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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의 문 앞에서, 뉴욕 센트럴 파크 낭만 산책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3.11.25

     

    겨울의 문 앞에서, 뉴욕 센트럴 파크 낭만 산책

     

    US,_Newyork,_42nd_st_fifth_ave

     

    뉴욕은 성공을 꿈꾸는 헤지펀드의 큰손들과 스포트라이트를 꿈꾸는 예술가들, 이민자들이 모여서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다.

    수많은 꿈의 물결이 모여 거대한 도시를 움직인다. 사람들의 꿈이 이 도시의 불을 밝힌다. 꺼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 도시는 소설에서, 영화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이미지를 화려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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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는 하얀, 검은, 노란 얼굴들과 초록, 파랑, 검은 눈동자들.

    금융, 언론, 예술 등 각 분야에서 첨단을 달리며 수많은 욕망을 불러들이는 뉴욕은 가장 분주한 도시다.

    생존과 성공을 위해 앉아서 차 한 잔 할 시간 없어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빠르게 걷는 뉴요커들이 사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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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뜨거운 열기를 식히는 공원이 센트럴 파크다. 반듯한 그리드, 직사각 커다란 초록 공간이다.

    성공을 위한 열기로 숨 가쁘게 돌아가는 뉴욕에 낭만적이고 인간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공원이다.

    영화 속처럼 뉴요커들의 로맨스가 펼쳐지고 귀여운 아이들의 웃음이 햇살 아래 잔디로 데굴데굴 구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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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춰 서서 사진 찍는 관광객, 따그닥 따그닥 규칙적인 스타카토 소리를 내는 관광객용 마차들,

    추운 날씨 아랑곳없이 착 붙는 옷을 입고 경쾌하게 뛰는 사람들, 유모차 미는 주부들,

    뉴욕 센트럴 파크에 발 디디면 서로 다른 속도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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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대기에 음계를 펼쳐 그리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이름 모를 연주자들과 세월 낚는 노인들까지. 모든 사람들의 공간이다.

    제각각의 시간이 푸르게 감기는 센트럴 파크는 1800년대 초반 무분별하게 급격히 성장하던 맨해튼에 시원하게 숨통을 틔워주었다.

    도시의 과밀 상업 지구는 주말이면 교외로 사람들이 빠져나가 비워졌지만 이 센트럴 파크는 외려 도시 중심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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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하는 이유는 일하여 삶을 인간답게 즐기기 위함이 크다. 도심처럼 일만 하는 곳은 인간다운 곳은 아니다.

    그래서 1857년 센트럴파크 위원회가 센트럴 파크 디자인 설계를 공모하여 맨해튼 공원을 만들고자 한다.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 연인과 머무르면서 인간답게 시간을 보내며 사랑할 수 있는 뉴욕을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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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센트럴 파크는 그린 스워드 플랜 Green Sward Plan으로 만들어졌다. 미국 공원 설계의 표본이 된 플랜이다.

    프레드릭 올름스테드와 캘버트 보의 공동작업으로 탄생한 이 계획은 가장 자연스러운 공원을 목표로 하였다.

    아이러니다. 공원은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인데 그 공원은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를 지향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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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이 필요하다는 건 이미 과하게 인공적인 상태임을 반증한다.

    인위적으로라도 삶의 공간에 자연을 심을 필요가 절실함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센트럴 파크가 지극히도 자연에 가깝게 설계된 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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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구의 정원이나 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아주 인위적인 손길이 여실하게 드러나는 정원과 가능한 인간의 흔적을 배제한 공원이다.

    전자는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처럼 정말 사람이 세세히 손을 쓴 흔적이 여실한 계획적 조경이다.

    또 하나는 회화 속에서 구현되었던 -Picturesque- 자연에 가장 가깝게 수풀과 초목이 어우러진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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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트럴 파크는 후자다. 영국 픽처레스크 Picturesque 풍경화 속 정원을 꿈꾸었다.

    이 상상 정원은 영국 건축가이자 정원사 윌리엄 켄트 Willam Kent의 정원이다.

    영국 풍경 정원을 그의 설계에 담아 정원의 표본 이미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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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ndscape with Dacing Figures, Claude Lorrain

     

    켄트가 목표로 했던 자연 정원은 화가 살바토르 로사, 클로드 로랭, 푸생 등의 풍경화에서 비롯되었다. 그림이 모태였다.

