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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의 쉼표같은 코타키나발루

    wAnderwoman wAnderwoman 2013.04.03

      

    일상의 쉼표,

    코타키나발루 Kota Kinabalu

     

    띠리띠리- 띠리띠리- 전철이 들어온다. 이미 더 이상은 들어올 틈이 없어 보이는데 꾸역꾸역 사람들이 들어찬다. 

    알지 못하는 누군가와 온몸이 밀착되고, 앞사람의 머리카락이 눈과 코를 간지럽힌다. 

    환승역 문이 열리면 튕겨져 나가듯 전철을 벗어난 사람들. 또 숨 가쁘게 계단을 내달린다. 

    나홀로 늦장을 부렸다간 왠지 다른 사람들에게 뒤쳐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일까. 떼지어 떠밀리는 사람들 틈 속에 섞여 이내 한숨을 쉰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출근 길부터 이미 퇴근을 갈망하게 되는 나날. 아무래도 휴식이 필요했다.

    그리고 나는 코타키나발루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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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코타키나발루인가?

     

    "쓰나미 무섭지 않아?"

    코타키나발루에 간다하니 얼마 전에 쓰나미 관련 영화를 봤다는 회사동료가 물어온다. 그런 영화를 보질 않아서 무서움은 없다고 대꾸했지만 슬쩍 걱정이 되긴 한다. 가끔 모르는 게 약인지 아는 것이 힘인지 헷갈릴 때가 있는데, 적어도 코타키나발루에 한해서는 알든 모르든 걱정할 것이 없었다. 

    코타키나발루가 있는 보르네오 섬 북동부 '사바(Sabah)'는 아랍어로 '바람 아래의 땅'이라는 별칭을 가진 곳으로 태풍 궤도 아래 쪽에 위치하여 자연 재해도 피해가는 곳이다. 게다가 일년내도록 계절의 변화가 크게 없으니 언제 찾아도 여행하기엔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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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가구 브랜드로 더 친숙했던 '보르네오'(Borneo)는 무턱대고 멀고도 먼 곳이라는 생각에 약간의 환상이 있었는지 '보르네오 섬'이라는 지명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 적도가 섬 중앙을 통과하고 70% 이상이 열대우림이라 지구 산소의 1/4을 생산하는 곳. 이처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키나발루 산과 초록빛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 환경은 코타키나발루를 여느 동남아 여행지와 차별화한다.

    한국에서 출발하면 같은 말레이시아라도 말레이 반도에 위치한 쿠알라룸푸르나 랑카위보다는 가깝다. 게다가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해 치안도 좋은 편이라 그야말로 언제든지 맘 놓고 여행이 가능하니, 마음 먹은 순간 바로 떠나도 되는 곳이 바로 코타키나발루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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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멈추고 시간은 느릿하게 간다.

     

    화려한 볼거리나 할거리를 야단스레 쫓지 않고 뜨거운 햇살 아래서, 파아란 물 속에서, 붉은 석양 안에서 물들며 '자연과 더불어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가? 그럼 먼저 바다로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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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리고 하늘 높이 하늘 높이 뭉게 꿈이 피어오르는 코타키나발루. 이곳에서 보트를 타고 10여분이면 닿을 수 있는 '툰구압둘라만 해양공원(Tunku Abdul Rahman Marine park)'은 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해양스포츠의 메카이다. 초록빛 바다 아래로 산호초와 열대어를 구경할 수 있는 스노클링은 물론이고 씨워킹, 다이빙까지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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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속이 다소 무섭다면 카약을 타고 섬의 가장자리 맹그로브 숲 탐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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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에서 보는 맹그로브나무와 초록바다의 조합은 마치 수채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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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외딴 섬에 숨어들어 현실도피를 하고 싶다면 조금 시간을 들여서 푸른 바다 저 멀리 섬으로 나아가보자. 

    푸른 산호초로 가득한 '만따나니 섬'에서의 하루는 그야말로 파라다이스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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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막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이곳은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투명한 바닷속 아래 강렬한 햇볕이 부서져 물결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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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하늘 아래 

    바닷속 탐방을 실컷 했다면 이젠 하늘 가까이로 가 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키나발루 산은 코타키나발루의 또 다른 매력이다. 코타(Kota)가 땅, 섬, 지역이라는 뜻을 가졌으므로 '코타키나발루'라는 지명을 푼다면 '키나발루가 있는 곳'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키나발루 산은 이 곳의 상징적인 존재. 동남아시아의 최고봉으로 한라산과 지리산을 포개어 놓은 것보다 높은 해발 4,101m의 위엄. 게다가 키나발루 산은 아직도 자라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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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산악인들이 히말라야 등반에 앞서 트레이닝 코스로 삼을 만큼,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한번 쯤은 등반해봐야할 곳이다. 게다가 열대림과 침엽수림이 공존하고 세계 동식물의 보고로 알려져 산악인만큼이나 많은 수의 학자들이 이 곳을 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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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까지 등반이 어려운 일반 여행객들은 트레킹을 통해 키나발루의 숨결을 경험할 수 있다. 산의 서늘함이 피부에 맞닿다보니 반팔차림이라면 제법 서늘한 기운을 받을 수 있지만 조금만 걸어보자. 금세 땀이 차 올라 내 안의 찌꺼기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키나발루를 사람들은 '영혼이 머무는 곳'이라고 한다. 숲이 주는 특유의 신선한 공기와 함께 다른 곳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특이한 나무향을 가슴 깊이 들이마시다 보면, 내 영혼까지 정화되는 듯 하다. 나무 꼭대기에서 숲을 가르는 캐노피 체험과 잠시 쉴 수 있는 포링 온천 체험은 산행에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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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노을처럼 

