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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축구기행, 가장 뜨거웠던 경기장은 어디일까?

    arena arena 2013.07.13

     

    베식타쉬의 홈 경기장,

    이노누 스타디움(Inonu Stadium)에 놀러오세요!

     

    airbnb(www.airbnb.com)를 통해 방을 구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그 집의 위치였다.
    나는 이스탄불에 머무는 동안 주말이 되면 축구장에 갈 계획이었고, 그러니까 이왕이면 축구장 근처에 살고 싶었다.
    이스탄불에는 축구장이 많지만,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베식타쉬의 홈경기장이다.
    그래서 나는 이스탄불의 많은 집들 중에서, 베식타쉬에 위치한 Ada의 집을 선택했다.
    ('베식타쉬'는 이스탄불에 있는 지역 이름인 동시에 그 지역을 연고로 하는 축구 클럽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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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siktas J.K의 홈 경기장인 Inonu Sta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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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경기장 때문에 나는 베식타쉬 지역에 방을 구했다.

     

    이스탄불은 유럽에서 가장 축구 클럽이 많은 도시이다.
    1부 리그에만 해도 무려 다섯 개의 클럽이 이스탄불을 연고로 하고 있다.
    (그 중 '이스탄불 BB'는 올 시즌 강등을 당했기에 내년 시즌에는 1부 리그에서 볼 수 없다.)

    터키 리그를 이끌어 가고 있는 팀들도 사실 상 모두 이스탄불의 클럽들이다.
    그 중에서, 최근 들어 가장 성적이 좋은 팀은 갈라타사라이.
    가장 부자 구단으로 손꼽히는 팀은 페네르바체.
    그리고 가장 열정적인 서포팅을 펼치기로 유명한 팀이 바로 베식타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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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염을 터트리며 써포팅하는 베식타쉬 팬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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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식타쉬 팬들은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노누 스타디움을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스탄불을 여행 중이라면, 굳이 애써 찾아가지 않아도 이노누 스타디움을 한 번쯤 지나치게 될 것이다.
    이 경기장은 트램와이(Tramvay)의 종착역인 카바타쉬(Kabatas)역 근처에 있다.
    역에서 내린 후, 트램을 타고 왔던 쪽과 반대쪽으로 5분 정도만 걸어가면 이노누 스타디움이 나타난다.

    홈 서포터석인 북쪽 스탠드에 서면 유럽 지구와 아시아 지구가 모두 보인다는 점에서 이노누 스타디움은 매우 특별하다.
    그러니까 이곳은, 두 대륙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축구장인 것이다.

    경기장 앞에는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ce Saray)과 돌마바흐체 자미(Dolmabhcem Cami)가 있다.
    그 너머엔 보스포러스 해협이 있고, 시선을 조금 올리면 보스포러스 대교가 보인다.
    이런 지리적 위치 때문에, 이노누 스타디움에서 바라보는 이스탄불의 풍경은 정말로 아름답다.
    모르긴 몰라도, 경기가 끝나고 나왔을 때 이노누 스타디움 만큼 환상적인 풍경을 마주치게 만드는 경기장은 흔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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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장 밖으로 돌마바흐체 시계탑과 돌마바흐체 자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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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가 질 무렵의 베식타쉬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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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곳은 해가 진 후의 풍경이 더 아름답다

     

    이노누 스타디움은 1947년에 세워졌다.
    처음 공사가 시작된 건 1939년이었으나, 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중단됐다고 한다.
    그러다 터키의 2대 대통령인 이즈멧 이노누에 의해 다시 공사가 시작되었다.
    전해내려오는 설에 의하면, 이즈멧 이노누 본인이 베식타쉬의 팬이었다고 한다.

    처음 완공되었을 때만 해도, 이 경기장의 이름은 '돌마바흐체 경기장'이었다.
    그러다 1973년, 이즈멧 이노누의 이름을 따서 '이노누 스타디움'이 되었다.

