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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렌터카 여행, 후폭풍 주의보

    wild but mild wild but mild 2013.05.14

     

    호주 렌터카 여행, 후폭풍 주의보

    호주 렌터카 여행 시 주의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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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호주 퀸즐랜드 주 브리즈번 인근지역으로 4박 6일의 짧은 서핑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직장인이라 멀리 날아가는 것에 비해 오래 머물 수 없음이 많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 놀자며 비행기표 구매 후 열심히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지도를 펼쳐 보니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았습니다. 서핑(surfing)의 성지인 곳인 만큼 많은 해변의 모습을 보고 싶었고, 또 현지 서퍼들도 만나고 쇼핑도 하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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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곳 저곳을 다니자니 영~ 동선이 맞지 않아 계획 세우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비록 우리나라와 운전석은 반대지만, 몇 달 전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한번 반대 차선으로 운전해 봤으니 나름 경험자라며, 호주 렌터카 여행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운전에 자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뭐, 조심하면 문제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렌터카 여행의 장점이야 여러가지이죠. 일단 짐을 들고 다니지 않을 수 있어 좋고, 가고 싶은 곳마다 들러볼 수 있어 좋고, 졸리면 차 안에서 쉬다 갈 수도 있고, 같이 간 친구와 비용분담도 할 수 있고. 그리하여 국내 유명 렌터카 회사인 H사의 렌터카를 예약했습니다. 브리즈번 공항에 도착하여 1층 렌터카 회사 카운터로 가면 바로 열쇠를 받아 지정된 곳에서 즉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어서 편리했습니다. 따로 렌터카 영업소로 이동할 필요 없이, 공항에서 바로 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번거롭지 않아 좋았지요. 공항에 위치한 카운터에서 적당한 보험을 들었고, 유료 네비게이션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렌터카 여행을 어떻게 했는지, 그 일정이 또 궁금하실테죠. 그러나 오늘은 그보다 더 중요한 '후폭풍'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현지에서는 물론 다시 없을만큼 즐겁게 놀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와 세월이 흘러흘러, 해도 바뀌고 얼었던 강도 녹아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을 때였어요. 여행에서 돌아온지 약 3달이 지난 그 때, 난생 처음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로부터 'Penalty' 라고 적힌 우편물을 받게 되는데...

    그 정체는 바로 과속딱지였습니다.

    덕분에 '다시 없을'만큼 즐겁게 놀았던 호주 여행은, 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흑... 경험하기 전에는 미처 생각도 못했던 이야기. 즐거운 여행의 후폭풍을 고스란히 맞이하며, 오늘은 호주 렌터카 여행 시 주의할 점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 1. 운전석이 우리나라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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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운전석이 차량의 오른쪽에 있습니다. 따라서 운전도 반대차선에서 하게 되는데, 저도 이렇게 운전해보기 전까지는 제가 공간감각이 꽤 좋은 줄 알았었요. 그런데 친구가 자꾸 제가 너무 아슬아슬할 정도로 왼쪽으로 붙어서 운전한다는 거예요. 이 친구는 저와 오키나와 여행도 함께 했었는데, 그 때도 제가 운전을 하다가 왼쪽으로 너무 붙어 달린 나머지 살짝 어딘가에 부딪혔던 것을 들먹이며 잔소리(?)를 하더라고요.

    사실 오키나와 사건 때, 전 처음엔 전혀 안 믿었어요. 방금 전 '덜컹'소리는 바닥 맨홀 뚜껑을 밟았기 때문이라며 우겼습니다. 그런데 내려서 보니 왼쪽 뒷문에 살짝, 아주 살짝 흠집이 났더라고요. 새 차 같은 차를 렌트한 터라, 제가 한 짓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가 없었습니다(그러나 보험을 들었던 덕인지 차 반납할 때 전혀 문제 삼지 않더라고요. 다행!). 이렇게 전과가 있으니 친구의 잔소리에도 반발하지 못하고, 그저 열심히 오른쪽으로 붙어서 운전하려고 노력할 수 밖에요. (^^;)

    아! 좌석이 반대인만큼, 와이퍼랑 깜빡이도 위치도 물론 반대입니다. 깜빡이를 켜려는데 와이퍼가 작동되고, 와이퍼를 켜려는데 깜빡이가 작동되는 실수를 계속 하게 되죠. 한국에 돌아와서는 또 호주에서 잠깐 몸에 붙은 습관을 잊느라 며칠 걸리고요.

