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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의 국부, 아타튀르크를 찾아서!

    arena arena 2013.07.25

    카테고리

    지중해, 역사/종교

     

    터키의 국부, '아타튀르크'를 찾아서!

    '아타튀르크 묘'를 가다

     

    터키를 여행하다 보면, 누구나 케말 아타튀르크를 만나게 된다.
    아타튀르크는 65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터키의 가장 큰 광장 한 가운데에,
    수많은 박물관과 궁전에, 숱한 작은 까페와 음식점에, 그리고 터키 사람들의 가슴에,
    여전히 생생한 모습으로 살아 남아 있는 터키의 국부이다. 

    실제 이름은 '무스타파'이지만, 중학교 시절 총명하다는 이유로 '완전함'이라는 의미의 '케말'이란 이름을 받았다. 
    제 1차 세계대전 중, 갈리폴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이후 지도자라는 의미의 '파샤'라는 칭호를 받았고 그 후 '케말 파샤'라고 불렸다.

    1923년 터키 공화국의 제 1대 대통령으로 취임했으며, 193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나라를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터키를 세속 국가로 탈바꿈시키고, 일부일처제와 남녀평등권을 도입했으며, 
    로마자로 터키어를 표기하는 방법을 만들어 내 국민들의 문맹률을 낮추었다. 
    이런 그에게 터키인들은 '조국의 아버지'라는 뜻을 가진 '아타튀르크'라는 이름을 선사했다. 

    그가 남긴 공이 큰 만큼 여전히 비난의 여지가 남아 있는 문제들도 있지만, 터키 내에서 그의 위치는 한없는 존경의 대상이다.
    때문에 터키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아타튀르크를 마주치게 되는데,그런 그에 대하여 가장 잘 알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아타튀르크 묘'이다.

     

    ▲ 앙카라에 있는 '아타튀르크 묘'. 터키에서는 '아느트 카뷔르(Anit Kabir)'라고 불린다.

     

    앙카라의 높은 지대에 위치한 '아느트 카뷔르'는 기념묘라기보다도 마치 공원처럼 보인다.
    실제로 앙카라 시민들의 대표적 휴식 공간 중 하나라고 한다.

    '아느트 카뷔르'를 찾아가려면, 앙카라에 있는 두 개의 지하철 노선 중 안카라이(Ankaray) 선을 타고 탄도안(Tandogan) 역에 내려야 한다.
    역에서 입구까지는 멀지 않은데, 입구에서는 가방 스캔을 포함한 보안 검사가 이루어진다.

    검사가 끝나면 다시 묘지까지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한다.
    길이 넓고 편안하며 주변도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기에 걸어가기에 힘들지는 않다.
    단, 묘지까지 운행하는 무료 셔틀 버스도 있다는 걸 알아두도록 하자.

     

     

    사진 105

    ▲ 묘역을 향해 걸어가다 뒤돌아보니, 셔틀버스가 오고 있다.

     

    '아느트 카뷔르'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되는 건물은 서로 마주보고 서 있는 자유의 탑, 후리예트 쿨레시와 독립의 탑, 이스티크랄 클레시이다.
    자유의 탑 앞에는 아타튀르크의 죽음을 슬퍼하는 세 명의 여자 동상이 서 있고,
    독립의 탑 앞에는 학업, 농업, 군사를 상징한다는 세 명의 남자 동상이 서 있다.

     

     

    사진 107

    ▲ 자유의 탑 앞에 서 있는 여인들. 슬픔에 얼굴을 가린 여인의 모습이 눈에 띈다.

     

    사진 168

    ▲ 독립의 탑 앞에는 남자들. 책을 든 남자는 학업을, 농기구를 든 남자는 농업을, 그리고 군모를 쓴 남자는 군사를 상징하고 있다.

     

    이 두 탑을 지나면, 참배의 길이라는 '라이언 로드(Lion Road)'가 나타난다.
    24개의 사자상이 늘어선 이 길을 걸어가면서, 곧 아타튀르크를 만날 마음의 준비를 해본다.

     

     

    사진 110

    ▲ 262m의 산책로인 라이언 로드

     

    사진 112

    ▲ 사자는 터키의 국력을 상징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사자의 길을 지나고 나면, 시선이 확 트이면서 넓은 광장이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아타튀르크의 묘가 있는 곳이다.

    광장을 바라보고 선 자세에서 오른쪽에는 아타튀르크의 묘가 있고
    나머지 3면에는 아타튀르크의 생애에 대해 알 수 있도록 꾸며진 박물관이 있다.

     

     

    사진 148

    ▲ 아타튀르크 묘 앞에서 내려다 본 광장

     

    묘를 먼저 보는 것보다는 왼쪽으로 들어가 박물관부터 둘러보는 것을 권한다.
    박물관 안에는 굉장히 다양한 전시품들이 있었는데 그의 개인 소지품이나 그가 받은 선물들부터,
    그가 탔던 자동차나 요트 같은 것들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곳에는 아타튀르크 묘가 아닌 또 다른 무덤이 하나 더 있다.
    대체 누구기에 아타튀르크와 함께 묻힌 것인지 궁금해서 설명을 읽어보니,
    다름 아니라 터키공화국의 2대 대통령인 이스메트 이노누의 무덤이다.

