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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에 숨겨진 달의 계곡, 산 페드로 데 아따까마

    김바비 김바비 2013.05.25

    카테고리

    기타, 풍경

     

    사막에 숨겨진 달의 계곡  

    여행자의 마을, 산 페드로 데 아따까마 San Pedro de Atac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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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들의 마을

    칠레 북부, 볼리비아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 산 페드로 데 아따까마 San Pedro de Atacama 라는 곳이 있습니다. 총 인구수 3천여 명의 작은 마을이지요. 그렇지만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향하는 2박 3일 지프 투어가 시작되는 곳이 바로 이 산 페드로 데 아따까마이기에, 우유니를 찾아가려는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그런 고로 이곳은 ‘여행자들의 마을’이라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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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페드로 데 아따까마를 향하는 버스를 타고

    기나긴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갑자기 웬 허허벌판에 다다릅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낡은 흙벽만 서 있을 뿐인데, 이런 곳에서 '도착'했으니 내리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이곳을 처음 찾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당황하여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을 듯 한데요, 그도 그럴것이 정말 주변에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지요. 농담이나 비유가 아니라 정말 딱 위의 사진 같은 곳에서 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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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다행히 이곳이 마을의 전부는 아닙니다. 버스가 내린 곳은 마을 입구에 해당하는 셈이지요. 사막 위에 세워진 마을 답게, 훅 끼쳐오는 모래바람을 맞으며 다른 여행자를 따라 토담을 끼고 10여분을 걷습니다. 그러다보면 아따까마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아로마스 광장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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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로마스 광장

    광장에 다다르면, 늘어서 있는 호스텔과 지역 여행사, 식당과 가게 등을 마주하게 됩니다. 총 인구 3천여 명에 불과하기에 아따까마 자체는 굉장히 작은 마을이지요. 찾아오는 여행자들에게 마을의 수입을 의존하는 땅인 셈입니다.

    이곳에 도착한 여행자가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예약한 숙소에 짐을 품과 동시에 주변 여행사로 찾아가 관광 상품을 예약하는 것입니다. 먼저 메인이 되는 것은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행 지프투어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겠지요. 저는 2일 정도 이곳에 더 머무르고 우유니를 향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2일 동안 이곳 아따까마를 즐길 수 있는 다른 프로그램을 살펴보기로 했지요. 사실 아따까마는 그저 관문처럼 스쳐 지나가기엔 아까운 곳입니다. 매력적인 볼거리가 제법 있기 때문인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저의 흥미를 잡아끈 것은 바로 '달의 계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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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따까마 사막

    여행자의 마을 산 페드로 데 아따까마. 그 남쪽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아따까마 사막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사막의 특징이라면 소금사막과 모래사막이 합쳐진 형태라는 것이지요. 소금사막에서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이 아따까마 사막의 생성과정은 우유니의 생성과정과 동일합니다.

    바다였던 곳이 지역 융기에 의해 솟아오르면서 소금호수가 되고 안데스 산맥에서 강물이 이쪽으로 흘러 들어오면서 고염분, 고미네랄의 호수가 형성됩니다. 그러다 건조한 기후로 변하게 되면서 물이 증발하고 소금층과 암석화된 소금만이 남는데, 사막 중에서도 고지대에 위치한 덕분에 다른 지역보다도 특히 건조한 날씨를 보입니다. 그렇게 바짝 말라들어간 땅 위로, 오랜 시간에 걸쳐 풍화작용이 일어납니다. 암석은 자갈로, 자갈은 모래로 변해 점차 소금 위를 덮어버리는 것이지요. 현재의 아따까마 사막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형성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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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의 계곡

    일견 로맨틱해보이는 이름이지만, 아따까마 사막을 지나 찾아가는 달의 계곡은 황량하면서도 신비롭습니다. 위 사진 속 풍경이 바로 달의 계곡이며 그 너머가 바로 아따까마 사막입니다. 즉, 안데스 산맥과 이 '달의 계곡'으로 형성된 지형 사이에 아따까마 사막이 끼어있는 셈이지요.

