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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의 어느 화창한 날, 런던 근교 브라이튼으로!

    wild but mild wild but mild 2013.07.11

     

    영국, 어느 화창한 날  

    런던 근교 브라이튼 & 세븐 시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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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이튼 해변

     

    만약 당신이 런던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가장 먼저 어디가 가고 싶으신가요?

    저는 '서퍼' 기질을 버리지 못하고 가장 먼저 '어느 바다가 제일 가깝나'를 살펴봤습니다. 물론 런던 시내에서도 볼 것, 할 것이 가득하겠지만 아무렴 서퍼는 서핑할 때가 가장 행복한 법이니까요. (^^;) 그래서 1순위로 점찍어뒀던 목적지가 바로, 런던 근교의 바닷가 마을인 브라이튼(Brighton)이었지요. 서핑하기에 적합한 바다는 아닌 것 같았지만, 그래도 바닷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싶었거든요. 날씨가 흐린 날 가면 섭섭할 것 같아서 '화창한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날만 좋으면 다른 계획 다 취소하고 언제든지 브라이튼으로 향하겠다는 다짐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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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그 기회는 빨리 찾아왔습니다. 런던에 도착한 다음 날인 토요일, 제가 고대하던 화창한 날씨가 펼쳐진 것이지요. 그렇게 저는 브라이튼을 향했습니다. 심지어 주말을 맞아 출근하지 않는 런던 거주의 친구 차를 얻어 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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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튼으로 가는 길, 우리는 겸사겸사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에 먼저 들르기로 했습니다. 세븐 시스터즈는 7개의 하얀 석회 절벽으로 유명한 곳으로, 도착하고보니 듣던 대로 역시 절경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약 1억 3천만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으로, 해조류와 조개껍데기의 석회질로 이루어져 특히 화석 채집자들에게는 인기만점인 지역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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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물 또한 석회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뽀얀 빛이 감돌더군요. 맛은 물론 평범한 바다맛이었습니다만. (^^;) 하늘은 맑았지만 바람이 제법 쌀쌀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돗자리를 깔고 간식 먹는 피크닉객들이 곳곳에 있는 것으로 보아, 근처 주민들의 나들이 장소로 애용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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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벽 아래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

     

    이 하얀 절벽은 영화 '어톤먼트'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절경은 절경이에요. 새하얗게 드러난 절벽과 푸른 언덕, 파란 바다가 어우러져 어떤 영화에 나와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다만 절벽 위는 바람이 거세게 불기 때문에, 어린아이나 반려동물과 함께 하신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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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븐 시스터즈 주변에는 주차장과 공중 화장실, 간단한 매점 등이 있긴 한데 관광지치고 식당이나 가게가 보이질 않습니다. 그러니 세븐 시스터즈에 미리 먹거리를 준비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저야 늘 간식 상비중!)  

    그러나 이제 간식으로도 채워질 수 없는 배고픔... 덕분에 브라이튼으로 다시 향했습니다. 브라이튼은 런던과는 또 다른 아기자기함이 넘치는 마을이었는데, 화창한 날씨 덕에 더욱 환하고 밝아 덩달아 기분도 좋아지는 곳이었어요. 우리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날씨 좋은 주말을 즐기고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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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이튼의 활기찬 거리

     

    우리도 유료 주차장에 차를 맡기고 거리의 흐름에 몸을 맡겼습니다. 브라이튼의 유료 주차장은 1시간에 7.5파운드. 6시간 이상은 27파운드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가격이 또 올랐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역시 본래의 목적지인 바다를 향해 나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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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유롭게 낮술 한 잔~!

     

    해변가에는 펍이 즐비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한가로운 오후의 햇살을 즐기며 야외 테이블에 한 자리 잡고 있더군요. 저희도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영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영국의 전통음식'인 피쉬 앤 칩스를 주문했지요! 레몬즙 꾹 뿌리고 하얀 타르타르 소스와 초록 과카몰리(아보카도 소스)를 찍어 열심히 먹었답니다. 이 순간이 바로 천국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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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브 음악 공연 한 마당

     

    이렇게 펍에 앉아있으면 종종 라이브 음악 공연도 펼쳐지는데, 음악에 맞춰 흥이 한껏 오른 영국 청년이 무료(?) 스트립쇼(!)를 보여주더라고요. 수위는 고등학생 관람가 정도랄까요... 이럴 때 영국 문화의 대담함이 실감납니다. 나름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는데 말리는 사람 하나없이 모두가 한 마음으로 환호~! 저도 안 보는 척 다 봤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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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한국인이고 영국인인지 잘 모르시겠죠? (^^)

