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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님과 함께 걷는 다이아몬드헤드 트레킹

    고고씽 고고씽 2013.07.21

    카테고리

    풍경, 액티비티, 하와이

     

    하와이의 품에 안기다

    부모님과 함께 걷는, 다이아몬드헤드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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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을 모시고 떠난 하와이 가족여행. 부모님께 가장 좋았던 시간이 무엇이었나 여쭤보니 두 분 모두 이구동성으로 다이아몬드헤드를 외치셨다. 조금 의외다 싶다가도, 이내 '그렇지'하고 납득이 간다. 하와이의 아름다움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곳에 있어도 막상 그 속에만 있으면 그 가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우리들의 하와이 여행 역시 그러했다. 해변과 다운타운 안에서 시간을 보낼 때 우리는 즐거웠지만, 이곳이 하와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하와이가 얼마나 아름다운 섬인지를 피부로 실감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헤드 트레킹을 통해 높은 곳에 올랐을 때. 내가 지금 이 순간 얼마나 멋진 곳에 있는 것인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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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는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섬이기 때문에 형성 당시의 거친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산맥이 많다. 다이아몬드헤드도 그 중 한 곳으로 푸른 해변뿐만 아니라 높은 건물들이 즐비한 하와이 시내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뷰 포인트이기도 하다.

    보석을 연상시키는 이름이 인상적인데, 실제로 분화구 꼭대기의 암석들이 햇빛을 받아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것에서 유래한다. 이곳은 와이키키 동쪽 중앙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기도 하다. 

    우리 가족도 이른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어 자연 속 트레킹과 함께 일출까지 감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매일 밤 늦게까지 놀다가 잠들다보니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게 쉽지 않았다. 가족 세 명 다 각자 알람을 하나씩 맞췄음에도 첫날은 전원 기상실패! 둘째 날에야 트레킹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헤드, 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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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다이아몬드헤드 트레킹.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초록빛 내음이 그득한 전원이 펼쳐진다. 게다가 10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아름드리 나무가 곳곳에서 웅장함을 더한다. 너무 탐이 나 우리집 앞에 옮겨 놓고 싶을 정도로 잘 가꾸어진 공원이었다. 실제로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는 피크닉 장소라고 하니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이곳에서 마시는 공기는 한 모금에도 푸르름이 듬뿍 묻어나 절로 머리가 맑고 시원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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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판과 함께 마치 대자연으로 가는 관문인 듯한 오솔길이 나타난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트레킹의 시작이다. 다이아몬드헤드는 해발 232m의 야트막한 높이인데다 정상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완만한 편이지만, 넓은 분화구를 빙빙 돌아가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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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장한 나무가 서 있던 초입과는 대조적으로 식물들이 점차 메마르고 왜소해진다. 메마른 갈대가 대부분이고 드문드문 보이는 초록빛 나무도 키가 낮다. 이것은 화산 분화구로 지반이 바위이기 때문에 식물이 깊게 뿌리를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라 신비롭다. 

    야심차게 일출에 맞춰 오를 참이었는데, 오픈 시간이 오전 6시이다보니 오르는 중에 일출 때를 넘겼다. 다이아몬드헤드의 일출은 정상에 올라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이아몬드헤드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지만, 태양의 기운을 온 몸으로 받으며 씩씩하게 올라본다. 등산에 자신이 있다며 앞장 선 엄마의 얼굴도 어느덧 땀 투성이다. 다이아몬드헤드는 숲이 우거지지 않은 화산 산이기 때문에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는다. 선글라스와 선크림이 필수인 곳이다.

    정상이 보이기 시작하면 살짝 더 긴장해야한다. 수 많은 계단과 높은 경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 80여개의 계단을 지나면 용암 동굴이 나오는데 35만년 전의 화산 폭발로 생성된 것이다. 울퉁불퉁한 용암동굴 속에 있으니 자연 그대로의 품에 들어간 것이 실감난다. 동굴 속은 대낮에도 어둡기 때문에 손전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윽고 악명 높은 99계단이 우리앞에 나타났다. 이 계단을 열심히 오른 뒤 다시 한 번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정상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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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를 보면 후회할 지도 모른다. 가슴이 철렁, 손 끝이 저릿하는 느낌! 충실히 앞만 보며 오르는 것이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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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이 탁 트이는 멋진 풍경!

     

    정상에 발을 내딛는 순간. 하와이의 아름다운 해변들과 남태평양의 드넓은 수평선이 한 눈에 들어오면서, 하와이의 품에 포옥 안긴 듯한 느낌이 든다. 습도 없이 쾌청한 와이키키의 바람이 온 몸을 감싸고, 풍만한 하늘이 우리를 끌어안는다. 오르는 길은 힘들었지만, 정상에서의 이 순간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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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유롭게 앉아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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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 바다에 홀로서있는 하얀 등대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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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화구의 가장자리에 있다는 것이 실감나는 풍경. 중앙 부분이 움푹 들어가 있다

     

    슬슬 자리를 털고 내려가려고 할 때 즈음, 오르는 관광객들로 등산로가 붐비기 시작했다. 여유롭게 트레킹을 즐기고 다이아몬드헤드의 쾌청함을 느끼고 싶다면 역시 이른 아침에 오는 것을 추천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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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스쉐이브 미니버스

     

    하산의 또 다른 즐거움은 산 입구에 파는 별미를 맛보는 것! 한국에 막걸리와 파전이 있다면, 하와이에는 바로 요 아이스쉐이브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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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에서 꼭 맛봐야 할 간식거리로 손꼽히는 아이스쉐이브는 곱게 간 얼음에 달콤한 시럽을 뿌려주는 간단한 빙수인데, 다이아몬드헤드 트레킹을 마치고 한 입 가득 입에 넣으니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그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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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에서 보내는 시간은 일분일초가 너무 빠르다. 맛집도 찾아야하고 쇼핑도 해야하고 하루종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일까. 욕심이 나서 자꾸만 하나 둘 더하기 마련이지만, 역시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하며 하와이의 자연을 만끽하던 이 시간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부모님이 '다이아몬드헤드 트레킹'을 최고로 손꼽은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모처럼의 오붓한 시간.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여행 Tip

     

    다이아몬드헤드 트레킹 후기를 보면, ‘가벼운 산책 수준의 30~40분 내외의 등산’이라는 평이 많은데 적어도 나에게는 절대 아니었다. 정말로 산책을 생각하고 슬리퍼에 물 한 병 없이 나갔다가 전에 없는 고생을 했던 것이다. 반드시 운동화를 챙겨 신어야 하며 매점도, 약수터도 없는 정상에서 목을 축일 생수를 미리 준비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 취재 : Get About 트래블웹진 

     

     

     

     

     

    고고씽

    국문학을 전공하며 글쓰는 재미를 알게되었다. 이후 조선일보 공연리뷰어와 대학내일 국제팀 리포터로 활동하였다. 현재 중동, 남미, 인도 등 쉽지 않은 오지를 여행하는 쏠쏠한 재미에 푹 빠져있다. 평생을 두고 좋아할 수 있는 여행이 있어, 그리고 그 여행을 함께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 행복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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