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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약자 주의? 요괴마을 미즈키시게루 로드!

    Song Song 2013.04.04

     

    요괴를 찾아라!

    일본 사카이미나토 미즈키 시게루(水木しげる)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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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나는 여행길에 올랐다. 내가 선택한 여행지는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늘 '다음 기회에'라며 미뤄두었던 일본. 하지만 나의 목적지는 도쿄도 홋카이도도 오사카도 아닌 돗토리현이었다. 내가 그곳에 간다고 했을 때 "거기가 어디야?"라고 묻는 한국인 친구들의 반응은 물론, 일본인 친구들의 반응마저 "응? 왜?"였다. 일본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돗토리현과 시마네현. 일본에서는 이 두 지역을 산인(山陰)이라 부른단다. 글자 그대로 산의 그늘. 일본인들마저도 연고가 없으면 굳이 방문해볼까말까한 곳이다.

    그도 그럴것이 화려한 나이트라이프를 즐겨야하는 여행객들, 여행 수첩 가득 그 날의 일정을 채워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여행객들에게 돗토리현과 시마네현은 텅텅 비어있는 여백일 뿐이다. 60-70만 명의 인구가 살아가는 이 곳, 한국엔 드물게 알려져있는 지역이지만 우연한 기회에 이 곳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고, 이미 좋은 카우치서핑 호스트를 구해둔 터라 망설임없이 떠났다.

     

     

    승객들이 반가운 요나고 공항 직원들

     

    인천과 요나고를 잇는 아시아나항공이 주 3회 운항하고 있어 여행이 편리해졌다. 1시간 20분의 짧은 비행동안 기내식 한 번 먹고 나면 어느덧 도착.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여기가 일본일까?'하는 생각이 들만큼 공항 직원들은 능숙한 한국어 솜씨를 뽐내고 있고, 모든 안내문은 한글로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안심도 잠시, 친절하지만 삼엄한 입국심사가 시작되었다. 굉장히 느릿느릿, 지문 스캔,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나면 여권을 한 장 한 장 살핀 후 랜딩퍼밋(Landing Permit)을 부착해준다. 끝인 줄 알았더니 뒤이어 수화물검사와 인터뷰가 이어진다. 엑스레이로는 모자라는지 모든 가방을 하나하나 열어본다.

    가방 검사와 동시에 직원들은 몇 가지 질문을 던지는데, 방문의 목적이나 계획, 체류 기간 혹은 체류장소를 묻는 다른 입국심사에 비해 요나고 공항의 인터뷰는 지극히 사적이다. '한국의 오늘 날씨는 어떠냐? 일본 음식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게 무엇인가? 혹시 좋아하는 일본 가수가 있나?'. 친절하게 물으니 친절하게 대답하면서도 왜 묻나 싶다. 후에 카우치 호스트에게 물어보니 요나고 공항에 취항하는 국제선은 특별 편성을 제외하고는 인천-요나고 노선 단 하나란다. 그 말은 일주일에 외국인 승객이 오는 건 단 3회에 불과하다는 것. 외국 손님들이 반가워서라나 뭐라나. 아무튼 요나고의 첫 인상, 굉장히 친절하다. 

     

     

