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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양산 자연휴양림에서 사랑으로 힐링하다

    녹색희망 녹색희망 2013.06.14

    카테고리

    전라, 음식, 풍경

     

    부모님과 함께하는 힐링산책 

    전남 화순 안양산 자연휴양림과 흑염소 블랙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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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싱그러움이  절정에 이르는 계절입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통해 정을 나누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계절이지요. 매 주말이면  집에서 가까운 거리나 또는 멀리까지 여행을 떠나는 일이 일상인 우리 가족인데요, 그 중에서도 한 달에 한 번은 '부모님', 그러니까 어린 손양에게는 '할아버지 댁'을 찾아뵙고 그 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고 노력합니다.

    비록 바쁜 일상 속에서 '한 달에 한 번'이라는 약속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딸아이 손양이 태어나고부터 그 약속을 중요한 우선순위로 두는 것은,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여행은 즐거움도 즐거움이지만, 손양에게 '큰 배움'이 된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를 모시고 공경하는 일'의 중요함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자식이자 부모인 내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었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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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양이 언제인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 나, 할머니 집에 가기 싫어. 할머니 집에만 가면 엄만 나에게 관심이 사라져. 온통 할머니, 할아버지만 사랑하고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잖아요....." 

    언젠가 어린 손양도 이해할 수 있을테지요. 하나밖에 없는 나의 딸인 손양을 아낌없이 사랑하는 그 마음처럼, 할머니 할아버지가 엄마를 사랑해 주셨음을요. 그 사랑은 우주의 순환처럼 돌고 돌아, 그렇게 할머니에게서 나에게로 다시 손양에게로, 또 다시 손양의 아이에게로 전해져가는 위대한 사랑의 법칙임을요. 

     

     

     

    운무 덮인 힐링 숲, 안양산 자연 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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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이번 주말에는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전남 화순으로 힐링 여행을 떠났습니다. 안양산 자연휴양림은 아름다운 숲길로도 유명할 뿐 아니라, 근처에는 보양식으로도 그만인 흙염소 블랙푸드까지 맛볼 수 있어서 부모님과 함께 하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였지요. 거기에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근처 운주산의 사찰을 돌아보거나 물 좋은 화순 온천에서 온천 여행도 곁들일 수 있는 코스입니다. 

    아흔을 앞두고 계시는 부모님께서는 몇 해 전부터 체력이 많이 쇠하셔서, 특히 아버님은 장거리 외출 시 휠체어에 의존하십니다. 따라서 두 분과의 여행 장소를 정하는 것은 매번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여행지가 많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보니 전남 화순의 안양산은 우리 가족에게 딱 맞는 여행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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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산 자연휴양림을 오르니 물안개처럼 짙은 운무가 자욱히 깔려있습니다. 상쾌하면서도 신비로운 그 풍경에 부모님도 연신 감탄을 하셨지요. 

    이곳 자연휴양림이 조성된 곳은 근대화 되기 전, 곡성-화순-광주를 잇는 교통로였으며 임진왜란 당시 의병이 주둔했던 '둔병재'가 있었을 만큼 요충지였습니다. 지금도 옛 성곽과 참호 등의 흔적이 남아있고 병기를 만들었던 쇠메기골에서는 쇠찌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그러한 땅이 20만 평의 넓은 자연휴양림으로 멋지게 변신한 것입니다. 

    인공림과 천연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삼림욕에 안성맞춤이며, 특히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발산되는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으로 된 오솔길은 누구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고즈넉함을 뽐내며 신비한 비밀의 숲처럼 조성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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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산 등산로와 연결되어 무등산 정기를 그대로 품고 있는 안양산 휴양림에는 산책로, 통나무 숙소, 사계절 썰매장, 어린이 숲 놀이터, 체력단련장, 야외 수영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 여행으로 적격입니다. 물론 저는 휠체어를 탄 부모님과 함께였기에 코스에 제한이 있었지만, 체력만 허락한다면 이 아름다운 산의 정기를 온 몸 가득 받아 돌아갈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편백나무 오솔길은 난이도에 따라 적게는 30분, 많게는 50분 가량이 소요되는 세 가지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만 경사가 있는 흙길이라 휠체어로 이동하기 어려울 것 같아 눈 앞에 펼쳐진 숲의 정경을 바라보며 그저 안타깝게 발만 굴리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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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내가 한번 둘러보고 올게요! "

    사전답사를 떠난 손양은 잠시 후 반색을 하고 뛰어옵니다.

