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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정한 아시아 오페라, 인상유삼저

    김바비 김바비 2013.04.27

     

    진정한 아시아 오페라, 인상유삼저

     

    중국인이 아닌 중국 밖의 사람들이 중국인을 소재로 만들고 퍼뜨린 이야기는 대단히 많습니다. 몇 가지만 꼽자면 ‘신밧드의 모험’의 신밧드는 그 이야기의 원형이 명나라 시대에 아프리카까지 대선단을 이끌고 원정을 나갔던 정화로 추정되고 있으며 ‘알라딘과 요술램프’의 알라딘은 아예 아라비안 나이트 원전에선 중국인이라고 되어있지요. ‘Nessun Dorma(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유명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또한 배경이 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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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시오, 세라자드 양반! 이게 무슨 소리요! 내가 중국인이라니! 내가 중국인이라니!
     Aladdin in the Magic Garden, 출처 : 위키피디아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은 전부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에 젖어 있는 이야기들일 뿐, 제대로 된 이야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인상유삼저는 제대로 된 소수민족의 삶을 녹여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규모 면에서도 오페라 ‘아이다’보다 훨씬 큰 진정한 아시아 오페라라 할 수 있지요.

     

     

     

    유씨네 셋째 딸 이야기 

     

    인상유삼저는 인상서호, 인상대홍포, 인상여강 등과 함께 장예모 감독의 ‘인상’시리즈 중 하나로 그 일대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인 묘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삼저, 유씨네 셋째 딸의 이야기란 뜻이지요.

     

    1 

     

    공연장 입구에 도착하면 많은 관광객들과 인파를 만나게 됩니다. 그야말로 이 공연이 양삭 전체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알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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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 들어가다 보면 드디어 공연장 앞에 도착하게 됩니다. 얼핏 보면 고급 참치집(?) 같이 생긴 저 건물이 바로 공연장입니다. 그 뒤쪽에 약 2천여석 규모의 관객석이 있지요.

     

    인상유삼저의 공연시간은 약 70분 정도로 하루에 2번, 밤에만 공연을 합니다. 그러나 무조건 2번 공연을 하는 것은 아니고 객석 점유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지 않으면 그 날 공연은 아예 취소 되기도 한다고 하네요. 왜냐하면 인상유삼저의 스케일이 너무 크기 때문이죠. 공연 배우들만 총 680여명에 달하기에 관객수가 적으면 진행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무래도 이 인상유삼저의 배우들이 전문 배우가 아니라 이강 예술대학교의 학생들과 어촌 부락민들로 구성되어, 낮에는 생업과 학업에 종사하다가 밤에 부수입을 위해 공연에 참가하는 것이기에 그런 측면이 큽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직까진 취소된 적이 없다고 하네요.

     

     

    인상유삼저공연_남정인_ga박성준02 

    photo by 다람골 

     

    자리에 착석하고 공연이 시작되면 불이 완전히 꺼집니다. 그리고 열두 봉우리와 이강이라는 자연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인상유삼저공연_남정인_ga박성준01

    photo by 다람골

     

    자연을 무대로 하는데다, 등장인물도 무수한 블록버스터 공연. 배경 만큼 그 스케일이 참으로 크지만 공연의 스토리는 웅장하거나 환상적인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아주 서민적이고 친근한 내용을 담고 있지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묘족의 마을, 유씨네 집에 자식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셋째 딸이 참 예쁘기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그래서 그 부근 지주들이나 부자들이 이 셋째 딸을 아내로 맞고 싶어 유씨네 집에 구혼을 합니다. 하지만 이 셋째 딸은 이런 지주들과 부자들의 구혼을 거절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목동과 결혼을 하면서 해피엔딩을 맞이합니다.

     

     

    인상유삼저공연_남정인_ga박성준04

    photo by 다람골

     

    아름다운 내용이지요? 우리나라에도 ‘최진사네 셋째 딸’이란 표현이 있는데 이 유삼저에서도 첫째 딸도, 둘째 딸도 아닌 셋째 딸인 걸 보면 중국이나 우리나 셋째 딸에 대한 이미지는 동일한가 봅니다. (^^)

    이 인상유삼저가 아름다운 것은 이 지역의 소수민족인 묘족과 장족의 문화와 생활을 이 공연에 충실히 녹여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680여명이나 되는 배우들과, 주변의 산과 강을 이용한 거대한 스케일이 관객을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배경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것이지요.

     

     

    인상유삼저공연_남정인_ga박성준09

    photo by 다람골

     

    이처럼 친근한 내용이지만 무대 연출 자체는 결코 예사롭지 않습니다. 장예모 감독 특유의 연출인 화려한 색상의 대비와 강조는 보는 동안 강렬한 인상을 관객들에게 남기지요. 어쩌면 그래서 이 작품의 이름이 ‘인상’시리즈 인지도 모르겠네요.

     

     

    인상유삼저공연_남정인_ga박성준06

    photo by 다람골

     

    인상유삼저를 정의하자면, '양삭의 아름다움인 자연을 배경으로 한 아시아 오페라' 라고 할까요? 실제로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계림을 거쳐 양삭을 찾고 있지요. 인상유삼저, 이 하나 만으로도 계림과 양삭에 올 이유는 충분합니다.

     

     

     

    * 취재지원 : 하나투어 겟어바웃 트래블웹진 

     

     

     

    김바비

    경제와 역사를 좋아하는 여행 초보자. 어디에 무엇이 있고 뭐가 좋다는 남의 감상보단 직접 부딪혀서 경험하고 얻는 내 감상이 더 낫다 생각하는 겁없는 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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