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스타벅스 1호점을 찾아서!
지금 나는 시애틀을 거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있는 밴쿠버로 향하는 중이다. 창밖을 내다보니 어마어마한 크기의 경기장들이 눈에 띈다. 나에게 캐나다와 미국의 큰 차이점에 대해 말해보라고 한다면, 바로 이렇게 커다란 경기장의 유무가 아닌가 싶다. 메이저리그야구(MLB), 메이저리그축구(MLS), 미식축구(NFL) 등 세계적인 스포츠 리그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은 각 도시에 엄청난 크기의 스타디움 Stadium 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스포츠 마케팅도 철저하여, 경기장이 단순히 경기 관람을 위한 운동장이 아닌 '복합 문화시설'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건이 된다면 미국여행을 하는 동안 3대 리그 중 단 한 경기라도 관람하면 좋겠다만, 이번 여행은 시간이 촉박하여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로 미루어본다.
경기장을 그저 눈으로만 감상해야 했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달리던 버스가 잠시 멈춰섰다. 바로 시애틀의 명소, 스타벅스 1호점에 가기 위함이다.
1993년 개봉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봤다면, 누구나 시애틀이라는 이름에 로맨틱한 향수를 느낄 것이다. 실제로 미국 북서부의 최대 도시 시애틀은 낭만 가득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지는 도시다. 특히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Pike Place Market 은 시애틀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무려 100여 년이 넘는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활기찬 시애틀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치 한국의 남대문 시장처럼 민예품이나 장신구, 꽃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어 흥미롭다.
이곳은 현지인은 물론 여행자들도 많이 찾는 곳인데, 그 이유는 바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의 1호점이 있는 곳이기 때문. 조금만 걷다보면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있는 곳을 금세 찾을 수 있는데 바로 그곳이 스타벅스 1호점이다.
스타벅스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문 밖까지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커피 하나가 뭐라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세계인의 사랑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별다방'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을 정도니 제 1호점 방문은 기념비적인 일이 아닐까 싶다. 자칫 긴 줄 때문에 스타벅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입구에서 포기하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 생각보다 줄은 금방금방 줄어드니까 꼭 오리지널 스타벅스 커피 맛을 즐겨보시길 바란다.
스타벅스 1호점
파이크 플레이스에 위치한 스타벅스 1호점은 1971년 스타벅스 탄생 시의 오리지널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클래식한 매력이 있다. 로고 변천사를 줄줄 꿰고 있을 스타벅스 마니아라면 이 로고가 더욱 반가울 것이다. 현재 스타벅스 로고는 몇 차례 리뉴얼을 거쳐 통용되고 있으므로, 풍만한 몸매에 꼬리 두개 달린 인어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 오리지널 로고는 이제 이곳이 아니면 찾아보기 어렵다. 스타벅스 1호점은 애석하게도 매장 내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고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룰루랄라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다 보니 금세 가게 내부로 들어설 수 있었다. 입구에는 커다랗게 1912라는 숫자가 쓰여있다. 그것을 보고 스타벅스 1호점이 1912년에 생긴 것이 아닌가 오해하시는 분도 계신데, 1912는 이 1호점의 번지수를 의미하는 것 뿐이다!
드디어 카페 내부로 입성! 가격은 우리나라에서 마시는 스타벅스 커피와 별 차이가 없었다. :)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므로 여기서 주문만 하면 끝이다.
한 쪽에서는 주문으로, 또 한 쪽에서는 커피 만들기로 분주한 모습. 커피가 다 만들어지면 컵에 본인 이름을 적어준다. 이름이 불리면 픽업 카운터에 가서 받으면 되는데, 우리나라는 진동벨 서비스인 반면 이곳에서는 이름을 불러주는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곳 시애틀의 스타벅스 1호점을 찾았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기념품이 있으니... 바로 텀블러다. 실제로 스타벅스 텀블러는 세계의 각 도시마다 디자인이 달라 수집하는 사람들도 많을 정도. 이곳 1호점에서는 오리지널 로고가 박힌 텀블러를 구매할 수 있다. 오리지널 로고는 이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으므로 스타벅스 마니아라면 눈이 번쩍 뜨이는 기념품이 아닐 수 없겠다. 가격도 10불~20불 사이로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메리카노 한 잔 테이크아웃하며 시애틀 거리를 거닐어본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흐릿한 날씨마저 운치있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스타벅스 1호점 근처에는 빅터 스타인 브루엑 공원 Victor Steinbrueck Park 이 있으므로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이곳에 잠시 머무르며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INFORMATION
# 스타벅스 1호점
- 주소 : 1912 Pike Pl, Seattle
- 전화 : 206 448 8762
- 휴무일 : 연중무휴
- 홈페이지 : http://www.starbucks.com/
여행을 너무나 사랑하는 패션전공 석사생으로 한양대학교 의류학과에서 패션 리테일링&마케팅을 전공하였다. 소셜 마케팅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2012년 '페이스북쇼핑몰의 구전커뮤니케이션이 제품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한국 유통학회에 publish 하였고, 현재는 여행블로그 (http://blog.naver.com/megapass1984)를 운영하면서 노매드만의 감성이 가득한 세계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