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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코르 톰, 그 웅장한 쇠락에 대해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3.03.15

    카테고리

    캄보디아, 역사/종교

     

    앙코르의 마지막 도시, 앙코르 톰

    그 웅장한 쇠락에 대하여

     

    130303 앙코르 톰

     

    씨엠립의 여행, 유적지 탐방의 두 축은 앙코르 와트와 앙코르 톰이다. 다른 유적지는 차치해도 이곳은 뺄 수 없다.

    워낙 앙코르 와트가 유명하지만 앙코르 와트를 보러 와서 앙코르 톰을 보고 더 놀라서 돌아올 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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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 톰은 화려한 무덤인 셈이다. 왜냐하면 앙코르 왕국의 마지막 수도로 앙코르 역사의 마지막을 고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인구 백만이 넘는 당시의 최대 도시였던 앙코르 톰은 크메르의 미소라는 사면상으로 유명하다.

    자야바르만 7세부터 이 곳은 성벽 도시로 축성 되었다. 성벽과 해자 규모가 엄청났다고 했다.

    이 곳을 돌아보는 데 최소 반나절은 잡아야 하며 든든한 체력과 꽉 채운 물병은 필수다.  

     

     

     

    * 앙코르 톰, 관람 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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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서는!

    바이욘의 얼굴이 보이는 남문 - 바이욘 - 바푸온 - 왕궁터 피미엔나카스 - 코끼리테라스 - 문둥왕 테라스

    이 순서 또는 역의 순으로 보면 된다. 고민 안해도 된다. 관람 길은 하나 뿐이고 이정표도 잘 되어 있다. 3시간쯤 걸린다.

     

    - 옷은!

    바푸온도 앙코르 와트 3층 성소와 마찬가지로 민소매, 반바지 옷을 입으면 올라갈 수 없다.

    앙코르 톰에서 피미엔나카스는 안 올라가도 바푸온은 전경이 멋지니 꼭 옷을 챙겨 가길 바란다.

     

    - 사진은!

    앙코르 유적지는 모두 동쪽을 향해 있다. 오후로 넘어가면서 해가 서쪽을 향해 가면 역광이다.

    오후의 역광이 싫다면 오전에, 아니면 아예 오후에 석양에 물든 모습을 보는 것도 방법이다.

     

    - 관람은!

    앙코르 톰 중 바이욘에서 바푸온, 피미엔 나카스를 지나 문둥왕 테라스까지 걸어다녀야 한다.

    그러니 아침 일찍 가거나 해가 살짝 기운 오후에 가자. 한낮에는 정말 옷에 소금기가 배도록 땀이 난다.

     

    - 기사는!

    바이욘에서 테라스까지 갔는데 땡볕에 바이욘 입구까지 다시 걸으려면 아찔해 진다.

    모또나 툭툭 기사에게 문둥왕 테라스나 코끼리 테라스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길 강추한다.

     

    - 화장실은!

    나무 숲 사이의 유적지는 길이 단순하고 이정표가 많아 헛갈리지 않는다. 역시나 유적지 내 화장실은 없다.

    이정표를 따라 한참 걸어 바이욘에서 테라스까지 다 보고 승리의 문으로 나가면 고대하던(?!) 화장실이 있다.

     

     

     

    * 앙코르 톰의 백미는 남문 South g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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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 톰 남쪽으로 들어가는 문으로 다가갈수록 커다란 미소 띤 얼굴도 가까워진다. 좌우 도열한 난간의 신이 눈을 끈다.

    눈을 끄는 게 있으니 셔터질이 간절하다. 급하게 툭툭 기사를 세우게 된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툭툭을 세우는 기사.

    남문 고푸라, 봉긋한 탑 위에 말로만 듣던 크메르의 미소가 보인다. 커다랗고 넓데데한 얼굴에 씨익 웃는 미소.

    저 미소 아래 어떤 모습을 품고 있을까. 돌덩이들이 세월의 무게 속에 어떤 이야기를 숨기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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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궁궐처럼 앙코르 톰도 사면에 문이 있어 네 개의 문이 있었다. 지금 보는 남문이 가장 볼만 하다 꼽힌다.

