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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해금소녀 독도해금소녀 2013.07.05

    카테고리

    기타, 에피소드

     

    나는 피지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순수의 섬, 피지 FIJI

     

    여름휴가를 앞두고 많은 분들이 아름다운 바다를 찾아 휴양지를 물색 중일테지요. 제 주변 지인들도 요즘 부쩍 저에게 피지(Fiji) 관련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이것저것 알려드리다보니 저도 문득 추억 속의 피지가 그리워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피지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거든요. 장난꾸러기인 저를 마냥 귀엽게만 봐주던 친구들과 방과 후 나무에 올라 망고나 파파야를 따먹던 그 시절. 언제든 바다로 뛰어들어 수영을 하거나 낚시를 하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도 첫사랑을 떠올리는 듯 가슴이 저릿저릿합니다. 

    떠오르는 이야기가 너무 많으면 도리어 말문이 막히지요. 저에게 피지란 그런 곳입니다. 가슴 가득 푸른 추억이 넘실거리는 곳. 오늘은 저의 추억담을 겟어바웃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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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피지를 두고 '원시가 숨 쉬는 섬'이라고 합니다. 남태평양의 이 외딴 섬에는 원주민들과 휴양을 찾아 왔다가 그대로 눌러살고있는 이방인들의 삶이 조화롭게 뒤섞여있지요. 피지에서 살던 시절, 저는 바다가 모두 이런 색깔인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물빛을 볼 수 있는 곳은 흔하지 않았죠. 제가 가본 곳 중, 그나마 피지의 바다와 가장 흡사하다고 느꼈던 곳은 '안다만 제도'. 인도와 미얀마 사이에 위치한 그 바다가 가장 피지와 닮은 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 피지는 어딜가나 투명하고 그림같은 바다가 펼쳐져 오히려 그 아름다움을 잊고 지낼 때가 많았어요. 빌딩숲에 둘러싸여 간신히 숨만 쉬며 살아가는 요즘에야 그 아름다움이 절실하게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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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지의 로컬맥주, 피지 비터(Fiji Bitter). 아직도 제 지갑 안에는 꾸덕꾸덕 접어놓은 피지비터의 라벨이 들어있습니다. 피지의 로컬맥주는 3가지 종류가 있어요. 순한맛이 부드러운 골드, 일반적인 보통맛의 맥주,톡 쏘는 쓴맛의 피지 비터. 그 중에서 저는 쌉쌀한 피지 비터가 제일 좋았지요. 

    피지 사람들은 대부분 애주가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안주삼아 시원한 맥주를 얼마나 많이도 마셨는지요. 저도 평생 마신 술 중 대부분이 피지에서 친구들과 마신 술인 것 같아요. 심지어 그 땐 한국 나이로 미성년자였는데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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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피지 사람들은 대부분 나무타기의 명수입니다. 10미터 높이의 야자수도 맨손으로 올라가 코코넛을 따올 정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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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지의 시간은 느리고 한없이 다정합니다. 도시의 여느 삶처럼 디지털 문명에 찌들지 않은 그들이기에 '여가시간'은 한없이 자연과 친구가 되는 시간이지요. 쪽배를 타고 나가 수영을 하다가 배가 고프면 피지의 고구마나 감자쯤 되는 '카사바'나 '달로'를 쪄서 먹고, 해변에서 모래사장이나 카드놀이를 하다가 해 질 무렵이 되면 다같이 모여 노을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피지에서 친구들과 보낸 저의 일상이었습니다. 그 때 만큼 몸도 마음도 순수했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여유와 순수로 가득했던 그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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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지 사람들은 정답고 흥겹습니다. 항상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재주를 갖고 있지요. 충동적으로 떠나고 싶을 때 바로 떠나는 것이 가능했기에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여기저기 몰려다니며 재미있는 놀잇거리를 찾아내곤 했습니다. 어느 날은 맥도날드를 클럽으로 만든 적도 있지요. 춤과 음악을 좋아하는 피지 친구들은 어디서든 음악만 들려오면 쉐킷쉐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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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피지에서의 나날이 마냥 '휴양지' 느낌 뿐이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저의 학창시절 역시, 여느 국가의 학창시절처럼 동아리 활동을 비롯하여 다양한 교내 행사로 점철되어 있지요. 하루하루가 똑같았던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치어리딩을 했었는데, 물론 연습을 핑계삼아 매일같이 수영장에서 친구들과 놀던 시절은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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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가장 즐겨한 소일거리는 낚시가 아닐까 싶네요. 저 역시 어렸을 때부터 뭐든 잡는 걸 좋아했기에, 항상 친구들과 낚시를 가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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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는 종종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친구들이 잡았던 물고기 중 가장 큰 녀석의 이름은 우리에겐 생소한 '빠까빠까'. 제 팔 길이보다 훨씬 클 정도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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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지에서의 학창시절은 정말 하루하루가 즐거웠던 것 같아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학창시절은 참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지요. 친구들의 장난 역시 하루도 쉬는 일이 없습니다. 피지의 교복은 독특하게도 남자들도 치마로 되어 있어요. 이건 바로 피지의 전통 의상 쑬루(Sulu)를 본따 만든 것인데, 하나로 된 천을 허리에 둘둘 말아 입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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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가릴 것 없이 어디서나 널부러져 뒹굴뒹굴 노는 것을 좋아하는 피지 아이들. 낙천적이고 느릿느릿한 피지의 국민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들입니다. 사진 속 친구들이 '뒹굴고'있는 곳은 도서관이라는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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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보니 피지 사람들의 분위기는 어딘가 인도를 닮았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다녔던 여행 중에, 유난히 인도가 마음에 들었던 것도 아마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우습게도, 제가 한국에 와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지하철 바닥에 앉으면 안된다'는 사실이었으니 말이죠. 

    언제나 제 마음 한 구석에서 든든히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곳, 피지. 떠올리기만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 섬에, 언젠가 다시 한 번 갈 수 있겠지요? (^^)

     

     

     

     

     

    독도해금소녀

    2012년 3월부터 한복 입고 해금 버스킹하며 세계일주 중인 버스커ㅣ가이드북 <인조이 인도> <이지 시티 다낭> <저스트고 모로코> 저자ㅣ인도 터키 조지아 한인민박 라씨게스트하우스ㅣ인도, 유럽, 중남미, 모로코 배낭여행 인솔자ㅣ현지 코디ㅣ유튜버ㅣ통역, 영상 번역ㅣMs. FIJIㅣnowand4eva@naver.comㅣ인스타그램 @iamlas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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