     

     

     

    # 2. 톨게이트는 대체 어디?

     

    렌터카 직원 왈, 렌트 시 무조건 운전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남겨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추후 비용 청구할 것이 생기면 청구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해준 얘기가 톨게이트 요금이 청구되는 길이 몇 군데 있는데, 톨비 내는 곳이 따로 없을 수도 있고 나중에 카드로 청구가 될 수도 있다더군요. 그래서 ‘운전하다 보면 무슨 표시라도 있겠지…’ 생각했습니다만 어쩐 일인지 제 눈엔 전혀 안 보이는 것 아니겠어요? 우리가 톨비 안 내는 길로만 다닌 것일까... 하며 막연히 궁금했었는데, 현지에선 놀기에 바빴으므로 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 친구와 공동경비로 사용한 것, 달러가 부족해 빌려준 것 등등 비용 정산을 마치고 난 후, 한 달 뒤.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보니 호주에서의 톨비가 청구되었더라고요. 원래 3일 내에 내야하는데, 기간을 놓치면 이렇게 한 달 뒤에 통지서가 온대요. 과태료 11불까지 붙여서 말이에요! 그러니 즉, 왕복하며 쓴 톨비 10불에 과태료가 더해져 약 3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 청구되었더라고요. 나 이거 참, 정산한지 한 달이 지났는데 또 이걸 반으로 나눠 내려고하니, 친구 사이에 너무 쪼잔한 것 같아서 그냥 제가 냈지만, 과태료까지 더해진 돈이 아까운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렌터카 여행 시에는 미리 코스를 계획하고 어느 지점에서 톨비를 내게 되는지, 톨비를 안전하게 낼 수 있는 방법(과태료를 내지 않는 방법!)은 무엇인지 미리 확실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정 어렵다면, 이렇게 남겨진 신용카드 정보를 통해 추후에 청구되는 경우도 있으니, 저처럼 친구와 여행하거나 단체로 여행을 하실 경우에는, 정산 시 그 점도 고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3. 단속 카메라, 살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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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런 베이에 있는 McTavish 서프보드 회사에서 레전드 서퍼 맥타비시 할아버지와 함께

     

    브리즈번에 도착한 첫 날 바로 향한 곳은 퀸즐랜드 주를 벗어나 뉴사우스웨일스 주에 있는 바이런 베이였습니다. 주경계선을 갓 넘으면 있죠. 브리즈번 공항에서 골드코스트까지 약 1시간 30분, 거기서부터 또 1시간 정도 더 가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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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런 베이 등대

     

    그런데 한가로운 찻길에서 차들이 거북이 걸음으로 가는 것 같이 느껴지더라고요. 제한속도가 60km인 길이어서였을까, 다들 정확하게 60km로 달리고 있는 듯 했어요. 얼른 달려가 파~란 바다를 만나고 싶어던 저는, 저도 모르게 달리고 싶은 '질주 본능'같은 것이 솟구쳤나 봅니다. 지키려고 노력했는데, 습관적으로 좀 더 밟았나봐요. 그 덕에 벌금 고지서가 한국 집까지 날아왔지요, 뭐. 'We are the World' 맞습니다. 제가 집 주소를 그렇게 정확하게 적었는지도 몰랐는데, 정말 우편물을 잘도 보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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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한속도 60km인 도로에서 71km로 달렸다고 105 AUD(호주 달러)의 벌금을 냈습니다. 아까워라! 그렇다고 벌금을 안낼 순 없죠. 나중에 또 호주에 가게 된다면 그 때 입국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요런 것은 바로바로 결제해야 합니다. (^^;) 

    골드코스트에 거주하는 한국인 친구들이 말하길, 호주는 과속에 엄격하다고 하더라고요. 카메라가 곳곳에 숨겨져 있고 벌금도 비싼 편이라고 합니다. 규정속도는 다운타운은 50km, 일반도로는 60km, 외곽도로는 80~110km 정도까지 허용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호주에서 운전하실 때는 꼭 주의하세요! 우리나라 네비게이션처럼 전방 100m에 카메라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아요...