    오후가 되면 푸른빛 일색이던 낮의 산과 바다, 하늘은 코타키나발루의 선셋에 압도당한다. 산토리니, 피지와 함께 코타키나발루의 선셋은 세계 3대 선셋으로 손꼽힌다고 하니, 죽기 전에 꼭 한 번 봐야 할 풍경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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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지기 전에 미리 서둘러서 선셋 크루즈를 나간다면 바다 한가운데서 석양을 맞이할 수 있다. 수평선 아래로 천천히 저무는 태양을 바라보면 괜히 가슴이 뭉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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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더 시간이 허락한다면 클리아스 강으로 반딧불 투어를 가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해가 질 무렵 시작된 투어는 어둠이 가득찬 맹그로브 숲으로 반딧불을 찾아 나선다. 구애를  위한 그들의 사랑스런 발광은 한여름밤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로맨틱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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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자유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지쳐 있다면 굳이 바다로 산으로 나가지 않아도 좋다. 남중국해를 끼고서 늘어선 리조트에서 바다를 또 산을 배경으로, 하얀 태양 아래 늘어져보자. 마침 코타키나발루에는 오직 휴식만을 위해 만들어진 듯한 아름다운 리조트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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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조트 수영장 옆, 야자수 그늘 아래 선베드에 드러누워 이 평화로운 시간을 온전히 음미해본다. 가져간 책은 한장을 넘기기가 힘들어 다시 덮어두었다. 글자보다는 눈 앞에 펼쳐진 순간들을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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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무룩 낮잠이 들었다 눈을 뜰 무렵, 강렬하던 오후의 햇살이 부드러워지고 하늘이 석양으로 물들어간다. 이렇게 하루 정도는 해가 떨어질 때 까지 게으름을 피워보는 것이 어떨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 그것이 바로 휴양의 참맛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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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행복한 사람들

     

    2012년 유엔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아세안(ASEAN 동남아지역 협력기구)에서 2번째로 행복한 나라이다. 그들은 어디서나 여유롭고 유쾌하며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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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과 친해지는 것은 어렵지 않다. 고맙습니다 대신 '뜨리마까시(Trima kasi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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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언어로 인사를 건네면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로 답해줄 것이다.

    그 미소를 마주하면 내 마음에도 슬그머니 행복이 샘솟는다. 이처럼 행복은 전염되는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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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행에서 꼽는 최고의 순간은 만따나니 섬 투어를 마치고 다시 코타키나발루로 향하는 스피드 보트 위에서이다. 스탭의 양해를 구하고 올라선 스피드보트 루프데크에서 세찬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가르는 45분 동안 그 누구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각자 자신과 마주하고선 속에 묵혀둔 것들을 하나하나 바람에 날려보낸다.

    자유롭다고 느끼는 그 순간 난 치유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이 순간이 매번 나를 여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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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TA KINABALU  TRAVEL INFO

     

    - 항공편

    아시아나 항공 주 6회 대한항공 주 2회 그리고 저가 항공사인 이스타 항공에서도 주 4회 직항 노선으로 취항한다.

    3 항공사 노선 모두 저녁에 인천을 출발하고 코타키나발루에서 한밤중에 출발하여 이른 아침에 도착한다.

    각공항 면세구역에서는 샤워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인천공항-무료, 코타키나발루 공항-유료라운지이용)

    인천에서 5시간 가량 소요되며 시차는 한시간 느리다.

     

    -  종교

    국교가 이슬람교라 돼지고기 요리와 유흥시설이 제한적이며 주류 가격도 꽤 비싼 편이다.

     

    - 통화 단위는 링깃(RM) / 2013년 3월 기준 1링깃 = 약 360원

    환전은 한국에서 링깃으로 바꿔가도 무방하고 현지에서는 달러나 원화로도 환전 가능하다.

    큰 단위 화폐가 환율이 좋으며 신용카드 사용도 어렵지 않다.

     

    - 전압은 한국의 220v 와 같지만 3구 플러그를 쓰므로 멀티어댑터를 준비하자.

    물론 호텔에서 대여해주기도 한다.

     

    -언어 : 공용어는 말레이어이며 영어가 통용된다.

     

    - 말레이시아 관광청 : http://www.mtpb.co.kr/

    E-브로셔를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관광청 사무실에서는 무료로 더 많은 자료를 제공한다.

    주소 :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47-2 한신빌딩 2층

    전화 : 02-779-4422/지하철 시청역 10번출구

    운영 : 평일 09:00 - 17:00 (점심시간 12:00 - 13:00, 토 일 공휴일 휴무)

     

     - 하나투어 코타키나발루 여행 특전: http://www.hanatour.com/asp/promotion/autopromo/ap-20000.asp?promo_code=P06970

     

    *  취재지원 - 하나투어

     

     

     

     

    wAnderwoman

    없는 휴가 붙이고 붙여 세계 일주를 꿈꾸는 보통 직딩. 여행 결정은 충동적으로, 여행 준비는 다소 꼼꼼하게, 여행 수습은 다녀와서...! http://louiejung.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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