    처음부터 이곳이 베식타쉬만의 경기장은 아니었다.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 역시 한동안 이 경기장을 나누어 사용하였다.
    1964년 갈라타사라이의 옛 경기장인 알리 사미 옌 경기장이 완공되고, 페네르바체의 홈구장인 쉬크리 사라졸루 스타디움이 생기면서,
    이노누 스타디움은 베식타쉬만의 경기장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 이 경기장 역시 새로 지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노누 스타디움은 매우 아름답지만, 지어진 지 오래 되었기 때문에 시설이 낙후된 편이다.
    때문에 지난 시즌 마지막 홈경기 때는 팬들이 눈물을 흘리며 이노누 스타디움과 작별인사를 했다.
    다행히 경기장 위치는 옮기지는 않을 예정이어서, 베식타쉬 홈구장만의 특별한 아름다움은 계속해서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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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장을 꽉 채운 베식타쉬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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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이렇게 밖에서 함께 응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베식타쉬 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인상적인 것이 결코 아름다운 주변 풍경인 것은 아니다.
    이곳을 가장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이노누 스타디움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서포팅이다.
    여행을 갈 때마다 대부분 그 나라의 축구장을 찾아가봤으니까, 꽤 여러 나라의 축구 경기를 직접 보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 어떤 곳에서도, 베식타쉬 팬들 만큼 멋진 서포팅을 펼치는 팬들은 보지 못했다.
    실제로 터키에서 나는,

    "네가 베식타쉬 경기를 먼저 봤다면, 페네르바체 경기는 좀 재미가 없을 거야."

    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 후에 직접 갈라타사라이 경기도, 페네르바체의 경기도 보러 갔지만.
    그리고 그들의 경기와 서포팅도 충분히 훌륭했지만.
    어쨌든 베식타쉬 팬들이 보여준 것과는 조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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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분 내내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는 베식타쉬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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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노누 스타디움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것은 바로 이들의 응원 모습이다

     

    미디어가 보여주는 터키 축구의 모습은, 조금 거칠고 그래서 조금 위험해 보이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실제로 터키 축구장에 가보면 특별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위험'을 감지할 일이 거의 없다.
    그보다도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일주일에 한 번씩 펼쳐지는 그 지역의 축제 같은 분위기이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유니폼을 차려 입은 사람들이 써포팅 곡을 흥얼거리며 경기장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은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흥미로운 축구 문화를 느끼게 한다.

    그러니 이스탄불까지 날아가는 비행기를 탄 사람이라면,
    축구 같은 공놀이나 시끄러운 응원 같은 건 질색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는 축구 선수가 없어도 즐겁게 경기를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야소피아나 톱카프 궁전이나 갈라타 타워뿐 아니라,
    베식타쉬의 홈 경기장에도 놀러오길 권한다.

    지금껏 만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바로 그곳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INFORMATION


    Inonu Stadium
    - 가는 법 : 트램와이(Tramvay)를 타고 카바타쉬(Kabatas)역 하차, 도보로 5분.
    - 티켓 가격 : W석 100TL, 홈 서포터석 35TL (1TL=약 600원)
    - Tip :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 베식타쉬 정도의 클럽들은 주말 경기 티켓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경기가 열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기들의 티켓을 구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티켓 오피스는 경기 당일 아침 11시에 열린다.
    티켓을 구하고 싶은 사람들은 아침 일찍 티켓 오피스를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럼에도 티켓을 구하지 못한 경우에는, 각자의 기지를 발휘할 것!

     

     

    arena의 '터키 축구기행' 다른 이야기 

     

    1) FC서울을 닮은 구단, 터키 페네르바체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136046

    2) 갈라타사라이의 홈구장,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135811

     

     

     

     

    arena

    '살면서 여행하기'를 모토로 좋아하는 축구를 좇아 세계 각국을 유랑했다. 축구 전문 미디어 '스포탈코리아'와 전문 잡지 '풋볼위클리'에서 객원 기자로 활동했으며 그 밖에도 다양한 미디어에 시민기자로서 투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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