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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바닷가 마을 아마스라 골목길 여행

    녹색희망 녹색희망 2013.04.13

    카테고리

    지중해, 에피소드

     

    아이와 함께 떠난 터키

    바닷가 마을 아마스라 골목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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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의 바닷가 마을, 아마스라(amasra). 여행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지만 현지인들에게는 보석 같은 곳으로 사랑받는 곳이라고 합니다. 사프란볼루에서 100km 거리에 있는 바닷가 마을, 그 길로 가는 길목에서 함께 동승한 외국 여행객들의 쉴 새 없는 탄성이 들려옵니다. 분명 아름다운 해안선 풍경이었지만 어딘가 아쉬울 뿐입니다. ‘당신네들이 우리네 남해나 제주 바다를 보았다면 1박2일은 기절해 있어야 할 텐데.......’ 오랜 여행은 어느덧 나를 애국자로 만들어가는 것 같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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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아마스라의 아름다움이 덜하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작은 바닷가 마을, 아마스라는 지금껏 터키를 여행하며 만난 바람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산들바람을 가진 마을이었습니다. 지중해를 마주하고 있는 작은 가게들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는 모습은 참 여유롭고 따뜻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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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이 담겨 포근한 실바람에 실려오는 야릇한 냄새를 좇아가보니 북적북적한 뒷골목의 일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을의 작은 광장을 따라 작은 바자르(시장)가 늘어서 있는 풍경. 함께 여행을 나선 딸아이 손양은 아기자기한 그 풍경이 인상적이었는지 하나하나 잊지 않겠다는 듯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바자르를 지나 주욱 걸어가니 바닷가를 낀 산책로가 나왔습니다. 광장을 뒤로 비켜 돌아나오면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듯한 작은 골목들이 이어져 있고, 그 양쪽으로 다시 풍성한 바자르가 펼쳐져 있습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모두가 행복해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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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 앞 벤치에도, 바다를 마주한 작은 카페테리아에서도 오후의 따스한 수다가 내려앉습니다.

    "어? 내 아이스크림 벌써 다 누가 먹었지?"   

    "엄마는 아니야. 그거야 손양이 다 먹은 거지! 아님 바람이 먹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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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것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 속에서 친구를 만들 수 있는 넓은 마음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강아지로 인하여 손양은 늘 여행지에서 저보다 훨씬 많은 친구를 사귀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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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카메라 렌즈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새 손양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급하게 그녀의 흔적을 좇아가보니 어느새 바자르를 빠져나와 내리막길로 내려서는 그녀를 발견했습니다. 아이를 따라가보니 이런 곳이 있었을까 싶은 바닷가 노천카페가 나타났어요. 뜨거운 터키의 여름 햇살을 받아내며 저 의자에 앉아 차이 한잔....... 마실래요? 저희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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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 뒤안길에서 다시 올라와 광장의 맞은 편 오르막 골목길을 올라봅니다. 올라가는 내내 수많은 인사 '메르하바'를 들을 수 있었지요. 골목에는 참 다양한 삶의 모습이 놓여 있었어요. 남루하지만 더 없이 따스한 색감으로 손을 이끄는 모퉁이도 있었고요.  조금은 더 느리게 그 골목 깊숙이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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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독 여행지에서는 '빨래 사진'을 많이 담게 됩니다. 어디든 빠지지 않고 그 모습을 담았던 까닭은 어느 곳에든 하얗게 빨린 빨래가 내걸려 있으면 그 삶은 참 귀하게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자박자박 골목을 오르는데 누군가 우리의 발걸음에 고개를 내밀고 인사를 건넵니다.

    메르하바,  메르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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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의 정상에 오른 우리는 어느 16살 소녀와 그녀의 애견을 만났습니다. 손양은 금세 친구가 되어 한참을 소녀와 애견에게 마음으로 통하는 숱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요. 이 골목길 정상에서 내려다 본 아마스라의 바다는 참 푸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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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손양은 골목길 아래의 시끌벅적함으로 빨려들 듯이 들어갑니다. 늦은 오후 아이들이 죄다 골목길에 나와 눈을 마주치며 까르륵 댑니다. 이제 그 무리 속에 손양도 함께입니다. 한낮의 평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길 고양이를 참 많이도 마주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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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 봐도 여행객인 우리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아마스라의 가장 좋은 전망대를 보고 싶어요?"  

    "어딘가요?"  

    "그건...... 바로 우리 집 마당 앞이랍니다." 

    기꺼이 자신의 마당 빗장을 열어주고, 손양에게 최고의 전망을 선물해 준 그는 인상만큼 넉넉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전망을 가진 그가 부러웠습니다. 그의 넉넉한 마음은 매일 바라보는 이 널따란 바다의 기운 때문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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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집은 누가 살고 있는 곳일까?"  

    한 눈에 보기에도  낡은  집이 봄날같은 고운 빛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의 주인이 더없이 궁금해졌습니다. 꽤 많은 시간을 손양과 골목을 누비고 다녔더니 제법 피곤함이 몰려들어, 우리는 아마스라의 훈훈한 바닷바람을 자장가 삼아 잠시 낮잠을 청해 보았습니다.

    터키, 바람 실려오는 바닷가 마을 '아마스라'와의 만남이 꿈 속으로 달콤하게 녹아 들었습니다.

     

     

     

    [여행 노트]

    - 아마스라는 사프란볼루에서 한 시간~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

    - 사프란볼루 차르쉬 돌무쉬 승강장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크란쿄이에 내려 메트로 버스 에이전시에서 지역버스 승차

      (운임은 2012년 기준, 40리라 정도)

    - 돌아오는 버스는 아마스라 해변 반대편에 있는 미니버스 정류장에서 바르튼 행을 타고 바르튼에서 사프란볼루 행 버스를 승차

    -  '차르쉬'광장의 '여행자정보센터'나 숙소에서 진행하는 투어가 있다면 동행 하는 방법도 추천 

     

     

     

     

    녹색희망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얻게 된 낮고 겸허한 세상 바라보기를 통해 ‘공정한 세상’,’윤리적 여행’ ,‘착한 여행’, ’더불어 행복해지는 삶’ 으로까지 너른 시야를 갖춘 여행자가 되어간다. 그 이야기는 블러그, 잡지, 그리고 책을 통해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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