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평창 1박2일 로맨틱 겨울여행!

    토종감자 토종감자 2012.12.25

    카테고리

    한국, 강원, 액티비티, 겨울



    스위스 소년 오이군과 한국 토종 소녀 감자양의 여행 이야기

    평창으로 떠나는 1박 2일 커플여행




    Destination # 1. 알프스 소년, 용평 스키장에 가다




    "감자, 한국의 스키장은 어때? 눈이 많이 안오는데, 눈이 없어도 스키장을 열어? "


    알프스 소년, 오이군의 순진한 질문이다. 눈이 많이 와서 겨울에는 동네 뒷산에서도 스키를 탈 수 있는 스위스에서 온 오이군으로서는 당연히 한국 스키장은 인공눈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모른다. 인공눈으로도 충분히 신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는 말에 잔뜩 호기심에 찬 오이를 위해 스키장행 급 결정, 슬로프가 길면서 과하게 멀지 않은 용평 스키장 여행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당일치기로 시작한 여행 계획은 결국 하이킹도 하고, 바베큐도 굽고싶다는 욕심이 늘어 펜션 예약까지 이르게 된다. 갑작스런 겨울 로맨스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최대한 간소하게 살자'를 삶의 모토로 두고 있는 오이군 덕분에 뚜벅이 커플인 오이와 감자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용평에 가기로 결정. 가격도 부담없고, 마음만 먹으면 당일치기도 가능하게끔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잘만 이용하면 꽤 편리하다. 대신 탑승인원이 많지 않은 곳은 보통 새벽 5시- 6시가 출발 시간이므로 감자와 오이도 본의아니게 아침형 인간으로 일일전향. 해도 안뜬 어두운 겨울 아침, 꾸벅꾸벅 졸며 버스를 기다렸다.






    알프스 소년에게 빌려줄 부츠는 없습니다.


    뜨끈한 셔틀 버스에 올라타 정신없이 자다보니 어느새 용평이라며 내리라고 한다. 아침 잠 많은 오이군도 눈위를 날아갈 생각을 하니 설레였는지 총알같이 일어나 장비 대여소로 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오이군이 한국에서는 신발을 살 수 없는 '대(大)발'이라는 사실을 깜빡한 것이다. 유럽 사이즈로 47, 우리 식으로 환산하면 약 300mm 정도로 신발타고 뱃놀이 가도 될 정도의 사이즈! 그러다보니 장비대여소에 그런 신발이 있을 리 만무했다. 결국 보드 부츠 찾아 여기저기 들르느라 아침 나절을 꼬박 보냈고, 겨우 살짝 사이즈가 작은 부츠를 찾았을 땐 이미 정오가 훌쩍 넘어있었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발을 밀어 넣고 리프트에 앉은 그 순간, 어찌나 진이 빠지던지! 그러나 지금부터가 진정한 여행의 시작~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더랬다.


    그러나 이번엔 나에게 문제가 발생했으니, 내 기억보다 스키장의 리프트는 훨씬 공포의 존재였던 것! 찬바람에 심장이 얼어붙는 듯한 감각을 느끼며 숨 죽여 리프트를 타고 있는 나에게, 오이군은 '한국은 왜 이렇게 리프트가 느리냐'며 조급해한다. 그러고보니 스위스는 리프트 속도가 한국보다 훨씬 빠르던가. 빠른 속도에 겁을 내는 나에게 스위스의 리프트는 롤러코스터보다 무서운 존재였거늘.






    그에 비해 손잡이도 안잡고, 하트 만들었다가 손 흔들었다가 난리법석인 오이군. 맞은편에서 조마조마 바라보는 감자의 심장 소리가 발 아래 스키 타는 사람에게도 들렸을 것 같다.






