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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의 도시, 예루살렘의 오늘

    지란지교 지란지교 2013.02.25

    카테고리

    중동, 노하우, 에피소드

     

     

    과거의 도시, 예루살렘에도 '오늘'이 있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하면, 케케묵은 과거만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그 곳에도 당연히 '현재'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예루살렘 역시 여느 유럽의 도시처럼 구시가지(Old city)와 신시가지(New city) 로 구분되어 있는데, '신시가지(New City)'는 예루살렘 사람들의 평범한 '오늘'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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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루살렘의 신시가지는 구시가지인 '예루살렘성'의 서편에 위치하고 있다. 위의 사진을 바라봤을 때, 왼쪽이 예루살렘성이고 오른쪽이 신시가지의 방향인 셈이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가르는 도로 위에는 이 시간에도 많은 차들이 오가고 있다. 이렇게 한 사진에 담아내는 풍경을 보니, 비록 식상한 멘트이긴 하지만 예루살렘은 진정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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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시가지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영국의 지배를 받으며 도시의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덕분에 도시 전체에서 유럽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보통의 도시처럼 상업시설과 호텔, 관공서 등이 밀집되어 있는 번화한 모습 또한 존재한다. 이 속에서 사람들은 출근하고, 퇴근하고, 식사를 하고, 물건을 사는 등의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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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시가지를 관통하는 트램(Tram)과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출퇴근 인파들이 우리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트램은 예루살렘 시청을 비롯하여, 시내와 인근의 주요 장소를 지나기 때문에 현지인들에게는 물론이고 배낭 여행자들에게도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비교적 최근에 설치되었기에 현대적이며 빠르다. 예루살렘의 오늘은 바로 이 트램처럼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예루살렘의 핫 스트리트(Hot street), 벤 예후다 거리 (Ben Yehuda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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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시가지에 위치한 벤예후다 거리(Ben Yehuda st.)는 예루살렘에서 가장 번화한 곳으로, 수 많은 카페와 상가, 식당들이 밀집해 있다. 환전소 또한 많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한 번 쯤은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벤예후다 거리의 진면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토요일 밤이 좋다. 유대인의 안식일이 끝난 토요일 저녁 이후는 마치 우리나라의 '불타는 금요일' 과도 같은데, 많은 젊은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젊음을 발산한다. 곳곳에서 대화를 나누고, 음식을 먹는 사람들. 끼 있는 사람들은 여러 퍼포먼스들을 펼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 거리에서 젋은이들이 모여 싸이의 '강남스타일' 댄스를 춘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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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의 이름은 현대 히브리어의 창시자인 '벤 예후다(Eliezer Ben-Yehuda, 1857-1922)'의 이름을 붙인 것. 벤 예후다는 사어(死語)가 되버린 구약성서의 언어인 '히브리어'를 현대의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재탄생시킨 공로가 있다. 덕분에 그의 이름을 붙인 거리가 이 곳외에 텔아비브 등에 있다. 마치 로데오 거리라는 명칭이 대한민국 대도시 어디에나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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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 예후다 거리 근방에 있는 피타빵 샌드위치를 파는 곳. 피타빵 샌드위치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주 먹는 음식으로, 서민적이면서 동시에 '다문화'적이다. 중근동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피타(Pitta)라는 담백한 빵 안에 갖가지 야채나 양고기, 혹은 중동지역의 전통 음식인 팔라펠(Felafel, 콩가루 튀김) 등을 넣어서 샌드위치 같이 먹는다. 가격도 저렴해서, 주머니가 얇은 여행자들에게도 부담없는 한끼가 된다. 중동 사람들의 음식에서 기인했지만, 오늘날의 이스라엘 사람들도 함께 즐긴다.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유대인과 아랍인들도 합리적인 먹을거리 앞에서는 일치가 되는가 보다. 

     

     

     

     

     

    오늘의 단면, 이스라엘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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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시가지에서 의외의 평범함에 익숙해질 무렵, 그래도 이곳이 '이스라엘'임을 상기시켜주는 광경이 있었다.  바로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 벤예후다 거리는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지만, 현대 이스라엘의 정신적 지주의 이름을 따온 탓에, 팔레스타인들의 폭탄 테러가 종종 일어 났었다고 한다. 그래서, 여전히 거리에는 군인들을 자주 만날수 있고, 상업시설이나 공공시설 입구에는 여지없이 보안 검색대(Check Point)가 있다. 이방인에게는 번거롭기만 한 검문검색이 이곳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그래서일까? 여느 관광 도시에서 자주 마주치는 소매치기나 강도 등의 경범죄가 이곳에서는 거의 찾을 수가 없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이만한 안전함이 또 있을까 싶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인식되어 있는 곳이, 이토록 역설적인 평안함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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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모로 유명한(?) 이스라엘 여군도 거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 이스라엘 여군은 미모 순으로 징집한다는 재미있는 오해가  있는데, 이스라엘의 현실은 실제로 그럴 여유가 없다. '현대 이스라엘'의 역사와 국방 정책이 여군의 우월한 비주얼을 탄생시킨거라 생각한다. 현대 이스라엘의 건국 과정은 중동 민족과의 전쟁으로 점철되어 있고, 여전히 그 긴장 속에서 살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국토 방위에 엄청난 노력을 쏟고 있다. 그의 일환으로 이스라엘 국민이라면 남녀불문하고, 18세가 되면 징집이 된다.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이다. 이렇듯, 한참 예쁜 시기의 20세 전후 여성들이 죄다 군복무를 하고 있으니, 그만큼 미인들도 많은게 아니겠는가!?