    북문은 쁘레아 칸으로 통하고 동문은 죽음의 문으로 옛날에도 쓰지 않았으며 서문은 서바라이로 통한다.

    높게 솟은 남문, 고푸라 사면에 자야바르만 얼굴을 닮은 관세음보살의 얼굴이 동서남북을 보고 있다.

    앙코르 톰의 사대문 중 가장 복원이 잘 되었으며 앙코르 왕국 일반인들이 다니던 문이 남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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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야바르만 7세가 12세기 말에 지은 남문은 앙코르 톰을 상징한다. 좌우로 젖의 바다 젓기 조각으로 난간이 만들어져 있다.

    우유바다 휘젓는 54개의 신이 난간 역할을 하는 뱀 나가 Naga를 잡고 있으며 문을 볼 때 왼쪽이 선신, 오른쪽이 악신이다.

    선신은 악신과의 전쟁에서 밀리는데, 실제로 선신인 데바보다 악한 신인 아수라의 가슴 근육이나 덩치가 실하다.

    착한 신들은 뱀의 신인 나가를 끈 삼아서 젓대 역할의 메루산을 휘젓는다. 보동한 뱃살을 가진 순한 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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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한 신들, 아수라들은 인상이 험악하다. 가슴팍 근육이며 초콜릿 복근이 강렬하다.

    보드라운 곰돌이 배를 가진 선신들과 달리 탄탄한 몸을 가진 악신들, 단체 헬스라도 다녔는지.

    블럭으로 끼워 맞춘 신들의 몸은 무너진 것을 복원하여, 깨끗한 것은 새로 조각해 채워낸 부분이다.

    이 젖의 바다 젓기 난간 아래의 물이 바로 해자로, 우유의 바다를 상징하며 동시에 적을 막는 역할도 했다.

     

     

     

    * 앙코르 톰의 핵심은 바이욘 Bay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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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문의 높이는 27m로 이 남문 위의 사면상이 가득히 모여 있는 곳이 바이욘이다.

    앙코르 톰 남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코끼리가 슥, 타고 도는 웅장한 쇠락이 망막에 가득 채워진다.

    자야바르만 7세가 12세기 말에 지은 바이욘은 크 유명한 크메르의 미소, 사면상으로 가득한 불교 사원이다.

    앙코르 톰 가운데 위치한 바이욘은 수리야바르만 1세 때의 힌두 사원이었으나 자야 7세가 불교 사원으로 바꾸었다.

    그래서 조각들은 힌두교 신화 속 인물들이 도드라지게 보이는 면이 많다. 종교란 당시 권력의 행방에 따라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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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얼굴이 가득한 이곳은 국왕이 국정을 보던 사원으로, 54개의 탑에 216개의 얼굴 조각이 세상 전부를 꿰뚫어 보고 있다.

    어느 곳에서도 자야바르만 7세가 명상할 때의 얼굴이라는 보살을 피할 수 없다. 지켜보고 있다라는 말이 들리는 듯.

    세상 어느 곳에서의 안타까움도 모두 다 찾아 보듬어 주겠다는 관세음보살, 아니 국왕의 의지였을까.

    어쩌면 이 거대한 건축물로 세상 사람들의 안타까움과 힘듦을 심하게 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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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자가 없는 것은 큰 관점에서 앙코르 톰의 해자가 있기 때문이며 원래의 54면상 대신 37개의 사면상이 현재 남아있다.

    중앙 성소 탑 꼭대기는 입장이 불가하며, 지금은 말라버린 연못을 지나 도서관, 계단을 올라 성소 주변을 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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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메르의 미소라 불리는 얼굴을 보고 나니 뭔가 앙코르 여행 미션을 하나 완수한 기분이다.

    저 얼굴은 관세음 보살이라 한다. 아미타의 협시가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 (대세지 보살)이다.

    참고로 석가의 협시는 문수보살과 보현 보살이다. 즉 신은 주主신과 주신을 돕는 보살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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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야바르만 얼굴을 가진,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가엾게 여겨 열반에 들어 천상으로 가지 않고 현세계에 남은 보살이다.

