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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브로브니크 행 버스여행!

    wAnderwoman wAnderwoman 2012.09.18

    카테고리

    유럽, 동유럽, 교통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길,

    아드리아해를 따라서!

     

     

     

     






    크로아티아 여행은 주로 버스로 이동한다. 기차가 있긴 하지만 수도 자그레브에서 달마티아의 스플리트까지만 운행을 한다. 스플리트 이남으로는 지형과 주변 국가와의 국경 문제로 철로 개설이 힘들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렌트카로 일주를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실제로 스플리트 아래부터는 의외의 험준한 돌산으로 이루어져 초행길인 여행자가 운전하기에는 신경 쓸 것들이 너무 많다.


    버스가 좋은 또 다른 이유는 일행이 있는 여행에서도 일행이 잠들면 혼자일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된다는 것이었다.  그럴때면 그제서야 이어폰을 꽂구선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세상을 무심히 바라본다. 그런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이동 중에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를 다녀온 사람들이 하나같이 조언하는 것이 있었다.


    두브로브니크를 갈 때엔 꼭 버스의 오른쪽에 앉아라!!




    세로로 길게 뻗은 크로아티아의 볼거리는 자그레브와 플리트비체의 내륙을 지나 자다르나 스플리트의 달마티아 지방을 시작으로 아드리아해를 따라 두브로브니크까지 이어진다. 물론 '버스의 오른쪽' 은 자그레브나 스플리트 등 윗쪽 지방에서 여행을 시작하여 두브로브니크로 향하는 사람들에 적용되는 공식이다. 반대로 두브로브니크에서 시작하여 자그레브를 향해 위쪽으로 이동한다면 버스의 왼편에 앉아야 '아드리아해뷰'를 편히 즐길 수 있다. 물론 자연재해나 그 밖의 비상상황에서는 이 공식은 안 지켜질 때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너무 불행해 하지는 말자. 그것이 여행 아닌가?








    구불구불 골짜기가 이어지는 돌산을 넘어온 버스는 어느샌가 가슴 벅찬 파란 빛 바다 옆을 달리기 시작한다. 아드리아이다. 두근거리는 풍경이 쉴 새 없이 지나가며 내륙의 느낌과 다른 또 다른 크로아티아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끊임없이 바다를 옆에 두고 달리는 버스지만 풍경은 두브로브니크와 가까워질수록 감탄스러워진다. 바다색과 경치는 두브로브니크와는 또 다르다. 그러니 두브로브니크로 향하는 길 오른쪽 좌석은 졸리울 틈이 없다.








    아드리아해를 따라 달리면서 느낀 그 설렘은 두브로브니크에 닿으니 폭발해버렸다. 아드리아의 진주, 지상낙원! 작가들의 말이 틀린 게 아니라는 걸 첫눈에 알아 볼 수 있었으니..!









    크로아티아의 버스여행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주요 여행지를 쉽게 갈 수 있게 노선이 잘  짜여져 있어 버스터미널도 기차역과 혹은 페리가 드나드는 항구와 맞붙어 있고 여행지와 크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초행길의 여행자라도 쉽게 버스로 크로아티아 일주를 할 수 있었다. 미리 예매를 할 수는 없지만 홈페이지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가 있어 일정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역시 예상치 못한 일은 여행지에서도 일어난다.  

    요정이 나올 듯한 에메랄드빛 호수로 유명한  플리트비체에서는 스플리트로 가는 버스를 놓쳤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버스를 놓친 것이 아니라 버스가 우리 일행을 태우지 않았다.  미리 확인한 비까지 쏟아졌고, 게다가 우리가 놓친 버스는 그날 스플리트로 가는 마지막 버스였다. 투어인포에서는 일요일 만원 버스는 중간 정착역을 그냥 지나는 일이 곧잘 있다며 자신들의 난감함을 되려 토로하였다. 자그레브로 돌아가서 기차를 타야하는 고민을 하는 우리에게 투어인포에서는 자다르를 경유해서 스플리트를 가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자다르로 가는 버스는 3시간 뒤에나 있었다.
     
    여행지에서의 뜻하지 않은 사건(?)은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것들을 보고 싶어하는 욕심쟁이 여행객에게 가끔은 쉼표를 제공하기도 한다.  서두르느라 입맛만 다시던 커피를 마실 여유가 강제적으로나마 생겼다. 그리고 같이 버스를 기다리던 한국 청년과 말문이 트이고 긴 동행이 시작되었다. 






