제1위로 꼽히는 주장에서 중국 양조장을 직접 볼 수 있었다.


    黃山集中國山川之美, 周庄集中國水鄕之美.
    중국 산천 아름다움은 황산에 있고, 중국 수향 아름다움은 주장에 있다 할만큼 아름다운 마을이다. 주장은 중국 강소성 곤산시 昆山 서남쪽의 주장은 소주에서 40km, 상해서 100km 거리다. 그리고 주장의 수려한 물길 따라 자리잡은 가옥들 사이로 중국 황주 양조장이 있었다.









    애주가들의 중국 주장 나들이었는지라 길을 가다가 놓치지 않은 한 간판이 있었으니. 술주 酒 등이 걸려맀다. 단오절 기념 시음행사 입간판 너머 거대한 술독을 보고는 주저 않고 들어갔다.  운명처럼 이끌려져 들어간 곳은 위앤펑슌(源豊順) 양조장.  때마침 함께 방문한 분이 중국어 전공자에 홍대 전통막걸리 펍 주인 백웅재씨로,  중국 황주 양조장 주인의 황주 설명에 대한 통역과 양조 과정의 상세한 이해에 도움 주셨다.








    위앤펑슌 양조장은 도광시창 道光始創이라 적힌 간판만 보더라도 꽤 오래 된 녹록치 않은 양조장이다. 도광은 청나라때 연호다. 연호는 새 임금이 즉위하는 해에 붙인 이름으로, 그 임금의 통치 시기를 지칭한다. 술도가 이름에 붙은 도광은 1800년대 초반, 1821-1850 에 쓰였으니 적어도 200년 이상은 된 술도가인 셈이다. 이러한 청나라의 연호는 도자기 시기를 나눌때도 쓰여 도광분채, 건륭분채(1736-1795)등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맛 보다가 한발짝 더들어간 양조장*




    입구에 오래된 나뭇결을 자랑하는 탁자 위에 앙증한 도자기잔이 올려져 있다.









    고동빛 진한 술 한잔이 향을 풍기며 따라진다. 황주 3년 산 맛에 감탄하니 5년산도 따라준다. 술맛이 기대 이상으로 복잡하면서도 풍취가 좋아 감탄하면서 양조장을 둘러보아도 되는지 물었다.









    의외로 주인은 소탈하게 큰 독이 가득 쌓인 양조장 실내로 안내를 해 주었다. 막걸리가 좋고 전통주가 좋아 집에서도 술을 담는, 가양주 빚는 이들에게 이건 천운. 주인 마음바뀌기 전에 성큼 들어간다. 벽에는 드라큘라를 막는가 싶을 만큼 마늘이 걸렸다. 마늘과 고추는 살균이나 청결을 꾀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이란다.


    우리나라 동네 양조장같은 규모다. 양조장은 작아도 술맛은 대단하다. 이 양조장에서 출하하는 가장 품질이 좋은 황주는 15년 가량 숙성을 한다. 1840년대에 파나마 주류 박람회에서 금상 수상을 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황주가 태어나는 양조장*





    양조장 안쪽에서 나온 술빚는 노인. 수줍어하면서도 의외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까탈하고 불퉁해도 뭐라 할말 없는데 이국의 객에게 술빚는 과정을 소탈히 공개한다. 음식은 기후에 민감하다. 술도 마찬가지라 여름에는 술빚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한다. 한쪽에 가득한 술독, 그리고 한쪽에는 아궁이 위로 증류기가 있다. 여기에서 발효주와 증류주가 탄생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간단히 중국 술을 살펴보자. 중국에는 대략 4500여 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백주, 황주, 과일주, 노주, 맥주, 약주 등이 있고, 이 중 중국 대표 술은 백주와 황주다. 우리에게 친숙한, 고량주라 불리는 백주는 고량, 조 , 수수 등을 누룩으로 발효해 증류한 술이다. 알코올 도수 50-60%인 백주(배갈)는 추운 북방에서 많이 마신 술이다. 몸을 덥히는 데는 탁월했을 것이다.


    이애 반해 곡류 발효주인 황주는 찹살, 수수 등을 원료로 누룩을 띄워 발효시켜 지게미를 걸러 내는 술이다. 주로 따뜻하고 물 많은 남방 지역에서 즐겨 마시는 술이다. 대표적인 중국술인 황주의 특징은 발효주라는 점이다.  










    후덥지근한 중국 강남 지역에서 술을 상하지 않고 숙성시키려면 가열 및 발효를 하거나 증류하여 도수를 높이는 일이 필수였을 것이다.










    술을 빚어 가열을 하면 술을 발효시키는 균이 죽기는 하지만 전멸은 아니다. 저온에서 살균한 황주를 진흙과 연잎으로 감싸 두면 서서히 발효, 숙성이 이어진다.