     

     

     

     

     

    거룩한 성읍 옆, 세속의 화려한 성채, 마밀라 지역 (Mamila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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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부터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있는 예루살렘성 바로 건너편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트렌드의 첨단을 달리는 새로운 성채가 서있다. 바로 마밀라 지역이다. 예루살렘성 서편의 욥바게이트(Jaffa gate)에서 고가 도로를 하나 건너면 바로 나온다. 이 곳은 여러 고급 브랜드가 입접된 실내 쇼핑몰과 외부 쇼핑 거리, 레스토랑, 호텔 등이 밀집되어 있는 복합 시설가이다. 앞서 소개한  벤 예후다 거리가 우리네 명동이라면, 이곳은 압구정동쯤 된다고 본다. 좀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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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몰 인근에는 고급 주택 또한 즐비하다. 이런 주택에 거주하는 대부분은 부유한 유대인이다. 사설 경비 업체가 지켜주고 있는 휘황찬란한 고급 주택은, 항상 철거의 위협 속에 살아가는 아랍인들의 칙칙한 가옥으로부터 불과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이것이 예루살렘의 오늘인 것일까. 물론 지상의 모든 곳에는 빈부격차가 존재하는 법이지만, 예루살렘의 그것은 조금 다르다. 종교의 차이가 부의 차이로 이어지니 말이다. 

     

     

     

     

     

    예루살렘의 오래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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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시가지에서 예루살렘성을 바라본다. 아름답지만, 슬프다. 저 성벽을 세워 지켜내려고 애써온 성지가 허무해보이기까지 한다. 예루살렘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지만, 사람들의 마음과 신념은 공존하지 않는다. 공존이라는 것은 서로를 인정할 때 가능하건만 이들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다. 조금도 포개지는 부분 없이, 마치 각방을 쓰고 있는 부부처럼 말이다. 게다가 기회만 된다면, 상대방이 사라지고 모두 내 차지가 되기를 호시탐탐 바라는 자들도 있다.

     

    각자의 성지라 불리는 이 성벽 안의 유적지들이 '인간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성지'를 탈환하기 위한 싸움은 중세 십자군 전쟁때부터 천년이 넘은 현재까지 멈추지 않고 있으니 슬플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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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를 지나 현재를 달리고 있는 저 차들의 행렬은 어떤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과거도 현재도 있는 이 예루살렘에 미래만큼은 그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바라는 것은 하나일 것이다. 평화! 이 땅을 좋아하는 여행자로서, 이 땅 때문에 서로를 미워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차곡차곡 오늘이 쌓여 건강한 미래가 펼쳐지길 바란다. 

     

     

     

     

     

    * 이스라엘 여행 주의점

     

    1.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저녁까지의 일정은 비워둘 것

    - 이때는 유대인들의 안식일에 해당되는 법정 공휴일이다. 모든 관공서와 대부분의 박물관과 관광지, 상점 등이 문을 닫는다. 

    - 대중교통도 거의 운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동도 어렵다. 감안해서 일정과 동선을 짜야한다. 

    - 법정공휴일은 아니지만, 이슬람교의 안식일인 '금요일'도 있다. 여행객들이 많은 올드시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아랍인들은 금요일에 쉰다.

     

    2. 검문검색에 당황하지 말자

    -  본문에도 소개했듯, 이스라엘 특히 '예루살렘'은 장소 곳곳에 검문이 있다. 여행자도 예외는 아니니 최대한 협조할 것.

     

    3. 예루살렘 성안쪽(구시가지) 여행은 저녁 6시 전에

    - 구시가지는 저녁 6시가 지나면 대부분의 상점이 닫고 인적이 드물어진다. 미로같은 예루살렘 성안을 밤에 다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지란지교

    지난 수년간 공연장에서 클래식 연주회를 기획하고 살아왔지만, 지금은 아이와 함께 삶을 앙상블하고 있는 아줌마. 특별히 문화와 예술적 시각의 여행을 지향한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순간을 더욱 즐긴다. 그곳의 즐거움 뿐만 아니라 아픔까지도 나누고 싶다. http://contenter.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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