    갑자기 쏟아지던 비는 어느새 그쳐 있고 버스는 작은 시골 마을을 달린다.  자다르행 버스마저 우리를 놓고 가면 어떡할까 걱정했는데 무사히 버스에 오르고 보니 다소 안심이 된다. 다만 자다르로 가면 과연 스플리트로 들어가는 버스기 있긴 한걸까? 하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건 그저 버스가 자다르에 닿을 때까지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것 외엔 없다. 










    건너편 자리에 앉은 크로아티아 아저씨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흘깃거리더니 갑자기 툭툭 친다.


    "저기 봐봐, 포토포토!!"


    표정도 얼른 사진을 찍으라 말해온다. 저 돌산이 얼마나 유명한지 무슨 사연이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시키는 대로 카메라에 담아왔다.










    바다가 보이고 자다르에 닿아야 할 시간이 훨씬 지난 것 같은데 버스는 여전히 산 정상을 달린다.  가끔은 오래된 성벽의 잔해들이 보였다가, 또 다른 산을 넘고, 버스는 좁은 도로를 아슬아슬하게 그리고 빨리도 달린다.








    또 다시 비가 뿌리고 돌산을 가리키던 크로아티아 아저씨는 여행책자를 가져가시더니 현재 위치를 찍어주지만 어딘지 알 수가 없다. 바다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어딘가를 한참 달리는데 아저씨가 핸드폰을 내민다. 수화기 저쪽의 누군가가 자다르에는 훨씬 늦게 도착하게 될거라고 영어로 말해온다.  날씨가 안좋아 자다르로 가는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육로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알려준다.  옆자리 아저씨는 영어가 가능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에게 설명해 달라고 하신거다.  참 친절하다. 동유럽은 다른 서유럽과는 아직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그들은 친절하고 아직은 순박하다.









    버스는 평상시보다 3시간 정도를 지연하여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겨우 자다르에 도착했고 내리자마자 곧 떠나갈 스플리트행 버스를 잡았다. 매표소에 미처 가기도 전에 차장이 다가와서는 티켓을 끊지 않고 요금을 자신에게 지불한다면 할인을 해주겠다는 '딜'을 걸어 왔다. 오히려 우리는 당돌하게 그럼 매점 다녀올 시간을 달라하여 저녁거리를 사왔다. 출발시간이 조금 지나버린 시각이지만 이미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누구도 찡그린 얼굴을 하지 않고 오히려 손에 들린 핫도그를 보며 웃는 얼굴로 엄지를 들어보였다. 차장은 이내 윙크와 함께 '딜'이 성사된 버스비를 받아가고, 우리는 한국식으로 차장에게 음료수를 건냈다. 예정이 없었던 곳에서 예측 못할 경험들,  우리는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크로아티아 버스 여행-

    보통 자그레브에서 플리트비체까지 버스로 2시간 정도가 걸리고, 플리트비체에서 정상적으로 스플리트로 바로 간다면 버스로 5시간 내외로 걸린다.  버스여행으로 걸린 시간과 요금을 보자면;

    자그레브 - 플리트비체 : 2시간, 95쿠나

    플리트비체 - 자다르 : 평상시 평균 2시간, 85쿠나

    자다르 - 스플리트 : 2시간, 90-100 쿠나

    플리트비체 - 스플리트 : 5시간 내외, 132쿠나

    스플리트 - 두브로브니크 : 4시간

    스플리트 - 모스타르(보스니아) : 3시간반~4시간, 114쿠나

    모스타르 - 두브로브니크 : 2시간반, 14.5유로 + 2유로 짐값

    (보스니아는 마르크를 쓰나 버스터미널에서 유로도 가능하다)

     

    각 구간의 걸리는 시간과 요금은 운행 버스회사마다 조금씩 상이하고, 버스요금과 별도로 짐값을 7쿠나씩 받으며 모스타르 구간은 국경을 넘는 구간이라 짐값도 조금 더 비쌌다.

    * 버스 시간표 확인(영문) : http://www.akz.hr/default.aspx?id=260


    wAnderwoman

    없는 휴가 붙이고 붙여 세계 일주를 꿈꾸는 보통 직딩. 여행 결정은 충동적으로, 여행 준비는 다소 꼼꼼하게, 여행 수습은 다녀와서...! http://louiejung.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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