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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기 좋은 광주, 양림동 둘레길 이야기

    송쓰 송쓰 2013.10.05

    카테고리

    전라, 역사/종교

     

    광주 양림동 둘레길 산책

    100년의 역사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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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하늘 아래 바알간 감이 무르익는 곳. 광주에도 가을이 왔습니다. 

    햇살 부드럽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만큼 '걷기 좋은 계절'이 있을까 싶은데요. 광주에도 '걷기 좋은 곳'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광주의 다양한 문화 예술 공간들 가운데, 특히 근대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양림동 둘레길이 그 주인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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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양림동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전, 광주 최초로 서양 근대 문물을 받아들인 통로가 되었던 곳인데요. 특히 기독교 문화 유적과 이장우, 최승효 가옥 등의 근대 문화재가 잘 보존된 지역입니다. 둘레길 탐방을 통해 느릿느릿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는 근대마을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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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에도 지하철이 다니고 있습니다. 광주 지하철 1호선 남광주역에서 내려 양림동 주민센터 길로 올라가 어비슨 가옥이 나오는데, 저는 이곳에서부터 둘레길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어비슨 기념관은 캐나다 출신 선교사 고든 어비슨을 기념하는 곳입니다. 어비슨 삼대가 한국에 살면서 할아버지는 고종의 어의로 지냈으며 아들 어비슨은 농촌운동으로 한국 농민들을 도왔고, 며느리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콩우유를 만들어 영양실조를 구제했으며 손녀 어비슨은 한국의 고아들을 위해 많은 헌신을 했다고 합니다. 

    어비슨 기념관은 만들어진지 얼마되지 않아 기념관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작은 규모지만 작은 예배당과 2층에 어비슨까페가 있어 발걸음을 쉬어 가기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한참 앉아있었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바로 앞 양림교회에서 복음성가가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오랜만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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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옆 양림교회에는 오기원 기념각이라고 하는 건물이 있습니다. 선교사들의 건물이 많이 있는 양림동 거리의 대표적인 건물 중 하나인 이곳은 광주 전남지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다 1909년 순교하여 양림산에 묻힌 오기원과 그의 할아버지를 기념하는 건물입니다. 오기원은 한국의 한센병 구제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하는데요, 이 기념각에서 그를 기리며 광주 YMCA가 창립되었고 근대 시민운동의 산실이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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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사들의 집을 지나 이제 한옥이 살아있는 골목길로 접어듭니다. 과거에는 꽤 잘 살았을 것으로 보이는 양림동의 이 거리는 예전 70~80년대 서울과 저의 고향 부천의 골목길이 떠올라 왠지 모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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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들어간 어느 카페에서는 양림동의 옛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은 작년에 열린 광주 비엔날레 시민 참여 프로그램의 하나로, 양림동의 과거와 양림동에서 활동한 인물의 사진을 전시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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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촘촘하고 좁은 골목 안에서 그저 번지수를 비교하며 찾아가자니 제법 길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스마트폰의 지도앱을 이용해도 쉽지 않았지만, 길을 헤매면서도 보이는 풍경들이 모두 정겹다보니 그다지 마음이 조급해지지는 않았습니다. 하늘을 향해 뻗은 나무들과 독특한 굴뚝들, 꽃나무, 열매나무들을 만나면서 낯선 골목길을 헤매는 것도 여행의 근사한 일부였지요. 

    실제로 둘레길은 아직 잘 정비 된 코스가 아니어서 길 중간중간 안내 표지판 등이 부족한 편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꼭 얻어오는 것이 좋고, 스마트폰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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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이 우거진 선교사들의 사옥으로 들어섰더니 해설사 분이 웬 열매를 보여주십니다.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복음을 전파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가난한 농민들을 구제하고자 많은 열매를 심었다고 하는데, 바로 그 열매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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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림동에서 가장 유명한 미국인 선교사 우일선 (Wilson)의 사택입니다. 호남 신학대학교의 까페 옆에 자리잡은 이 건물은 마치 숲 속의 작은 별장처럼 고풍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이 건물은 광주에 현존하는 양식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서양풍의 건물이 많다하여 과거에는 양림동을 두고 '서양촌'이라고도 불렀다지요.

    양림동 둘레길 코스는 어비슨 기념관부터 정율성 생가까지 약 4.5km 거리. 야트막한 등산길도 있으니 신발은 편한 것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레길은 천천히 걸으면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곳인데요, 사진도 찍고 밥도 먹으며 놀다보면 하루종일 걸릴 수도 있을만큼 볼거리가 쏠쏠합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골목골목을 들여다보며, 그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도 재미있지요. 광주를 여행한다면 걷기 좋은 곳 '양림동'을 한번 찾아가 보시길 바랍니다. 

     

     

    INFORMATION

     

    주소 : 광주 남구 양림동 108-19

    전화 : 062-607-2331

    광주 여행안내 : http://utour.gwangju.go.kr

     

     

     

    송쓰

    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이야기가 담긴 여행지, 전통이 가득한 소중한 여행지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http://www.songss.kr @song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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