    '달의 계곡'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마치 달의 지형을 닮았다하여 붙은 이름인데요, 마치 땅을 구겨놓은 것처럼 꾸깃꾸깃한 모양이 인상적입니다. 또 그 바로 옆에 평평한 아따까마 사막이 펼쳐져 더욱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떻게 같은 땅 위에 계곡같은 지형과 평원같은 지형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인지, 그 형성과정이 궁금하신 분들도 계시겠지요? 원리는 간단합니다. 여러분의 방바닥에 혹시 카펫이 깔려 있다면 잘 깔려진 카펫의 한쪽 끝부분을 수평으로 밀어보시길 바랍니다. 끝부분부터 꾸깃꾸깃 접히기 시작할 겁니다. 바로 그렇게 꾸깃꾸깃 접힌 끝 부분이 달의 계곡을 포함한 산맥이며 아직 접히지 않고 펴져 있는 곳이 아따까마 사막인 셈이지요.  

    아따까마 사막은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로서도 큰 의미가 있지만 다양한 광물이 채굴되기 때문에 칠레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지역입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리튬이 나오지요. 아따까마 사막 남부 지역에는 리튬 광산이 두 곳 있는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리튬의 양이 무려 전 세계 생산량의 52%를 차지할 정도라고 합니다. 리튬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요? 그건 바로 우리가 쓰고 있는 핸드폰, 노트북, 기타 휴대용 기기의 배터리의 원료이기 때문이지요. 이 리튬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지금보다 몇 배는 크고, 무겁고, 수명이 짧은 휴대용 기기들을 쓸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바로 이러한 산업적 중요성 때문에 리튬이 대량 채굴되는 아따까마 사막이 칠레에서 중요한 지역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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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따까마 사막의 한 쪽 변두리에 바로 달의 계곡이 펼쳐져 있습니다. 아따까마 한 가운데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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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의 계곡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보면 이 굴곡진 지형들이 소금이 굳어 이뤄진 지형이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얗게 드러난 소금 뿐만 아니라, 갈색으로 보이는 돌들도 묻어있는 모래를 조금만 닦아내면 반투명한 암염이 드러나지요. 혀로 핥아보면 확실히 짠 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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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의 계곡은 '계곡'이란 이름답게 지형도 꽤나 험난한 지형이기 때문에 조심히 돌아다녀야 합니다. 또 고산지대여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턱 차오르고 힘들답니다. 충분히 물을 마셔가며 움직여야 하지요. 하지만 고생만큼 멋진 경치로 보답받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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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의 계곡을 나오면 자연 석상인 '세개의 마리아상'과 마주하게 됩니다. 돌이 기도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하여 '마리아'라 부르는 것이지요. 사실 우리 눈으로 보면 저 돌에서 마리아를 연상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만, '천주교'가 문화이자 생활인 남미에서는 자연의 경이로움에서 종교적인 의의를 찾아내는 것이 흔한 일이지요. '산 페드로 데 아따까마'라는 지명 자체가, '아따까마의 성 베드로'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마리아로 안보이는 것은 둘째치고, 분명 '세개'의 마리아상이라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석상은 두개입니다. 여기엔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데, 2010년 경 이곳을 방문한 유럽인 관광객이 술에 취해 3개의 석상 중 하나를 무너뜨렸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현재는 두개의 석상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마리아상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서 사진만 찍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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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따까마 사막과 달의 계곡 투어는 사구에 올라서 일몰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태양은 사구 너머에서 저물기 시작해 반대쪽 안데스 산맥을 갖은 색깔로 수놓습니다. 그 동안 도시에 갇혀 땅만 보고 살거나 높은 건물들로 막혀있는 하늘의 좁은 틈만 보고  살아왔기에, 이러한 풍경은 어쩌면 다시는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경건하고 엄숙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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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과 안데스 산맥은 점점 보랏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그렇게 아따까마의 하루는 저물어 갔습니다. 어둠이 깔리는 하늘 아래, 제 머리속을 스치고 간 생각은 오직 하나 뿐이었습니다. 

     "남미로 오길 참 잘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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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바비

    경제와 역사를 좋아하는 여행 초보자. 어디에 무엇이 있고 뭐가 좋다는 남의 감상보단 직접 부딪혀서 경험하고 얻는 내 감상이 더 낫다 생각하는 겁없는 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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