     "엄마, 엄마! 정말 멋져요! 할머니 모시고 올 수 있어요. 출렁다리를 건너면 돼요! 할아버지는 맞은 편으로 휠체어로 건너 오시면 되고요."

    손양이 출렁다리를 무서워하시는 할머니 손을 잡고 길을 안내합니다.

    "오매, 오매, 우리 강아지가 있은께 할미가 하나도 안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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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양림 산책로는 매표소 쪽 건너편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휠체어로는 산책로 초입까지 편맥나무와 삼나무 숲을 잠깐이나마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경사가 있어서 힘차게 휠체어를 밀어야 하지만요. (^^) 휠체어를 타지 않으신 할머니는 등산로 하산길과 연결된 매표소와 주차장 쪽 포장길을 따라 곧장 오르신 뒤 둔병재 이에 설치된 출렁다리를 건넜습니다. 

    출렁다리를 지나면 버섯재배숲과 푹신한 흙길의 산책로를 만날 수 있어요. 향긋하고 싱그러운 힐링 숲을 거닐고 있으니 어린 손양도 마치 숲의 요정처럼 사뿐사뿐 춤을 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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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할아버지 손 잡고 만난 푸른 휴양림. 전남 화순의 안양산 자연휴양림은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등장한 나무정령 엔트족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신비로운 숲 속 풍경이었습니다. 그 길을 이렇게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걷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절로 힐링이 되는 여행지입니다. 

     

     

     

    블랙푸드, 흑염소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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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푸드 Black Food를 아시나요? 

    블랙푸드란 항산화, 항암, 항궤양 효과가 탁월한 '검은색 음식'을 일컫는 말입니다. 검은 콩, 깨, 흑미, 가지, 포도, 오디, 오골계, 흑염소 등 '검은빛'을 띠는 식재료에는 공통적으로 안토시아닌이라는 수용성 색소가 들어있는데, 이것이 바로 몸 속에서 노화를 방지하고 질병을 예방해주는 효과를 일으킨다고 합니다. 심장질병, 뇌졸중, 암을 비롯하여 각 종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고 하는 블랙푸드. 한 때 전 국민이 '웰빙 열풍'에 사로잡혔을 당시 주목받은 음식이기도 하지요.  

    전라도 화순은 특히 블랙푸드 건강식이 유명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흑두부와 다슬기를 비롯하여 청정한 화순 전역의 산야에서 방목하며 키워낸 흑염소 보양식이 일품인 지역이지요. 많은 식당이 있는데 이번에 부모님을 모시고 간 곳은 '화순 흑염소집'이었습니다. 흑염소는 예로부터 쇠해진 기력을 채워주는 보약으로 소문났지요. 실제 저희 어머님도 형제들의 산후에 꼭 해주시던 보약이었는데, 이제는 자식들인 우리가 부모님 보양식으로 대접하는 메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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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육도 누린내 없이 담백하고 부드러웠고, 흑염소 탕은 부추와 깻잎같은 채소를 수북하게 넣어 끓여내 진하고 고소한 국물맛이 일품이었습니다. 한 그릇 먹고 나면 금세 몸이 건강해지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지요. 모든 식재료는 군내산이고 곁들여 나오는 단촐한 반찬들도 평소 보기 힘든 '방풍'이라는 약초로 만든 장아찌 같이 귀한 것들만 준비됩니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잘 드시는 모습만 봐도 제가 먹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렇게 몸과 혀가 만족하는 화순으로의 힐링여행. 반나절의 나들이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듯했습니다. 

     

     

    INFORMATION

     

    안양산 자연휴양림 

    주소 : 전남 화순군 이서면 안심리 (무등산 동쪽 기슭 해발 400m)
    전화 : 061) 373 - 2065
    수용인원 : 하루 약 3천명 (오전 9시~ 오후 6시)
    주차료 : 소형 2,000원 / 대형 5,000원
    입장료 : 1인 1,000원 (휠체어는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팁 : 무등산순환버스가 휴양림 바로 앞까지 운행합니다.

    화순 흑염소 (운주골법인 소곡농장직영) 

    주소 : 전남 화순군 화순읍 일심히 58-1 (전대병원 옆)
    전화 : 061) 371 - 5747
    가격 : 흑염소탕  12,000원 / 수육 50,000원(中),  70,000원(大)

     

     

     

    녹색희망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얻게 된 낮고 겸허한 세상 바라보기를 통해 ‘공정한 세상’,’윤리적 여행’ ,‘착한 여행’, ’더불어 행복해지는 삶’ 으로까지 너른 시야를 갖춘 여행자가 되어간다. 그 이야기는 블러그, 잡지, 그리고 책을 통해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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