    그래서 불교에서 사람의 기원을 한몸에 끌어 안고 염원과 고민을 풀어 주는 분으로 모셔 진다.  즉 앙코르톰은 불교 사원인 것이다.

    물론 아직 논란의 여지는 있다. 그게 앙코르 유적지의 매력이다. 갑론을박, 알아내도 알아낼 것이 너무 많은 미지의 사원이 앙코르다.

     

     

     

    * 앙코르 톰의 재미는 바이욘 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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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욘 둘러싼 벽면엔 당시의 생활이 고스란하게 나타나있다. 1층 회랑은 빼 놓을 수 없다. 알면 재밌고 모르면 그냥 돌덩이다.

    앙코르 와트 회랑 조각이 신과 왕의 이야기였다면 앙코르 톰 회랑의 부조는 훨씬 재밌다.  아기자기한 생활 이야기가 담겨 재밌다.

     

    신을 모시는 곳이라 해도 왕이 기거하는 곳이라 해도, 가장 다정하고 흥미롭게 다가오는 건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수백년 전이든 수천년 전이든 인간은 집짓고 밥먹고 자식 낳고 밥을 먹었다. 사랑을 하고 병들고 아프고, 똑같았다.

    동쪽 출입구에서 왼쪽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 앙코르 왕국군 출정, 차이나 타운, 톤레 삽 전투 등 부조가 이어진다.

     

     

    - 앙코르 왕국군의 출정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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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알 같은 재미가 쏟아지는 부조다. 전쟁 나가는 남편에게 자라 보양식을 챙겨주는 아내의 모습도 있다.

    일각에서는 소매치기 부조라고도 했지만 앙코르에서는 자라를 쪄 먹는 것이 보양식 중 하나란다.

    나의 지아비가 아프지 말길, 건강히 살아 돌아오길 비는 지어미의 마음은 언제나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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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행군하는데 둘이 딴 짓하는 사람도 보인다. 한 영어 가이드는 마리화나 피우는 모습이라 눙친다.

    어디가나 뺀질뺀질 땡땡이 치는 사람은 있다. 모든 군인은 뺀질대지만 번갈아 뺀질대서 군대가 돌아간다는 농담까지 있다.

    대규모 전투를 치르러 가는 중에서 땡땡이 치는 사람들을 보니 슬핏 웃음이 난다. 조각가의 위트가 수백년 이런 웃음을 안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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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 형상 특징으로 사람 구별이 가능하다. 참파 전쟁에 출정하는 왕족과 귀가 긴 캄보디아 인, 가슴 끈이 X자인 노예들이 보인다.

    아이 업은 엄마도 전쟁에 참가하는 모습. 여자도 군인으로 참전했던 것이다.  모계사회였던 당시 여자의 파워가 남달랐을지도.

    귀가 긴 사람들만 앙코르 인들. 나머지는 이방인들이다. 당시 활발한 무역으로 캄보디아에 와 정착한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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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들의 차이나 타운. 뭔가 미심쩍은 별 이상한 재료로 알수 없는 향신료를 넣어 웍에서 화르륵 요리하는 모습.

    이건 수백년 전 앙코르의 차이나 타운에서도 마찬가지 였나 보다. 물소나 개를 잡아 끓이는 모습이 있다.

    또한 제자백가를 탄생시켰던 중국인 만큼 중국인들이 수업 받고 아이를 키우는 일상의 면면도 있다.

    동물을 잡는 중국 식당이나 수업 받는 교실의 모습을 보면 많은 중국인이 정착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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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톤레 삽 전투 묘사가 이 회랑 부조의 중심이다. 대규모 전투 중 하나였던 앙코르-참파의 톤레 삽 호수 전투의 모습은 찾기 쉽다.

    악어와 물고기가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악어는 지금 없다고 하는데. 물속 풍경을 자세히 이집트 그림처럼 나타내고 있다.

    재밌는 건 긴 귀의 캄보디아 크메르 군사들과 투구 쓴 참파인들이 위에서 싸우고 아래는 마을 주민 모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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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낳고 닭싸움 개싸움 붙여서 내기를 하고, 레슬링 같은 격투기를 하는 등 당시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다.

