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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도 예술 건축물도 예술! 싱가포르 라셀러 예술학교

    Wish to fly Wish to fly 2013.07.18

    카테고리

    싱가포르, 예술/문화

    학교도 예술 건축물도 예술

    싱가포르 라셀러 예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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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s Google Earth!

    구글어스는 나에게 화수분과 같다. 구글어스를 통해 세상의 거의 모든 곳을 훔쳐본다. 저 유명한 도시의 어떤 광장을, 여행을 꿈꾸었던 장소의 한 교회를, 이름 한 번 들어보지 못한 마을의 좁디좁은 골목길을.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구글어스를 통해 여행하는 도시의 정보를 얻고,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옛 여행을 추억하며 내가 걸었던 그 길을 따라 걸어보기도 한다. 떠나기 좋아하고, 걷기 좋아하고, 옛 여행을 추억하기 좋아하는 나에게, 구글어스는 분명 세상의 온갖 장소들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화수분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싱가포르를 여행하기 전, 여느 때처럼 미리 여행을 떠났었다, 구글어스 안의 작은 싱가포르로. 하늘 높은 곳에서 도시의 생김생김을 보고, 조금 더 가까이 들어가 그네들의 삶의 장소인 집들의 모양새를 보고, 이내 그들과 같은 눈높이로 그들이 걷는 그 길을 따라 걸어본다, 잠시 후에 마주할 여행의 장소를 기대하면서.

    한껏 구겨지고 찌그러져 있었다. 호기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이건 무슨 건물인 게지? 오늘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싱가포르 라셀러 예술학교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우연히 시작되었다. 10년이 넘도록 건축을 동경해 왔고, 치열한 건축학도였으며, 또 지금은 건축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다보니, 여행지에서 독특한 건축물을 발견하면 눈길을 안 주려해도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결국 싱가포르 여행 중에도 이 독특한 건축물을 찾아가 한껏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왔다. 
     

    라셀러 예술학교

    주소 : 1 McNally St., Singapore, 187940

    가는 법 : MRT 리틀인디아 역으로부터는 로커 카날 로드를 따라 남쪽으로 5분, 부기스 역으로부터는 같은 길을 따라 북쪽으로 7분 정도를 걷는다.

    홈페이지 : http://www.lasalle.edu.sg/

    건축가 : RSP Architects Planners & Engineers (Pte) Ltd

    요약 : 디자인, 미술, 미디어 아트, 공연 예술 등 예술 전반에 대해 교육하는 싱가포르의 아트 스쿨.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열린 교육을 지향한다.

     

    먼 곳으로부터 가까이로. 한껏 구겨지고 찌그러진 라셀러 예술학교를 찾는다. 죽죽 찢어 놓은 건축물, 라셀러 예술학교. 주변의 잘 정돈된 싱가포르의 모습과 강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예술학교는 MRT 리틀인디아 역과 부기스 역의 중간 즈음에 위치하고 있었고, 내가 묵었던 호스텔도 리틀 인디아에 위치하고 있었던지라 쉽게 학교를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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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렬한 첫 만남

    그냥 지나치려야 지나칠 수 없게 생겼다. 검은색이 모던하게 느껴지던 외벽, 무심한 듯 숭숭 뚫린 창들, 커다란 찢어짐들 사이의 멋스러운 대공간. 다음 공간들을 기대하며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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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캐노피 아래, 두 건물 사이의 재미있는 공간.

    브릿지가 들쭉날쭉 걸려 있고, 발코니는 툭툭 튀어나와 있고, 아래는 활짝 열려 잠시 들른 여행자마저도 환영하던 곳. 예술학교라는 이름 그대로 예술이구나. 예술은 어려운 게 아니라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거라고 건축물은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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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열린 공간은 있는 그대로 열린 장소. 건축가의 열린 마인드. 그리고 그 곳을 사용하는 이들의 열린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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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에 대한 관심, 또는 자부심

    라셀러 예술학교의 전체모습은 이렇게 축소 모형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이곳 저곳을 여행하다 보면 이렇게 특정 건축물 내에 축소 모형을 설치해둔 것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일반인들도 건축에 관심이 있기에, 또 그들의 건축물에 자부심이 있기에 볼 수 있는 풍경일 터. 대한민국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건축으로 먹고 사는 나에게는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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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열린 라이브러리

    강의실과 스튜디오들도 둘러보고 싶었으나 방해가 될 것 같아 그만두고, 라이브러리에 잠시 들러본다. 역시나 열려 있다. 수상하고 낯선 여행자에게 조차 왜 왔느냐, 여기 들어오면 안 된다, 막아서는 이 없는 자유로움이 그곳에 있었다. 수없이 많은 예술 관련 서적들. 학교 도서관에서 보았던 건축 서적들이 반가웠다. 허나 무엇보다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의 라이브러리, 그것이 가장 부러웠을 게다. 그 순간, 너무도 답답해서 숨이 막힐 것 같은 우리네 도서관 풍경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으니.

     

    뒷 이야기

    이 여행은 졸업설계를 앞둔 방학 동안의 짧은 쉼이었다. 라셀러 예술학교의 감흥 때문이었을까. 내 졸업설계 주제도 역시 예술학교였고, 어렵사리 라셀러 예술학교의 설계자와 연락이 닿아 그들의 건축이야기들과 자료들을 얻을 수 있었다. 싱가포르의 열린 건축가들의 마인드는 머나먼 한국 땅의 건축학도에게도 활짝 열려 있었다.

     

    이런 여행자에게 추천

    건축을 공부하는 건축학도 여행자.

    미술관의 갇힌 예술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예술을 마주하려는 여행자.

    리틀인디아를 걷다가 그늘이 필요한 여행자에게.

     

     

     

     

     

     

    Wish to fly

    건축이라는 것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 여행의 경험으로 다시 건축을 하는 여행이 생활이고 생활이 여행인, 여행중독자입니다. http://blog.naver.com/ksn33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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