     

     

    사진 134

    ▲ 아타튀르크와 마주보는 곳에 묻힌 이스메트 이노누

     

    사진 135

    ▲ 1973년, 91세의 나이로 사망한 후 이곳에 묻혔다.

     

    이스메트 이노누는, 세계1차 대전 때부터 아타튀르크와 함께 전선을 누빈 인물이다.
    독립 전쟁 당시에도 아타튀르크의 충실한 부하이자 동지이자 친구였으며,
    아타튀르크가 대통령이 된 후에도 늘 그의 편에 서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고 한다.

    아타튀르크가 사망한 후에는, 제2대 대통령에 취임하며 국가 지도자라는 공식 칭호를 받았다.
    그리고 1973년, 91세의 나이로 사망한 후 아타튀르크 영묘에 함께 묻혔다.
    생전에 서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였던 두 사람은 죽은 후에도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셈이다.

    박물관을 지나면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에서는 독립 전쟁에 관한 많은 사진과 영상들을 볼 수 있다.
    조악하게나마 전쟁터를 재현해 둔 모형도 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아쉬웠지만, 꽤 흥미로운 곳이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둘러보길 권한다.
    터키의 역사나 아타튀르크의 생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시간 가는 걸 잊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둘러볼 곳이 바로 아타튀르크의 묘이다.

     

     

    사진 120

    ▲ 마치 그리스 신전처럼 생겼지만, 아나톨리아 양식으로 지었다고 한다

     

    사진 150

    ▲ 입구에는 1932년 터키 공화국 탄생 10주년을 맞이해, 아타튀르크가 작성한 연설문이 새겨져 있다.

     

    가장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아타튀르크의 무덤을 볼 수 있다.
    커다란 대리석 하나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무게가 무려 40톤이나 된다고 한다.

     

     

    사진 157

    ▲ 아타튀르크의 무덤

     

    하지만 아타튀르크의 실제 시신은 대리석으로 만든 무덤 안이 아니라, 그 아래에 묻혀 있다.
    사람들은 이 무덤 앞에 경건한 태도로 조용히 꽃을 가져다 놓고 가기도 하고, 발랄한 태도로 기념 촬영을 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아타튀르크가 여전히 터키인들의 마음에 살아남아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사진 159

    ▲ 무덤 앞에 고이 놓인 꽃에서, 아타튀르크를 향한 터키인들의 사랑이 느껴진다.

     

    그렇게 묘지까지 다 둘러보고 나오는데, 뒤에서 무언가 구호를 외치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인가 하고 돌아보니, 묘를 지키는 군인들의 교대식이 펼쳐지고 있다.
    '아느트 카뷔르'는 군인들의 관할 지역인데 해군, 육군, 공군이 함께 근무를 한다.

     

     

    사진 117

    ▲ 교대식을 펼치고 있는 군인들

     

    사진 118

    ▲ 기강이 매우 엄격하다고 하는데, 옆에서 보니 귀엽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그렇게 간단한 교대식까지 구경한 후, 아느트 카뷔르를 나왔다.
    판에 박힌 기념관 정도를 상상하고 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쾌적한 곳이었다.
    이렇게 잘 조성해놓은 곳에서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도 놀라웠다.
    터키는 물가에 비해 대부분의 관광명소 입장료가 굉장히 비싼 편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기리는 일에 어떤 방해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아타튀르크 묘' 만큼은 활짝 문을 열어둔 게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사실 처음 터키에 갈 때만 해도 아타튀르크에 대해서는 이름 말고 아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석 달 간 터키 여행을 하며, 터키의 국부라는 이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터키인들은 여전히 이 사람의 사진을 집에 걸어놓고 지냈고,
    '무스타파'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들은 자신이 아타튀르크와 이름이 같다는 데서 자부심을 느꼈다.

    처음엔 그래봤자 죽을 때까지 대통령을 한, 독재자에 지나지 않을 거라고 냉소하기도 했으나
    '아느트 카뷔르'를 다녀온 후에는 더 이상 그런 무지에서 오는 반응을 할 수 없었다.
    터키인들에게 성을 주고 글자를 주고 여자들에게는 자유를 준 터키의 아버지.
    알면 알수록 다채로운 매력으로 다가오는 이 남자가 궁금하다면, 앙카라에 가서 그를 한 번 진지하게 만나보길 권한다.

     

     

    INFORMATION

     

    Anit Kabir

    - 홈페이지: www.anitkabir.org
    - 입장료: 무료
    - 찾아가는 길: 지하철 안카라이(Ankaray)선을 타고 탄도안(Tandogan)역에서 하차, 도보로 10분
    - 방문 시간: (02/01 ~ 05/14) 09:00 ~ 16:30, (05/15 ~ 10/31) 09:00 ~ 17:00, (11/01 ~ 01/31) 09:00 ~ 16:00
    - 주소: Anit Cad. Tandogan 06520 cankaya, Ankara, Turkiye

     

     

      

    arena

    '살면서 여행하기'를 모토로 좋아하는 축구를 좇아 세계 각국을 유랑했다. 축구 전문 미디어 '스포탈코리아'와 전문 잡지 '풋볼위클리'에서 객원 기자로 활동했으며 그 밖에도 다양한 미디어에 시민기자로서 투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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