    로랭, 로사의 풍경화인 저녁 무렵의 풍경 Evening Lad scape등의 작품을 보면 그림 속 상상의 자연 정원이 있다.

    그림 자체를 현실화 한 것이 영국의 풍경정원이다. 상상으로 그려낸 회화 작품을 생활공간에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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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트럴 파크는 픽처레스크 공원이다. 다시 말해 그림처럼 아름다운 공원이다.

    부드럽게 일렁이는 자연의 곡선을 차용한 산책길, 완만한 구릉과 지표에 드러난 그대로의 바위들.

    반짝이는 호수와 곳곳을 유연하게 이어주는 다리, 중간 중간 새들이 보금자리 튼 무성한 수풀과 흐르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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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트럴 파크의 놀라운 점은, 자동차 통행이 끊임없는데도 차량 통행이 도드라지지 않는 점이다.

    지면보다 낮은 센트럴 파크 횡단 도로 transverse road를 만들고 나무를 심어 그 길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자연으로 가까이 가기 위한 그의 설계 결과 공원의 교통 통행이 원활히 이어지면서 초록의 물결 역시 끊어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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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 남쪽 더 몰 The Mall, 테라스, 분수대가 있는 베데스다 테라스 Bethesda Terrace 등이 공원 풍경을 다채롭게 한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는 맨해튼의 시민들이 교외가 아닌 도심 속에서 삶의 여유 시간을 놓아두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센트럴 파크의 성공적인 역할은 미국 대도시들이 유사한 공원을 필수적으로 품도록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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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공원 좌우는 어퍼 이스트 & 웨스트 사이드 upper east & west side로 불린다.

    회색 도시의 건조한 삶에서는  아름다운 풍경은 가장 가치있는 삶의 요소로 꼽히게 된다.

    초목이 한눈에 펼쳐지는 풍경 덕에 집값이 비싸, 뉴욕에서 가장 비싼 주거지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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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곳곳에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싶을 만한 곳도 많다.

    스트로우베리 필드. 비명에 간 그를 기리는 곳도 센트럴 파크에 있다.

    Imagine. 누군가의 귓가에서 오늘도 속삭이고 있을 그의 목소리가 여기에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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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트럴 파크의 매력은 함께하는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배가 된다. 미술관 가는 길은 센트럴 파크에 가는 길과 다름 아니다.

    뉴욕 5번가는 5th Avenue라는 이름 외에 고급 주거지라 백만장자 길 millinaire's mile로 불리기도 하며,

    미술관이 나란히 모여 있어 뮤지엄 길 Museum mile이라는 애칭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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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Metropolitan Meuseum of art, 자연사 박물관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를 비롯해

    철강 사업으로 부호가 된 헨리 프릭이 자신의 맨션을 미술관으로 개방한 프릭 컬렉션 Fric Collection,

    에드워드 호퍼 등 미국 현대 작가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휘트니 미술관 Whitney Museum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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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로몬 구겐하임의 독특하고 모던한 구겐하임 미술관 Guggenheim Museum도 곁에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뉴욕 현대 미술관 Museum of Modern Art, MOMA에 닿을 수 있다.

    2004년 일본 건축가 요시오 다니구치 손으로 정비 된 MOMA는 현대 예술의 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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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이들을 기억을 하는 것이 일상이라는 듯 센트럴파크 곳곳에 동상들이 있다. 안데르센의 동상도 있다.

    빅토르 위고를 비롯해, 하나하나 동상을 살피면서 다녀도 대문호, 음악가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크다.

    동상을 타고 노는 아이들이 멀리 보인다. 루이스 캐럴 원작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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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사랑했던 아내를 기리면서 만들었다는 기념 문구가 붙은 앨리스의 동상.

    뉴욕 센트럴 파크의 얼굴 표정은, 아마 이 아이들의 붉게 터진 웃음과 같지 않을까. 반짝반짝 눈이 부시다.

    아이들에게는 이상한 나라로 가는 토끼를 따라 굴로 들어가지 않아도, 이곳- 센트럴파크가 이미 이상하고 신비한 나라이리라.

     

     

     

    @ The central Park, New York, 2013

    - 센트럴 파크 이스트 : 지하철 A B C D /  센트럴 파크 웨스트 : 지하철 N R W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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