     

    그런데 한쪽 테이블을 보니 카모플라쥬(군복 프린트) 의상을 입은 여자분들이 모여 계시더라고요! 군인들은 아닌 것 같았고, 일종의 동호회 모임처럼 보였습니다. 마침 저도 비슷한 밀리터리 룩을 입고 있었기에 반가운 마음에 기념 사진을 남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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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 날 새로운 음료를 알게 되었어요. 핌스(PIMM’s)라는 과일 칵테일주인데, 영국인들이 여름에 즐겨 마신다고 하네요. PIMM's 라는 술 자체는 알코올 도수가 25도 정도 된다고 하지만 과일과 레몬에이드를 섞어서 달고 맛있는 칵테일이 되었더라고요. 언뜻 샹그리아와 비슷한 느낌의 맛이었어요. 물론 도수가 높으니 맛있다고 너무 많이 마시면 안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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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와 가벼운 음주(?)를 마치고, 바닷가에서 한껏 햇살을 만끽한 뒤 부둣가(Pier) 쪽으로 이동해 봤어요. 가는 길에 반갑게도 서프샵을 하나 발견! 물어보니 1년에 반 정도는 이곳에서도 서핑을 즐길 만한 파도가 친다고 해요. 그러나 아쉽게도 제가 간 날은 파도가 거의 없다시피 잔잔했습니다. 정말 아주 조금만 파도가 있었어도 바다에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실제로 바다에 들어간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쑥쓰러워 못들어갔네요. 후회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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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신 동심으로 돌아가 놀이기구라도 열심히 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로맨틱한 회전목마가 돌아가는 풍경이 제법 운치가 있더군요. 설레는 마음으로 통과의례(?)처럼 아이스크림과 도넛도 맛봤습니다. 둘 다 평소에 좋아하지 않는 음식들이지만 마치 이곳의 명물 간식처럼 느껴져 그만....

    놀이기구는 생각보다 비쌉니다. 그래서 4파운드 정도에 간이 롤러코스터 한 번 타고 끝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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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신 이렇게 햇살을 즐기며 산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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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뉘엿뉘엿 기울기 시작할 무렵, 슬슬 주차장 쪽으로 다시 걸어오면서 보니 유서 깊은 건물과 공원, 아기자기한 샵들도 참 많더라고요. 소박한 정취를 느끼며 느긋하게 이곳에 머물러도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의외로 볼거리가 많은 줄 몰랐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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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에서 기차로 5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항구마을, 브라이튼. 그러나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볼 것이 많은 곳이었어요. 런던에서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당일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여행자들도 종종 들러가기 좋은 곳이에요.

    대중교통으로 브라이튼과 세븐 시스터즈를 모두 다녀오시려면, 런던 빅토리아역 또는 런던 브릿지 역에서 브라이튼행 왕복 기차표(www.nationalrail.co.uk, 25파운드)를 사고, 브라이튼 역 밖 Travel Center에서 1Day Save Ticket(3.5파운드)을 사서 버스를 타고 세븐 시스터즈를 다녀오면 된다고 합니다(약 1시간 거리). 또 서든레일 사이트(www.southernrailway.com)에서는 기차표와 버스표까지 한꺼번에 살 수 있다고 하네요(기차 10파운드, 버스 3파운드, 단 10시 이후 기차만 이용 가능).

    기차표를 미리 살 경우에는 평소 가격보다 다소 저렴하게도 구입할 수 있는 것 같은데, 가능하면 그 날 그 날 날씨를 봐가며 화창한 날 찾아가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불편하시다면 가격은 좀 더 비싸겠지만 현지 여행사의 당일 여행 상품을 이용하시는 것도 편리합니다.

    요즘같은 계절에는 브라이튼 야외 펍에서 마셨던 핌스와 피시 앤 칩스가 종종 그립습니다. 그 맛은 평생 못잊을 것 같네요. :)

     

     

     

     

    wild but mild

    주중에는 한 대학교의 홍보담당 직원으로서, 주말에는 지구별 방랑자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그리고 둥글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서핑에 입문해 좌충우돌 했던 이야기를 담아 2012년 여름, '서핑에 빠지다'를 출간했다. www.wildbutmi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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