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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이 머물던 천년고도, 일본 교토

    ji young ji young 2013.01.02

    카테고리

    일본, 역사/종교, 칸사이

     

     

    가을이 머물던 풍경

     

    일본 사카이, 그리고 교토

     

     

     

     

     

     

    #1. 국화향 가득한, 사카이 일본정원 

     

     

    고즈넉한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11월의 사카이(Sakai)입니다. 오사카 난바 역에서 전철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으며, 닌토쿠 천황릉을 중심으로 옛 노면 전차가 다니는 운치있는 도시입니다.

     

    사카이에서 제가 즐겨찾는 곳은 다이센 공원인데요, 한적한 공원을 거닐다 보면 제철 꽃이 만개한 일본정원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가을엔 곳곳에 피어난 국화의 향기가 살랑이는 바람을 타고 여행자의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제가 찾은 날엔 마침 국화 품평회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화훼 전문가들이 정성껏 키워낸 국화를 출품해 우수작을 가리는 자리였죠. 기품 있고 그윽한 향기로 가을꽃 중에서도 으뜸이라 하는 국화의 대향연이 펼쳐져 예기치 않게 눈이 참 호강했습니다.

     

     

     

     

     

     

     

    다이센 공원의 일본정원은 지난 봄에도 찾은 적이 있는데,

    매화가 만개했던 그날의 풍경도 참 아름다웠지만,

    국화향 가득한 가을날의 정원도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사실 꽃에 대해 많이 아는 편은 아닌지라 자세한 평까지 하긴 어렵지만,

    형형색색 무척이나 다양한 모양으로 피어난 국화를 감상하다보니

    마음에 평안한 기운이 감돌며 절로 행복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원 곳곳을 여유롭게 산책하는 것도 가을을 여행하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단풍으로 물든 산책로를 거닐며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참 좋겠네요. 

     

     

     

     

     

     

     

     

     

     

    겨울엔 일본정원에서 동백꽃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지금 들러 보셔도 나름의 운치가 있을 듯 싶네요. 특히 오사카를 여행하다 근처에 가볼만한 곳을 찾고 계신 분들께 꼭 추천해드리고픈 곳입니다. 오사카 중심지에서 멀지도 않아서 반나절 코스로 잡고 가볍게 돌아보기 딱 좋은 스팟입니다.

     

     

     

     

     

     

    참고로 다실(Tea Room)에서는 다과도 즐기실 수 있는데요, 쌉싸름한 녹차와 함께 달콤한 디저트의 일종인 오모가시(主菓, 子おもかし)를 세트로 400엔에 주문 가능합니다. 다다미 방에 주인과 마주 앉아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보며 여유로이 다과를 즐기는 건, 사카이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 됩니다!

     

     

     

    INFORMATION

     

    찾아가는 길 : JR 한와센 모즈역에서 도보로 약 20분

    오픈시간 : 4월~10월 (오전 9시~오후 5시) / 11월~3월 (오전 9시 30분~오후 4시 30분)

    휴뮤일 : 매주 월요일 (단, 공휴일인 월요일엔 오픈하며 대신 다음날인 화요일에 휴무) 

    입장료 : 성인 기준 200엔 (공원 내 자판기에서 입장권 구매 가능)

    웹사이트 : http://www.daisenteien.jp

     

     

     

     

     

     

    #2. 가을 단풍의 백미, 교토 기요미즈데라

     

     

    이번엔 교토로 향해봅니다. 독자 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교토는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가을 단풍 명소입니다. 메이지 천황이 수도를 도쿄로 옮기기 전까지 천년고도의 역사를 구가한 교토의 기품은 가을에 가장 빛난다고도 하죠. 그도 그럴 것이, 고풍스런 유적지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 도시가 단풍으로 물들 때면 정말이지 고혹적입니다. 

     

    교토의 단풍은 11월 중순부터 하순까지가 절정이라 하는데, 저는 운이 좋게도 이 기간에 맞춰 교토를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단풍잎을 사박사박 밟으며 교토의 옛거리를 거니는 것도 좋았고, 늦은 밤 기온 거리의 어느 요정에서 따뜻한 사케 한잔을 기울이는 것도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일행이 있긴 했지만 혼자여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완벽한 가을 여행지더군요.

     

     

     

     

     

     

    보통은 저처럼 오사카를 여행하는 김에 교토를 찾는 분들이 꽤 많은데요, 교통편도 참 편리하니 무조건 한번 교토를 돌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오사카역에서 JR교토센(京都線)에 오르면 교토역까지 한번에 가실 수 있는데요. 편도 540엔으로 약 28분이 소요됩니다. 