    요괴마을, 미즈키 시게루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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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돗토리현에서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은 다름 아닌 사카이미나토에 위치한 미즈키 시게루 로드. 요괴마을이라고 불리는 이 곳은 일본의 유명 만화가 미즈키시게루의 고향이다. 사카이미나토 지역은 인구 감소와 더불어 오랜 불황으로 상권이 점점 줄어가고 있었는데,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무원의 제안으로 유명 관광지로 거듭났다. JR사카이선을 타고 사카이미나토 역으로 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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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즈키 시게루의 작품 덕에 유명해진 지역인만큼 사카이미나토에 들어오는 열차들은 대부분 기타로, 눈알아저씨, 간사한 쥐, 고양이 소녀가 그려진 요괴열차다. 열차외관은 물론 내부 천장과 의자, 창문 등 모든 곳에 캐릭터들이 새겨져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내가 탑승한 열차는 네즈미오토코 열차. 안내방송 역시 성우들의 더빙으로 만화처럼 방송되지만 영어는 제공되지 않는다. 아무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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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즈키 시게루 로드를 찾는 일은 그닥 어렵지 않다. 사카이미나토 역에 내려 나온 방향으로 쭉 직진. 약 800m에 이르는 긴 거리에 다양한 종류의 요괴 동상들이 불과 몇 미터 간격으로 즐비해있고, 다양한 먹거리부터 기념품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어 혼자 걸어도 심심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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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 많은 캐릭터 조각들이 도로 양 옆을 가득 채우고 있어 하나씩 훑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 도착했을 때,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낮이어서 다행이지, 밤에 혼자 걷다가 이런 조각상들을 봤다면 조금 섬뜩할 뻔 했다. 미즈키시게루는 요괴의 대가라고 불릴만큼 <게게게노 기타로>의 각종 캐릭터들을 잘 묘사해냈다. 일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이 캐릭터들을 알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로 치면 둘리나 뽀로로 정도 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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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즈키 시게루 로드를 더 재밌게 즐기는 방법은 다름 아닌 요괴 스탬프 찍기! 어린애도 아닌데 이게 뭔가 싶지만 지나고보면 다 추억이 될테니 망설이지 말고 스탬프를 찍자. 미즈키 시게루 로드를 걷다보면 약 10m, 20m에 하나씩 37개의 다양한 요괴 캐릭터 스탬프들이 상점 앞에 놓여 있다. 상점에서 100엔짜리 스템프 책자를 판매하는데, 37개 스탬프를 모두 모은 사람에게는 완주증이, 20-36개 이하로 모은 사람들에게는 기념 스탬프가 주어진다.

    그래서인지 스탬프책자를 들고 분주하게 스탬프를 찾아 뛰어다니는 꼬마들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상점 문은 닫더라도 스탬프함은 그대로 밖에 놓아져 있으니 걱정말고 추억을 남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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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괴 마을답게 모든 건물이 다 이렇다. 미용실마저도. 거리 곳곳에는 120여 개의 요괴동상 뿐 아니라 다양한 기념품 샵들이 줄지어 있어 특이한 기념품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요괴 거리는 길 양 옆으로 요괴 동상과 상점들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어 왕복 1번이면 여유롭게 모든 길을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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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중간쯤에 위치한 요괴신사. 신사 앞에는 커다란 대접 위에 눈알 모양의 석공이 데굴데굴 구르고 있다. 구르는 눈알에 손을 대면 행운이 온다는데 믿거나 말거나지만, 모든 관광객들이 이 모형에 손 한번 얹기 위해 긴 줄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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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끝은 아케이드 형식의 상점들이 몰려있고 요괴 화과자 및 사탕 등을 파는 가게들. 아케이드 입구에 위치한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에서는 미즈키시게루의 역사를 한 눈에 엿볼 수 있다. 사진을 보면서 어딘가 익숙하다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2011년 많은 사랑을 받았던 SBS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 촬영지였다. 보아와 정우성이 이 곳에서 촬영하며 더욱 인기를 끌었다.

    처음에는 살짝 징그러워보이던 요괴들도 계속보니 뭔가 매력이 있다. 언제 다시 오게될 지 모르지만 그 때도 이 요괴들은 꼬마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겠지?

     

     

     

     

     

    Song

    이야기가 가득한 일상을 꿈꾸는 20대. 터키교환학생을 비롯해 필리핀, 싱가폴, 뉴질랜드, 호주, 유럽 등을 여행하며 길 위에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을 배우는 중. 꿈꾸듯 행복하길, 매일 여행하길, 내일 더 사랑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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