    직접 술독을 열어 진흙 짓이겨 밀봉한 모습과 연잎 덮은 모양새 까지 흔쾌하게 보여 준다. 진흙은 1/16mm 내외로 치밀하기에 굳으면 술을 산화시키는 산소 차단 효과가 좋을 것이다. 이렇게 밀봉해 3년, 5년, 15년 시간을 거치면 맛과 향이 깊고 원숙해진 황주가 탄생하는 것이다.  



    곡물을 익혀 누룩을 넣어 발효를 시키면 녹말이 당으로, 당이 알코올이 되면서 술이 빚어진다. 누룩은 술맛을 좌우하는 핵심이다. 어떤 누룩이냐 하니 자기만의 누룩을 빚어서 쓴다고 말한다.









    증류주도 생산한다. 알코올은 섭씨 78도 내외에서 끓기에, 술을 가열하면 알코올이 물보다 빨리 증기가 된다. 이를 모아서 차게 식히면 높은 알코올 도수의 술, 즉 소주를 얻을 수 있다. 덥고 습기찬 기후에 높은 도수의 술은 보관과 운반이 용이했을 것이다.




     *술의 역사가 한눈에 보이는 양조장*




    수많은 글이 써있어도 눈은 그림을 먼저 쫓는다. 양조장에서 일했던 글 모르는 이들도 벽을 보면 술빚는 순서를 금세 알았을 터. 술을 빚기 위한 쌀씻기, 고두밥 찌기, 술 담그기, 술 거르기, 술의 살균과 증류, 병입 및 저장. 일련의 술빚는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 훈김이 오르는 증류기 그림만 봐도 정말 사실적이다.





     *술 마시고 가는 양조장*




    주인장과 양조장 노인의 설명에 반해 아예 술을 병으로 청해 자리를 잡았다. 원래 술을 병으로나 팔지 술집처럼 술 팔지 않는 곳이지만 요청하니 흔쾌히 허한다.  도자기로 구운 고풍스럽고 묵직한 탁자에 도자기로 만든 의자를 끌어다 놓고 둥글게 앉았다. 황주 빛깔 닮은 술병이 올려진다.







    주섬주섬 주인이 자기 먹는 것인데 먹으라며 가져다 준 안주.  삶은 푸른 콩과 두부, 가볍게 절인 야채인 아포차이. 술 맛에 집중할 수 있는 가벼운 안주들이다.


    대상을 이해하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술도 마찬가지다. 좋은 술은 느낄 가치가 있다.  술 맛을 볼 때 빛깔을 살피고 향을 음미한 다음 단맛, 신맛, 쓴맛, 무게감등을 천천히 느껴보면 좋다. 일반적으로 와인은 달지 않은 경우 드라이(Dry)하다고 맛을 표현한다. 일본 사케는 달지 않은 가라구찌(辛口)와 달달한 아마구찌(甘口)로 맛을 표현한다. 중국 황주도 마찬가지다. 크게 달지 않은 맛의 깐(干)과 단맛의 티엔(甛)으로 표현한다. 







    주문한 8년 숙성의 황주는 흑주라 불렸다. 숙성이 되며 검은 빛깔을 띠어 그렇지만 황주에 속한다. 3년, 5년산보다 맛과 향이 둥글둥글하면서 깊다. 달작지근한 맛에 숨겨진 쓴맛, 감칠맛이 좋다. 이 양조장의 술은 쌍화탕 같이 묵직한 진갈색이다. 한약재가 들어간 듯 알싸한 향이 나는게 특징.  쌉싸래하고 진득한 식물의 냄새는, 양조장 주인의 말로는 구기자 등의 약재가 들어갔기 때문이란다.







    입안에 밀려드는 술은 빛깔만큼이나 묵직하다. 단맛이 상당하여 달인 술을 마시는 기분마저 들었다. 우리나라 청주의 단맛도 상당한데 그보다 진하여 꽤나 진중하고 느긋한 무게감을 자랑하였다. 달작지근한 맛과 한약재 향이 어울리니 쌍화탕 한잔을 마시는 느낌과 비슷하였다. 향신료와 기름을 많이 쓰는 중국 음식에 중국의 황주는 잘 어울릴 듯 하다. 


    양조장 주인과 사진도 찍고 술잔도 기울이고 참으로 즐거운 한때였다. 우리나라 양조장과 중국 양조장을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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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지에서 관심이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면 망설이지 말고 다가가기, 주인의 양해를 먼저 구하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좋아하는 무언가를 낯선 곳에서 발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의 핵심이다.




    @ Zhouzhuang, 周莊, China

     

     

    Free Information : 400 8282 900 data source : http://zhouzhuang.com/
    Entrance Fee : Daytime (08:00-16:00) Tour in Zhouzhuang: RMB ¥100/person
                        Night (16:00-21:00) Tour in Zhouzhuang: RMB ¥80/person
    주장 내 위앤펑슌(源豊順) 양조장 : 15년산 황주 75 RMB(14,000 원 가량)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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