    산타, 한국의 태백산맥에서 날아오르다




    드디어 정상. 겨울산은 시끌벅적한 스키장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이런 평화로운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오이군은 눈탈 생각에 산은 안중에 없는 듯.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열심히 보드를 매는 모습이 신나 보인다. 오늘 오이군의 컨셉은 '산타 보더'


    스위스에서는 다섯살만 지나도 거의 모든 어린이들이 스키 캠프에 가기 때문에, 대부분 스키나 보드를 탈줄 안다. 게다가 오이군은 여름에 여름잠자고, 겨울에 깨어나는 동절기 인간이니 눈밭에 던져지면 평소보다 에너지가 두 배로 부스트되는 듯. 보드 위에 올라서자마자 신기루처럼 사라져 간다.






    최고급 코스도 동네 집 앞 걸어가듯 자연스럽게 훌쩍 내려가는 오이군. 스키나 보드에 큰 관심이 없어 이렇게 곤돌라에서 도촬중인 나에게도 쌩쌩 내려가는 스위스 산타가 보는 것 만으로도 신이 났다. 꼭 손가락 움직임만 봐도 누군지 알 수 있는 남편이어서가 아니라(^^), 팔랑팔랑 빨간 산타 모자가 멀리서도 잘 보이니 수많은 사람 속에서도 찾아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랄까.






    겨울 태백산맥의 매력


    동절기에 특화된 '겨울형 인간' 오이군과는 달리 나는 눈밭에선 동작이 느려지는 추위에 약한 인간. 그렇기에 리프트는 1회권만 끊어서 정상 구경용으로 이용하고, 오이군의 개인 사진기사로서의 임무를 다하기로. 따뜻한 차 한 잔 조용히 마시며 겨울 태백산맥을 마주하고 있으니 어찌나 평화롭고 좋은지, 심심할 틈 전혀 없었다!


    스키를 잘 타지 못한다면 스키장이 재미없을까? 리프트 1회권만 이용하면 산 꼭대기의 절경을 힘 들이지 않고 구경할 수 있는데? 향긋한 커피 한 잔과 풍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니, 공포의 리프트도 눈 딱 감고 한 번쯤 탈만 한 셈이다. 내려갈 때는 산을 타고 내려가도 좋고, 그대로 리프트를 타고 내려가도 된다.






    저어 멀리까지 산 그리고 또 산.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국토의 70%가 산이라는 말, 이렇게 보니 정말이구나.






    풍력 발전용 풍차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마치 작은 바람개비가 팔랑 팔랑 손을 흔드는 듯,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기분좋게 돌아간다.






    서비스 강국, 대한민국




    실컷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를 부리다가, 이제 혼자 보드타던 오이군이 슬슬 지칠 무렵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약속도 없이 마주친 우리, 싱글족들을 배려하지 못하고 마치 이산가족 상봉처럼 요란한 랑데뷰에 성공했다. 이제 펜션으로 가서 바베큐를 구울 시간!






    스키장을 나서는 길에 오이군이 가장 궁금해하던 '인공 눈 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이군은 이 넓은 스키장이 인공눈으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너무나 신기해 했다. 스위스에서야 상상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나에겐 당연한 사실이었는데... 이토록 신기해하니 나도 새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래, 자연의 한계를 극복해내는 멋진 기술이었어! 괜히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또 하나 스위스 출신 오이군이 감탄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보드나 스키에 끼인 눈을 청소하는 공기 호스. 생각해보니 스위스에서도 뉴질랜드에서도 스키장에서 이 공기 호스를 본 적이 없었다. 역시 우리나라~ 서비스의 천국 아닌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누리고 있었던 소소한 서비스들이 새삼 감사하세 느껴진다. 스위스에서는 다 털리지 않은 눈으로 자동차 트렁크를 적시며 집에 가곤 했는데, 한국에선 이렇게 누구나 장비를 깨끗이 청소해 들고갈 수 있지 않은가.


    인공 눈밭에서의 보딩 소감을 요약하자면 '꽤 괜찮았다' 였다. 물론 자연이 쌓아준 포근한 눈같지는 않겠지만, 살짝 다져진 텍스쳐는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슬로프도 길어서 재미있었다는 말을 덧붙이는 걸 보니 스위스 소년의 한국 스키장에 대한 점수가 꽤 후한 듯. 스위스에서도 눈이 오는 날이나 내린 직후의 스키장이 아니면 이와 비슷한 조건이라고 하니 한국 스키장의 레벨도 상당하다!





