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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가우디를 찾아서

    anna anna 2016.02.18

    카테고리

    서유럽

     

    # 수도승 같은 삶을 살았던 그의 마지막  

    바르셀로나의 한 천재가 우리 곁을 떠났다.

    바르셀로나의 한 성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

    돌마저도 그를 위해 울고 있다

     

    1926년 6월 7일 오후, 전차 사고로 생을 마감한 그를 애도하는 신문 기사이다. 사고를 당했을 당시, 사람들은 그를 부랑자라고 생각해 병원으로 후송되기 전까지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길에 방치되었다고 한다. 초라한 행색의 그가 당대 최고의 건축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바르셀로나 곳곳을 수놓은 위대한 건축가이기 이전에 바르고 검소한 생활로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안토니오 가우디(Antonio Gaudi, 1852. 6. 25 ~ 1926. 6. 10)가 바로 '그'였다.

     

    까사 밀라 모형 - 가우디 전시실

     ▲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까사밀라의 모형 

     

    # 자연을 닮은 건축물, 까사 밀라

    까사 밀라의 또 다른 이름은 라 페드레라(La Pedrera). 스페인어로 '채석장'이란 뜻이다. 단단하고 거대한 돌덩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강물처럼 유연하게 흐르는 곡선이 건물 전체를 감싸고 있는 독특한 외관의 이 건물은 가우디의 설계로 1912년에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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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호수의 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천장이 아름다운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우디의 상설 전시회가 열리는 꼭대기층으로 올라가본다. 가우디의 인생과 그의 주요 건축물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료들이 풍부한곳이다. 까사 밀라의 건축 모형도 있는데 내부 공간도 외관의 곡선이 굽이굽이 이어져 유기적이다. 전시 공간을 지나 계단을 따라 옥상으로 가본다.

    하늘로 솟아오른 굴뚝 하나, 환기탑 하나에도 그의 열과 성이 담긴 손길이 느껴진다. 기이한 형상을 한 조각들이 낯설기는 커녕 독특함에 매료된다. ‘대체 그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었던 걸까?’ 내 물음에 대한 가우디의 답은 바로 자연이었다.

     

    까사 밀라 옥상 2

     

    항상 열려 있으며 힘써 읽기에 적절한 책은 자연이다.

    그 밖의 책은 지나친 해석과 음미로 인해 이러한 특성을 잃어버렸다.

    세상에는 두 가지의 진리가 있다.

    하나는 ‘도덕’과 ‘종교’이며, 또 다른 하나는 사실에 의해 우리를 인도하는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이다.

       - 손세관, [안토니오 가우디] 中

     

    까사 밀라 옥상 1

     

    자연을 바라보는 그의 남다른 시각과 관찰력은 건강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태어날 때부터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 정도로 허약했던 가우디는 뛰어 놀기 보다는 조용히 앉아 사물의 형태나 움직임을 관찰하는 시간이 많았다. 하늘, 구름, 물, 바위, 나무, 동물이나 산. 그의 눈에 비친 고향의 자연은 그에게 강한 생명력을 보여 주었고, 무한한 상상력을 길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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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사 밀라 옥상

    의 조각들은 ‘톱니 산’이라는 별명을 가진 험준한 몬세라도(Montserrat) 산을 닮아 있다. 찰랑거리는 파도가 건물 전체를 감싸 흐르는 듯한 외관. 갓 건져 올린 미역을 널어놓은 듯한 베란다. 자연은 그에게 영원한 참고서이고, 그의 건축은 자연을 담아내는 예술이었을 것이다.

    까사 밀라는 어떠한 건축이나 예술품과도 비교될 수 없는 작품으로 인정되었고, 1984년 유네스코는 이 위대한 건축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까탈루냐 지방에서 태어나 평생을 독신으로 치열하게 고향의 자연을 쏙 빼닮은 건축을 설계하며 수도승 같은 삶을 살았던 가우디의 흔적을 까사 밀라에서 느껴보자.

     

     

    anna

    살며 여행하는 생활 여행자. 지난 12년간 이탈리아, 영국, 중국, 말레이시아에서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 이상 살며 그 곳의 언어를 익히고, 문화와 예술을 탐독하였다. 현재는 독일에 살면서 여행을 다니며 글을 쓰고, 요리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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