     

     

     

    # 4. 낯선 주차 규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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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요일 오전, 사람구경하기 좋았던 브리즈번 전철 

     

    미리 말씀드리자면, 시내 구경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주차공간도 찾기 힘들고 주차비도 어마어마하니까요. 게다가 운전을 하면서는 제대로 구경하기 힘들기도 하니, 시내 갈 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낫습니다. 저 역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편안하게 갔지요.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또 다른 생활문화를 배울 수 있으니 좋더라고요. 예를 들면, 버스나 전철과 같은 대중교통에서는 음료 포함 음식 섭취가 금지된다는 사실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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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리즈번 인공해변, 사우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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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리즈번강 주요 지점을 돌아다니는 무료페리, 시티호퍼

     

    그런데 시내 외 지역을 다닐 때도 '주차 고민'은 끊임이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주차금지 구역에 세워놓은 것은 아닐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자는 생각에 지나가는 분들께 재차 확인을 해가며 주차를 했지요. 주차 안내판을 봐도 어찌나 복잡한지, 특정 시간에는 주차를 해서 안되는 곳도 있고 (보통 오후 4시~7시), 2시간만 주차가 가능한 곳도 있고, 출근시간에는 주차가 불가능한 곳도 있고... 너무 다양하더라고요! 다시 호주에서 운전을 하게 된다면 제대로 공부를 하고 가야겠단 생각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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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도 쪽에 노란 실선이 그어져 있으면 절대 주차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위 사진 참고) 현지인 친구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살포시~ 주차할 뻔 했습니다. 

     

     

     

    # 5. 못 믿을 당신, 네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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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 아침 일출 맞이 서핑을 하러 나온 커플

     

    돌아오는 날, 아침 8시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골드코스트 숙소에서 4시 반에 체크아웃하고 서퍼스파라다이스에 들러 "나 (서핑 실력 키워서) 다시 돌아올게~" 를 외치며 잠시 포토타임도 가진 후, 5시 경 공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이번 여행, 모든 것이 퍼펙트 했다는 뿌듯함을 마음 속에 담은 채 말이에요. 

    그런데 네비가 공항안내 사인과 달리 다른 길을 안내하더라고요. '다른 길도 있겠지…' 하고 네비만을 믿으며 따라갔는데 아.뿔.싸. 한참을 가다가 도무지 이상해서 잠시 멈춘 다음, 구글맵을 이용해 위치 정보를 찾아보니... 이 네비는 저희를 옛날 공항 위치로 안내해주고 있었더라고요. 안 그래도 기름도 거의 떨어져 경고등이 들어온지 오래이고, 시간도 촉박한데 말입니다! 당황한 나머지 새 공항 주소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고, 이리저리 방황하며 시간을 허비하다가 결국은 아까 놓친 공항안내 사인을 찾아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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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와 함께 침착함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불한 네비게이션 이용료는 반드시 반납 받겠노라고.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틀리게 알려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네비가 그럴 수도 있다는 주의도 주지 않았으니까요! (후일담을 전해드리자면, 나름 컴플레인을 각오했으나 상황을 이야기하니 바로 비용을 제해주더라고요. 그래서 몇 마디 영어 하지 않고 원하던 대로 해결이 되었습니다. ^^;)

    아무튼 공항 렌터카 반납 장소에 도착하여 차를 주차하던 순간, 자동차는 더 이상 엑셀을 밟아도 나아가지 않는, 기름이 냄새까지 증발해버린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비행기 이륙 1시간 전에 도착하여, 부랴부랴 수속을 밟아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네비게이션은 편리하지만, 때때로 틀린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으니 맹신해선 안되겠다는 교훈도 몸소 깨닫게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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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라운드어바웃

     

    그 외에도 뒷좌석까지 모두 안전벨트를 매는 것이 의무라는 사실과 교차로 라운드어바웃(우측 차량이 주행 우선권을 가짐)에서 운전하는 법, 주유 방법 등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두고 가면 좋습니다. 예정에 없던 비용지출을 하게 되어 아깝낀 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다음에는 더 여러 명의 친구들과 예쁜 승합차를 빌려타고 여행을 떠나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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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중에는 한 대학교의 홍보담당 직원으로서, 주말에는 지구별 방랑자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그리고 둥글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서핑에 입문해 좌충우돌 했던 이야기를 담아 2012년 여름, '서핑에 빠지다'를 출간했다. www.wildbutmi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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