    * TRAVEL INFORMATION


    1) 용평스키장 셔틀버스 예약

    => http://www.yongpyong.co.kr/guide/traffic_bus_01.asp

    서울 기준으로 왕복 2만 8천원 편도 1만 5천원이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인천,그외 여러 지방에서 탑승할 수 있고, 보통 새벽출발이다.

    그러나 탑승인원이 많은 곳은 오전, 오후 출발일정도 있으니

    위의 웹페이지에서 시간표를 체크해서 나에게 맞는 일정을 선택하도록 하자.


    2) 리프트권 할인받기!

    => http://www.yongpyong.co.kr/guide/event_discount_02.asp

    신용카드가 없는 사람도 용평리조트 인터넷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

    이벤트/할인란에서 25% 할인쿠폰을 다운 받을 수 있다.








    Destination # 2. 자작나무 펜션에서의 로맨틱한 밤



    뚜벅이 커플인 우리에게 '픽업 서비스'는 꼭 필요한 조건! 그래서 결정한 곳은 용평 스키장에서 픽업서비스가 가능한 '자작나무 펜션'이었다. 친절하고 마음씨 좋은 주인 아저씨의 밝게 웃는 얼굴 덕분에 첫인상도 좋았는데, 도착 후 펜션을 보고 다시 한 번 사랑에 빠진 우리들은 이곳을 단골 리스트에 올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픽업/드롭 서비스는 용평 스키장 뿐만 아니라 알펜시아, 횡계 터미널에서도 받을 수 있다고.






    방의 이름은 각각의 테마 컬러로. 우리가 머물렀던 '오렌지 룸'은 원형으로 된 방에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포인트로 들어간 오렌지 색깔이 경쾌하면서도 귀여운 방이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가본 그 어느 펜션보다도 깨끗해서 고급 호텔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었던 것. 특히 욕실 바닥까지 난방이 들어와, 아무리 추운 겨울이어도 욕조에서 와인과 핑거푸드를 우아하게 즐기는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원룸임에도 침대가 있는 부분은 파티션으로 분리되어 더욱 아늑한 느낌. 베개도 폭신하고 편안했다. 오이군 역시 한국의 인테리어 센스에 감탄한 듯~ 게다가 녹차, 홍차, 쿠키까지 무제한 리필을 해주니 따끈한 차 한잔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곳의 서비스에 감동할 수 밖에 없을 듯!






    자작나무 펜션 200% 즐기기



    1. 바베큐 파티




    당연히 펜션의 매력은 야외에서 즐기는 바베큐파티. 우리도 미리 준비해온 고기와 소세지, 아스파라거스를 들고 바베큐 장으로 갔다. 겨울에는 춥지 않도록 실내 바베큐장을 마련해 놓는데, 주인 아저씨가 직접 구워주시기까지! 바베큐는 미리 예약을 고기며 채소며 준비를 해주시지만, 예약을 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고기를 조달할 순 없다고 한다. 그러니 처음부터 넉넉히 가져가거나 미리 예약해서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




    2. 영화같은 화보 찍기




    펜션의 밤은 크리스마스 불빛으로 유럽의 어느 크리스마스 마켓에 와 있는 듯 했다. 우리는 황홀한 풍경에 취해 추위를 잊은 채 몇 시간을 눈밭에서 구르며 사진도 찍고 벤치 그네를 타며 시간을 보냈다.






    아쉬운건 이 아름다운 풍경에서 우리를 한컷에 담을 방법이 없었다는 것. 간편히 오느라 삼각대도 없었고, 눈밭에 카메라를 놓기도 뭐해서 결국은 고민끝에 찾아낸 방법으로 완성한 커플샷.

    눈썰미 있으신 분들은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위 커플샷의 원본은 아래와 같다!