    전쟁은 어쩌면 권력을 가진 이들의 욕망이 범벅된 불필요한 생명과, 돈 낭비의 현장일지 모른다.

    보통의 사람들은 이렇게 먹고, 놀고, 자고, 사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충분한데 말이다.

     

     

     

    * 앙코르 톰의 전경은 바푸온 Baphu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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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문으로 들어가서 바이욘을 보고 나서 북문으로 나가면 바푸온이 나온다.

    원래 자야바르만 7세 이전에 우다야디티야바르만 2세가 11세기에 지은 힌두교 사원이다.

    즉 앙코르 톰은 자야바르만이 전부 지은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사원들을 포함해 재건축한 곳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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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는 물로 가득했을 좌우의 빈 터를 바라보면서 200여 미터의 긴 다리를 걷자. 앙코르에서 가장 긴 다리다.

    그늘 하나 없는, 희게 난반사 되는 다리를 건너면 바푸온이다. 바푸온은 상부로 직접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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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으로 칠했다던 화려한 바이욘의 북쪽에 동으로 만든 탑이었다는 바푸온은 전망이 좋다.

    내부 조각이 아름답다고 하나 중앙 성소는 일반인 출입 금지로 높은 곳에 올라 전망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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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은 이곳에서 자신의 발 밑에 있는 세상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과중한 왕의 업을 부담스러워했을까.

    아니면 신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으며 왕국의 번영과 영화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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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푸온 뒤편으로 가서 내려와 고개를 돌리면 돌 조각이 가득 쌓여 있는, 와불 복원 모습을 볼 수 있다.

    약 40년간 복원했고 앞으로 20여년 간 더 복원을 할 예정이며 완전 해체, 완전 복구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 앙코르 톰의 유일한 왕궁, 피미엔나카스 Phimeanak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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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욘과 바푸온을 지나면 온몸은 땀으로 푹 젖고 물병 하나쯤은 이미 비워졌을 것이다.

    다 쓰러져 썩어가는 돌덩이에 뭐 이리 애착을 갖고 봐야 하나라는 자문 자답을 열심히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만 호텔로 갈까 싶지만 아직 볼게 있다. 불친절한, 과거 쇠락의 흔적이란 결국 영화로운 순간에 대한 상상을 더해 봐야 한다.  

    바푸온 보다 규모도 작고 무너져 내리는 붉은 사각 피라미드가 하나 나온다.

    라젠드라바르만 2세에서 수리야 바르만 1세 시기, 10~11세기에 지은 왕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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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 유적지 중 유일하게 남은 왕궁인 이곳은, 천상의 사원이라는 뜻의 피미엔나카스(금탑)다.

    천문대였다는 추정도 있는 이곳은 다섯 명의 왕이 축성했으나 가운데의 탑은 소실되었다. 쇠락한 왕조의 슬픈 잔재다.

    왕궁 터에서는 왕을 섬기지 않으면 형벌이 내릴 것이며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는 충성 서약문이 씌여진 비석이 발견 되었다.

    섬길 왕은 사라지고 칠해진 금빛은 흩어진지 오래다. 금탑의 찬란함을 뽐냈던 붉은 벽돌이 땅으로 낙하하고 대기로 풍화되고 있다.

     

     

     

    * 앙코르 톰의 대광장, 코끼리 테라스 Terrace of the eleph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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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미엔나카스에서 나오면 왕이 행사나 군대 출정식 때 쓰던 광장인 코끼리 테라스가 나온다.

    이 테라스는 어마어마하게 앙코르 이곳저곳 건축물을 만든 왕, 12세기 자야바르만 7세가 지었다.

    코끼리는 어디에? 보이지 않는다고? 코끼리는 걸어 가고 있는 축대 아래에 끝없이 한 가득 새겨져 있다.

    전투를 위해 동원된 코끼리가 300여 미터 넘게 행진하고 있으며 전쟁에 참가한 사람들이 그 위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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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쪽에는 왕을 위한 말들이 승리를 탐하러 당장이라도 달려갈 기세로 서 있으며 압사라와 악마들까지 대열에 섰다.

    마치 패션쇼 워킹을 위한 듯한 이 테라스는 왕족과 귀족들이 연회를 열고 병사들의 행진을 보던 곳이라고 한다.

