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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몬트 맥주의 자존심, Long Trail

    요리엔탈 요리엔탈 2013.03.25

    카테고리

    미국, 음식

     

    버몬트 맥주의 자존심 

    롱 트레일 Long Trail

     

    미국 북동부 지역의 여섯개 주(州) - 메인, 뉴햄프셔, 버몬트,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 를 두고 '뉴잉글랜드'라고 부른다. 영국계 이민자를 중심으로 발전한 땅으로, 쌀쌀한 기후에 투박하고 검소한 생활 풍습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도덕적인 삶의 태도를 바탕으로 교육에 높은 열의를 갖고 있는 땅이기도 하다. 이 뉴 잉글랜드의 대표적인 맥주로 손꼽히는 것이 Long Trail, Samuel Adams, Newport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롱 트레일(Long Trail)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은 느낌이랄까, 이 맥주와의 조우는 그만큼 로맨틱했다.  

     

     

    보스턴 시내 한가운데에 자리한 사무엘 아담스의 브루어리 역시 겉으로 보기엔 가정집 같은 분위기가 있었는데, 롱 트레일 브루어리 역시 꼬불꼬불한 산길에 위치한 시골집 같았다. 버몬트 시내에서는 한시간 정도로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다. 물 좋은 산골짜기에 위치한 롱 트레일은 비록 으리으리하진 않았지만, 고수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이 고집스런 모습이 맥주 맛의 비결 아닐까. 

    나중에 알았지만 롱 트레일의 오너는 환경 친화적인 기업을 표방하고 있으며, 따라서 건물을 비롯하여 모든 시설물의 인위적인 모습을 최소화 하였다고 한다. 

     

     

     

     

    브루어리 내부에 발을 들여본다. 내부 역시 소박한 느낌이지만 겉으로 보기보다는 크다. 한 켠에 마련된 맥주바(Bar)에는 이미 몇몇 사람들이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셀프 투어. 전반적인 것들은 둘러볼 수 있지만, 구체적인 양조 과정은 확인하기 어렵다. 셀프 투어 외에 가이드를 동반하는 투어 프로그램은 따로 운영하지 않는 듯 했다. 

     

     

     

     

    잔뜩 쌓여있는 상자에는 Seasonal ale과 lager가 보인다. 에일 맥주와 라거 맥주의 구분은 어렵지 않다. 차이는 발효일 뿐. 발효과정에서 효모가 수면에 뜨면 효모가 많이 함유된 에일 맥주, 효모가 가라앉으면 맑은 라거 맥주가 된다. 세계적으로 맑고 목넘김이 상쾌한 라거 맥주가 더 인기 있지만 진하고 풍미있는 에일 맥주 역시 매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에일 맥주의 풍부하고 깊은 향은, 일부 사람들이 발효과정에 과일맛을 첨부하는 것이 아닌가 오해할 정도다. 롱 트레일은 특히 품질 좋은 에일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레귤러 롱 트레일 에일을 한 잔 주문하고, 호쾌하게 맥주잔에 맥주를 따르는 아저씨에게 은근슬쩍 질문을 던져본다. 

     

    - 사무엘 아담스를 아시나요?

    - 난 들어본 적도 없는걸.

    - ^^ (웃음) 

      

     

     

    샘플은 작은 잔에 종류 별로 다양하게 시음해볼 수 있다. 

      

     

     

    왼쪽이 롱 트레일 에일이다. 진한 호박빛이 딱 보기만 해도 에일 맥주라는 느낌이다. 한모급 입 안에 머금자 달달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진다. 알콜 함유량은 4.6%로 1989년에 세상에 선보인 이래, 그 맛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오른쪽이 황금빛 맥주는 Blackbeary Wheat라는 이름. 산뜻하고 가벼운 느낌이 여성들에게 특히 사랑받을 것 같은 맛이다. 알콜 함유량 또한 3.6% 정도로 낮은 편이며 칼로리 역시 한 병에 110kcal로 부담이 적다고 한다. 

     

     

     

    맞은편 덩치 좋은 청년들 역시 기분 좋게 롱 트레일을 마시고 있었다. 또 다시 질문을 던져본다. 

     

    - How about Long Trail?

    - It's Great!

     

     

    섬세하게 빚어낸 듯한 롱 트레일 에일은 비록 거창하고 요란하진 않더라도, 뚝심이 느껴지는 장인의 맥주였다. 조용히 자신의 맛을 지켜나가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만큼, 버몬트를 여행한다면 꼭 한 번 마셔보는 것이 어떨까.  와인처럼 향긋하고 깊은 에일 맥주의 맛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

     

     

    INFORMATION

     

    상호 : Lond trail Brewery

    주소 : 5520 U.S. 4 Brigewater Cors, VT 05035

    전화 : +1 802-672-5011

    영업 : 오전 10:00 – 오후 05:00

    홈페이지 : http://www.longtrail.com

     

     

     

     

    요리엔탈

    요리팀 '7Star Chef' 소속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는 요리사다. 레스토랑 컨설팅을 진행하며 한국식 시그니처 메뉴를 완성해낸다. 20009 Spirit of Austrailia 를 통해 호주의 스타 셰프들과 레스토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방송활동으로는 LG텔레콤의 OZ핸드폰 CF 모델, Olive TV의 'Tasty Road 2', KBS 이현우의 'Spoon'을 진행하였다. 저서로는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 궁극의 메뉴판, 셰프의 노트를 훔치다'가 있으며 네이버 캐스트 '키친 스페셜'에서 맛있는 이야기를 연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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