     

    열차는 3~4분에 한대 꼴로 있지만, 교토행이라고 무조건 탑승하시면 안 되고, 열차 시간표를 꼭 확인해 신쾌속을 이용하셔야 28분 안에 시간을 절약하며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신쾌속이 아니 일반 열차는 더 많은 역에 정차하며 가기 때문에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됩니다).

     

     

     

     

     

     

    저희 일행은 아침부터 서두른 덕에

    신쾌속을 타고 오전 10시 경 교토역에 도착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역의 규모가 크고 세련됐더라고요.

     

    바로 맞은 편엔 아래 사진과 같은 버스 티켓 센터가 있는데,

    이곳으로 들어가셔서 필요한 표를 구입하시면 됩니다. 

    (택시나 지하철도 교토역을 지나긴 하지만 버스가 가장 편리함)

     

     

     

     

     

     

    목적지가 한 곳이라면 1개 노선의 티켓을 구매하면 그만이겠지만, 저는 하루를 꼬박 교토에서 보내며 이곳 저곳을 쏘다닐 심산으로 교토 시티버스 1일 승차권을 끊었습니다.

     

    교토의 대표적인 명소들을 잇는 시(市) 버스 노선을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는 티켓입니다. 가격도 성인 기준 500엔으로 저렴한 편이더라고요(아동은 250엔). 다만 이 티켓으론 아라시야마, 사가노, 다카오와 같이 시내중심부의 외곽(균일 요금 220엔 구간을 벗어나는 지역)까진 가실 수 없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최초 승차 시 운전기사 옆 기계에 카드를 인식시키면 되는데, 이때 사용날짜가 찍히므로 이후 버스를 탈 땐 기사에게 찍힌 날짜만 보여주면 됩니다. 참고로 교토에서 버스를 탈 때는 뒷문을, 내릴 때는 앞문을 이용합니다. 탈 때는 그냥 타도 되지만, 내릴 때는 티켓을 기사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이죠.

     

     

     

     

     

     

     

     

    자, 그럼 본격적으로 교토 여행을 시작해볼까요! 먼저 교토의 대표적인 사찰인 기요미즈데라(淸水寺)로 가시려면, 버스 정류장에서 100번이나 206번 버스를 타면 됩니다. 단, 단풍이 절정인 11월엔 일본 현지인들까지 정말 많이 몰려서 버스 안이 상당히 붐빕니다. 재빠르게 눈치껏 자리를 확보하지 않으면(^^) 버스에서부터 체력이 소모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저희 일행도 혼잡한 버스에 올라 15분 남짓 달려, 기요미즈미치 정거장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사찰까지 가는 좁은 언덕길이 꽤나 인상적이었는데요, 초입엔 고풍스런 목조 가옥이 즐비하고, 기모노 차림의 선남선녀를 태운 인력거가 바삐 오가고 있었습니다.

     

     

     

     

     

     

    바닥에 가지런히 깔린 돌을 밟으며 조금 더 걷다보면 교토의 명물인 화과자부터 사케와 차, 각종 다기와 골동품을 파는 상점과 갤러리가 늘어서 있습니다. 그 사이로 엄청난 인파로 밀물 썰물처럼 오가는데, 그 흥미로운 풍경에 사찰로 가야한다는 생각조차 잊은 채 정신을 놓고 구경하게 되더라고요.

     

     

     

     

     

     

     

     

     

     

     

    맛의 도시 교토에선 군것질 또한 빼놓을 수 없겠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저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달달한 당고를 맛봅니다!

     

     

     

     

     

    당고(だんご)는 일본의 전통적인 먹거리로,

    달짝지근한 양념을 묻힌 쫄깃쫄깃한 떡꼬치라 할 수 있습니다.

     

    교토에서 일본의 거대 신사들을 돌아보다보면 다리도 아프고 지치게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이 감칠맛 나는 당고를 맛보면 체력이 절로 충전됩니다~!

     

    먹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사찰을 중심으로 발달한 교토에선

    사찰 음식의 일종인 두부 요리 또한 꼭 맛봐야 한다고 하네요.