    좌우로 150m씩 쭉 뻗은 넓은 테라스는 지금도 중요 행사에 쓰이는 길이다. 여전히 사람이 다디는 길이다.

    다른 곳들은 아기자기 정교한 조각들 일색이었지만 이곳 코끼리는 거대하고 웅장함이 특징이다.

     

     

     

    * 앙코르 톰의 보물, 문둥왕 테라스 Terrace of the eleper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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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에 관심을 사로 잡았던 남문에서 시작한 앙코르톰 여행의 끝은 문둥왕 테라스다.

    코끼리 테라스를 지나면 높은 축대 사이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어른 두셋 키만한 축대에는 조각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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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12세기 말 자야바르만 7세가 축조했다고 하며 조각에는 익숙한 신들과이 즐비하고 모서리엔 나가가 새겨져 있다.

    신들은 자신들끼리 이야기하기도 하고 세상과 이야기 하겠다는 듯 나를 똑바로 바라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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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m 높이의 축대에 가득한 조각들보다 유명한 건 축대 위 사람 크기 좌상이다.

    발견 당시 손과 코가 없어 한센병 환자였던 자야바르만 7세를 나타냈다고 했다.

    또는 나병으로 죽었다고 하는 또한명의 왕 야소바르만 1세의 형상이라고도 했다.

    비문을 해석하여 죽음의 신 야마를 표현했다는 설도 있다. 여하간 문둥왕으로 불린다.

    학자들은 이곳이 왕실의 화장터로, 그 것을 상징하기 위해 좌상을 만들었다고도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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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워놓은 상은 그다지 특징은 없지만 현재 캄보디아 보물 1호로, 진품은 박물관에 놓여 있다.

    앙코르톰의 마지막. 문둥왕 테라스에서 캄보디아 보물 1호인 문둥왕을 보고 아래쪽으로 오면 테라스 전경이 보인다.

    자야바르만 7세가 1181~1219년의 재위 기간 동안 자신 왕궁으로 만든 이곳에서 조금 더 가면 승리의 문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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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의 문은 동쪽 정문 출입구와 이어진 문으로, 일반인의 남문과 달리 왕족이 다니던 문이다. 따 프롬으로 가는 길목이다.

    안젤리나 졸리, 툼레이더의 따 프롬이다. 오전에 앙코르 와트, 그리고 앙코르 톰을 보고 해질녁까지 호텔서 쉬다가 따 프롬에 가자.

    앙코르톰의 감동을 되새김질 한뒤, 해질 녘 순하고 아름다운 빛에 물든 신비로운 폐허, 게다가 사람들이 빠져나갈 때라 보기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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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 톰. 그 곳의 바이욘, 바푸온을 비롯한 유적지는 동서양인을 막론하고 많은 이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야바르만 7세는 이미 죽은 지 수백 년이 지난 과거의 사람이지만 그가 만든 건축물은, 비록 낡고 풍화되어가고 있더라도

    지금도 시간의 흐름에지지 않고 승리했다. 사람들에게 과거의 찬란했던 문명의 일면을 보여 주며 진한 감동을 주는데, 성공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바이욘에서 헤어진 툭툭 기사는 꼭 코끼리 테라스 입구에서 만나도록 하자.

    나는 센스 넘치는 툭툭 기사가 바이욘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미리 코끼리 테라스서 나를 찾고 있었다.

    다시 걸어서 바이욘 남문으로 가려니 눈앞이 아찔했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달려가서 껴안아 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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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넓은 곳에 펼쳐진 앙코르 톰 유적지를 돌고나면, 코끼리 테라스를 걸을 때 쯤 다리가 코끼리 다리처럼 무겁다.

    하지만 눈앞에 선하게 남아있는, 중생을 안쓰러워했다는 자비로운 관세음보살상, 자야바르만 7세의 미소가 남아있다.

    게다가 속속들이 빼놓지 않고 새겨놓은 조각들은 지금도 그때의 음율을 들려주듯 생동감 있게 움직이며 돌을 장식하고 있다.

      

      

     

    * 본 여행은 하나투어의 지원으로 다녀왔습니다.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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