    바로 각자 찍어 합성하기! (^^;)

    열악한 장비 덕에 화보같은 사진은 찍을 수 없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커플샷을 완성할 수 있었다. 정원 어느 곳에서 찍어도 겨울 낭만이 듬뿍 묻어나는 소품들이 가득하니 누구나 멋진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3. 얼음썰매 타기




    펜션 앞에 흐르는 냇물은 겨울이 오면 꽁꽁 얼어붙어 얼음 썰매를 타기에 적합하다. 우리도 이튿 날 아침, 포근한 침대의 유혹을 물리치고 얼음 썰매를 즐겼더랬다. 나에게도 생소한 경험인데, 스위스에서 태어난 오이군에게 이 썰매는 익숙한 듯 하면서도 신선한 경험이었던 듯. 생각보다 쉽진 않았지만 손에 익기만 하면 재밌게 탈 수 있다. 썰매 대여가격은 한 시간에 2천원.




    * TRAVEL INFORMATION


    자작나무펜션 홈페이지

    => http://www.jajaknamoop.com/html/fs.html







    Destination # 3. 한국의 알프스 양떼목장



    마침 우리가 머물렀던 펜션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한국의 알프스를 경험해볼 수 있는 '양떼목장'이 있었다. 자동차를 가져오지 않았다면 우리처럼 택시를 이용하면 되니, 한 번쯤 가보는 것도 좋을 듯. 그런데 보통 '양떼목장'이라 하면, 푸른 초원 위의 하얗고 보송보송한 양떼들을 떠올릴텐데... 겨울 목장에도 양들이 있을까? 물론 있었다. 초록 들판 대신 따뜻한 우리에서 옹기종기 모여 겨울을 보내는 모습이 또 사랑스럽다.







    양과의 조우.


    온통 농장으로 가득한 스위스 출신 오이군은 양도 익숙한지, 능숙하게 건초를 먹인다. 물론 이곳의 양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익숙한 듯, 건초를 다 먹고나면 축축한 혀로 손바닥까지 싹싹 핥아먹는다. 건초를 줄 때 혹시라도 양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위 사진처럼 손을 곧게 펴고 양의 입과 직각이 되게 주는 것. 물론 사진처럼 위에서 주진 않아도 된다. (^^;) 그저 당신의 아름다운 손가락을 양들이 건초와 혼동하지 않도록 조심하면 되는 것이다.






    양들의 오동포동한 엉덩이가 사랑스럽다.


    그러나 겨울의 양떼목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바로 '산책길을 따라 걸어봐야'한다. 양들도 귀엽지만 목장을 빙 두르는 산책길을 따라 걸으면 보이는 풍경마다 넋을 잃게 되니 말이다. 이리저리 사진을 찍다보면 두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눈 내린 양떼목장은 여름과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스위스 혹은 프랑스의 어느 시골 마을을 떠올리게 하는 목가적인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 없다. 파란 하늘과 설원이 맞닿아 있는 풍경은 낭만이 넘쳐 요즘 유행하는 '힐링여행'에도 딱 좋아보였다. 혼자 걸어도 좋고, 함께 걸어도 좋으니 지친 마음을 위로 받을 겸 조용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 TRAVEL INFORMATION


    양떼목장 홈페이지

    => http://www.yangtte.co.kr/

    동절기 관람시간 : 9am - 4:30pm

    건초판매(입장료) : 성인 3500원, 소인 3000원






    토종감자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토종감자와 수입오이의 여행노트’ www.lucki.kr 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부터 세계를 유랑하고 있는 유목민으로 한국일보 여행 웹진, 월간 CEO, 동원블로그, 에어비엔비, 투어팁스, 서울대치과대학 소식지 등 온오프라인 여러 매체에 여행칼럼을 기고했다. 도시보다는 세계의 자연에 관심이 많아 섬여행이나 오지트래킹, 화산, 산간지역 등 세계의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닷 속 이야기를 주로 전한다.

    같이 보기 좋은 글

    강원의 인기글

    토종감자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