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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짧은 머뭄 긴 여운, 대한민국 독도 여행

    녹색희망 녹색희망 201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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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 풍경, 역사/종교

     

    짧은 머뭄 긴 여운, 대한민국 독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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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쪽 먼 심해선 밖의 섬, 울릉도까지 가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울릉도는 동해안에서 직선거리로 13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아득한 섬이지요. 쾌속선으로 달려도 세시간 남짓 걸리고요. 그런데다 기상 조건에 따라 뱃길이 쉬이 막히기도 해서 단 한번에 울릉도에 가는 사람은 삼대에 걸쳐 덕을 쌓은 사람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올 정도입니다. 

    울릉도 주변 바다의 깊이는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의 높이보다 더 깊은 심해라고 합니다. 그 깊이가 무려 2,000미터를 넘는다네요. 이렇게 아득한 울릉도를 간다는 것은 평소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에 간다는 설렘도 있지만, 그 보다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뜻깊은 여행지 '독도'에 가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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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 서도 방향과 부속섬들 

     

    울릉도에서 독도는 87.4km, 뱃길 따라 220리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노랫말처럼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이곳은 바로 대한민국의 영토, 독도입니다.

    울릉도에서 출발하는 독도 여행은 울릉도에 가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보통 파도 높이에 따라 독도 접안여부가 결정되는데, 저도 2번의 시도 끝에 독도 땅에 발을 내디딜 수 있었던 것이지요. 파도가 높은 날이 많아서 접안이 안 될 경우는, 아쉽지만 바다 위에서 독도를 만나야 합니다. 이처럼 독도를 가는 것이 쉽지 않은데도 올해로 독도 방문객은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를 독도 땅에 첫 발을 디디는 순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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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 336호, 독도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독도는 얼마 전까지 문화재보호법 제 33조에 근거하여 일반인의 자유로운 입도를 제한해 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2005년 3월 24일 정부방침이 변경됨에 따라 제한지역 중 동도에 있는 나루터와 선착장에 한해서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해 졌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이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0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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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 여행의 여객선이 동도 선착장에 정착을 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얼굴은 상기가 됩니다. 
    독도에 발을 내딛는 순간 누구나 할 것 없이 준비해 온 태극기를 휘날립니다.

    독도에 머무는 내내 가슴 아래에서부터 목구멍으로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러다 독도를 지키고 있는 독도경비대원들의 늠름하고 절도있는 모습을 만나면 왈칵 눈물이 쏟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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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동쪽 땅끝.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 앞에서 저마다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데, 여느 여행지에서 느낄 수 없는 남다른 감흥이 밀려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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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는 동도와 서도를 중심으로 여러개의 부속섬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도는 대부분 아찔한 벼랑이고 주민 숙소는 동도보다는 조금 큰 서도에 있습니다. 

    독도는 해안 주변에 '메탄 하이드레이트'라는 미래 에너지 자원이 묻혀있어 동해의 보물창고인 동시에, 바다 밑 화산이 섬 위로 올라 온 흔하지 않은 화산섬으로 학술적 가치 또한 큰 섬입니다. 또 독도 소유 여부에 따라 배타적 경제수역이 달라져 경제적 의미가 크기에 분쟁도 끊이지 않지요. 

    그러나 모든 정치, 경제, 학술적인 입장을 떠나 '독도' 그 자체만을 바라본다면 이곳은 그저 너무나 아름다운 섬입니다. 460만년 전 바다 속에서 솟구친 기암절경이 여행자를 반기는 화산섬. 주어진 시간이 짧아 꼭 보고 싶었던 동도의 독립문 바위, 동도 천장굴, 한반도 바위, 촛대바위와 삼형제굴 바위 등을 모두 만날 수는 없었지만 잠깐이나마 독도가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강렬한  인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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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 동도 선착장, 기암절벽을 따라 나 있는 계단의 초입 부근까지만 접근이 가능

     

    날이 좋으면 해뜰 무렵 울릉도 저동 내수전 전망대에서 독도가 보인다고 합니다. 울릉도에서 독도를 관망할 수 있는 곳은 이곳 말고도 여럿 있다고 합니다. 울릉도에서 독도가 보인다는 것, 이것은 그저 시각적으로 '보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독도가 우리 땅임을 증명하는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울릉도 사람들에게 독도는 또 다른 마을입니다. 마치 서울 남산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듯, 언제든 바라볼 수 있는 땅이었으니까요. 울릉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독도에 대한 일상적인 애정 또한 매우 향토적입니다. 옆집 아저씨네 오징어 배 이름은 '독도호'인데다, 우리나라 유일의 영토 박물관인 '독도 박물관'도 떡하니 자리하고 있지요.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역사적 기록이야 많지만, 그보다 더한 증거는 바로 우리들 모두의 마음입니다. 한일 근대사 및 독도를 오랜 세월 연구하신 최서면 선생님에게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하자 이렇게 대답하셨다고 합니다. "보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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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땅, 독도.

    이곳에는 강치가 살았다고 합니다. 독도 강치는 바다사자의 한 종으로 아주 영리한 동물이었다고 해요. 19세기 말, 마구잡이로 독도 강치를 잡아 그 가죽으로 안경집이며 가죽신 등을 만들다가 결국 1960년대 강치는 완전히 그 모습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멸종 동물이 되고 말았지요. 

    그러나 언젠가, 이 말도 안 되는 영토 분쟁이 종식되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땅 독도가 온전히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들의 땅으로 돌아간다면 영리한 눈빛을 번뜩이며 저 먼 바다에서 강치 또한 돌아오지 않을까요? 왠지 그럴 것만 같다는 강한 여운이 가슴에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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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둘러 승선해 주십시오. 조심히 배에 오르셔야 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우리 땅 독도를 마음에도 담고 카메라에도 담으며 감격에 겨운 시간을 보낸 방문객들에게, 독도 경비대원들이 약속된 시간이 지났음을 알립니다. 여행객들은 우리 땅을 지키는 독도경비대원들에게 미리 준비해 온 생필품과 간식 등을 전달하느라 더 부산하게 몸을 움직입니다.

    여객선이 ‘부웅’하며 곧 떠날 신호를 보내자 방문객들은 일렬로 죽 늘어서 경비대원들이 힘차게 경례를 하며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가슴 한 켠이 또 다시 뜨거워지는 순간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해서 8~ 9시간을 걸려 도착한 독도. 머무는 시간은 고작 20여 분. 그러나 독도여행이 남기는 여운은 길고 깊었습니다

     

     

    INFORMATION 

    - 독도 입도 종합안내 : http://www.intodokdo.go.kr

    - 울릉도에서 독도까지는 여객선에 따라 1시간 30분 ~ 2시간 소요 

     

     

     

    녹색희망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얻게 된 낮고 겸허한 세상 바라보기를 통해 ‘공정한 세상’,’윤리적 여행’ ,‘착한 여행’, ’더불어 행복해지는 삶’ 으로까지 너른 시야를 갖춘 여행자가 되어간다. 그 이야기는 블러그, 잡지, 그리고 책을 통해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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