     

    기요미즈데라 주변에도 두부집이 제법 많이 눈에 띄었는데,

    고소한 다시마 육수에 넣었다 건져 먹는 유도후 요리

    시간이 빠듯해 맛보지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독자 분들은 교토에 가면 이 두부 요리를 꼭 맛보시길 바랍니다~)

     

     

     

     

    다시 걸음을 재촉하다 마주친 어느 담벼락에선

    기요미즈데라의 '가을시즌 야간오픈'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발견했습니다!

    은은한 조명을 받은 사찰 풍경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드디어 입구에 도착!

    설레는 마음으로 티켓을 끊고 입장해봅니다.

     

     

     

     

     

     

    경건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경내 풍경.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유난히 기모노를 입은 여고생들이 참 많더라고요.

     

    기요미즈데라 경내에는 연애운을 점 친다는 돌이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여고생들이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고 단체로들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기요미즈데가 유명세를 탄 결정적 이유는 바로 가을단풍 때문이겠죠! 기요미즈데라는 교토의 단풍 명소 중에서도 단연 '백미'로 꼽히는데요.

     

    778년 헤이안 시대에 세워진 목조 고찰로, 아찔한 절벽 위로 당당한 자태를 뽐내며 장관을 연출합니다. 봄에는 벚꽃이, 가을에는 단풍이 조화를 이뤄 많은 관광객을 유혹하는데, 절벽 끝에 있는 아래 사진 속 본당(혼도)에 서면, 교토 시내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절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만큼 미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무척 가치 있는 교토의 대표적 명소입니다.

     

     

     

     

     

     

    유서 깊은 사찰인지라 주변 자연 풍경과도 자연스레 어우러집니다.

    본당에 서니 낭떠러지 밑으로 아찔하리만치 매혹적인 가을 단풍 융단이 펼쳐지네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가을 시즌에는 야간에도 오픈을 하게 되는데요,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면 별똥별이 떨어지는 듯한 조명을 받으며

    색다른 멋을 드러내는 기요미즈데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아, 정말 낭만적인 가을 풍경 아닌가요? 별이 쏟아지는 사찰에 걸터앉아 운치있는 야경을 감상하다보니, 몇일 더 교토에 머물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습니다. 오사카에 숙소를 잡아놨기에 결국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 지금까지도 그날의 야경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서늘한 밤 바람에 옷깃을 여미면서도, 온몸으로 가을밤의 낭만을 만끽했던 잊지못할 순간이었네요. 

     

     

     

     

     

     

     

    그대로 오사카로 돌아가기엔 너무 아쉬운 마음에 기온 하나미코지에도 들러 보았습니다. 기온 버스 정류장에서 도보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인데, 야사카진자에서 시조도리를 따라 가모가와 방면으로 걷다보면 중간쯤 나타나는 거리입니다. 골목길엔 홍등을 밝힌 요정과 찻집이 밀집해 있는데, 가격대가 조금 세긴 하지만 사케 한잔 기울이기엔 적합한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이샤와 마이코의 거리로도 유명한 곳이죠.

     

     

     

     

     

     

    몽롱한 불빛 아래 교토의 가을 밤은 깊어갔습니다.

    눈꽃이 내리는 요즈음의 설경(雪景) 또한 어떠할지 몹시 궁금하지만

    2013년 가을, 교토와의 재회를 기약해봅니다.

     

    사계절 중 '절정의 감동'을 선사한다는 천년고도 교토의 가을로,

    Get About 독자 여러분도 올해는 꼭 여행을 떠나보시길 바랍니다.

     

     

     

     

    INFORMATION

     

    - 오사카에서 교토로 가는 교통편 -

     오사카역에서 JR 교토센 쾌속을 타고 교토역에서 하차

    (28분 소요, 티켓은 편도 540엔) 

     

    - 교토역에서 기요미즈데라로 가는 교통편 -

    교토역에서 206번 버스를 타고 기요미즈미치에서 하차

    (15분 소요, 1일 버스 티켓은 500엔)

     

    - 기요미즈데라 웹페이지 (입장료/ 경내 지도/ 야간개방 시즌 안내)-

    http://www.kiyomizudera.or.jp

     

     

     

     

    ji young

    호주 멜번대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며, 현지 국영 언론사인 SBS의 문화부 리포터로 활동했다. 2009년엔 호주 빅토리아주 관광청 가이드북(Melbourne Holic) 제작에 참여했고, 국내 신문사에서 인턴기자로 활동했다. 취미인 여행을 업(業)으로 삼고, 여행 전문 컨텐츠를 기획하고픈 욕심에 2010년 여행사에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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