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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 이브, 캘리포니아 해변의 추억!

    wild but mild wild but mild 2013.12.24

    카테고리

    미국, 액티비티

     

    크리스마스 이브, 캘리포니아에선 무슨 일이?

    따뜻한 성탄절의 추억, 샌오노프리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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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왔습니다! 여러분은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하실 예정이신가요?

    뭔가 뜻깊게 보내야만 할 것 같은 크리스마스. 그러고보니 제게도 아주 뜻깊은 크리스마스의 추억이 있습니다.

    ‘난 축복받은 사람’이란 생각을 가득히 하게 되었던 캘리포니아에서의 크리스마스 이브지요. 

    때는 바야흐로(?) 2011년. 연말에 캘리포니아로 여행을 떠나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것입니다.

    바로 샌오노프리(San Onofre) 해변에서 말이에요.  

    가족적이고 화목하던 분위기는, 날씨 뿐만 아니라 제 마음도 따뜻하고 훈훈하게 만들어 주었거든요. 

     

     

    # 샌오노프리 해변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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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앤젤레스 공항(LAX)에서 샌디에고 방향으로 1시간 남짓 운전해 가면 샌디에고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샌오노프리 해변(San Onofre State Beach)이 있습니다. '초보자가 서핑에 입문하기에 세상에서 가장 좋은 해변이자 롱보더들의 천국’이라는 풍문을 듣고 찾아갔었죠. 

    I-5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조금 가다가 바실론 로드(Basilone Road)로 빠져나가 해변을 따라가니 주차관리 부스가 보였습니다. 주차비는 하루 15달러 또는 연간 125달러였는데, 날씨 좋은 주말이면 아침 9시가 되기 전부터 주차장이 다 차버려 바다 뒤 언덕 위에서 대기하다가 한 차가 빠져나가면 한 차가 들어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좋은 주차공간을 차지하려면 부지런 떨어야 하는 게 필수일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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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오노프리 해변에서 서핑을 할 수 있는 곳은 약 5km로 꽤나 길었습니다.

    북쪽 주차 부스와 연결된 곳부터 로컬들은 5개의 포인트로 해변을 나누는데, 남쪽으로 차례대로 더 포인트(The Point), 포 도어스(Four Doors), 올드 맨스(Old Man’s), 도그 패치(Dog Patch), 누크스(Nukes)로 불린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포인트마다 파도의 차이가 조금씩 있어서 한곳에서 재미를 못 볼 경우에 옆으로 이동해 가면 놀기 좋은 파도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 산타 할아버지 대신 서퍼들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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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오노프리의 파도는 급격한 경사를 만들어 갑자기 깨지기 보다는 완만하고 부드럽게 깨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짧은 서프보드보다는 비교적 타는 것이 덜 힘든 긴 서프보드를 타기에 적합한 곳입니다. 그런 연유로 긴 서프보드를 즐기는 고령의 서퍼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산타 할아버지를 연상시키는 ‘D 라인’의 몸매는 웨트수트를 입어 더욱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낮에는 서핑하시고 밤에는 크리스마스 선물 배송하러 가실 것 같은 느낌! 그러나 나이랑 몸매가 아무 상관없다는 것을 경쟁적으로 증명이라도 하듯 다들 능숙하게 유려한 라이딩을 보여주시고 또 다시 열심히 패들해 돌아와 다음 파도를 기다리시는 모습을 보며, ‘아, 나도 이렇게 늙어가고 싶다’고 속으로 반복해 희망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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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바다에 온 터라 강사와 함께 서핑을 하기로 했습니다. 혼자 갔더라면 절대 몰랐을 것들을 강사님이 많이 알려주셨어요. 그러나  입수하기 전에는 파이팅 넘쳤던 체력이 몇 번 타니 금세 고갈되어 장시간 서핑을 하지는 못했었던 기억입니다. 대신 샌오노프리의 긴 해변을 장시간 산책하며 사람 구경, 자연 구경, 자동차 구경을 실컷 했었네요.

      

     

    #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는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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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 해변에는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샤워시설이 있습니다. 칸막이로 가려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금기를 닦아내고 가기에는 충분하죠. 앞에 아저씨가 보드를 닦고 있길래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메리 크리스마스!”인사를 건네며 처음 왔냐고 물으셨어요. 그래서 오늘이 처음이고, 즐거운 시간 보냈다고 했더니 샌오는 늘 즐거운 곳이라며 수다에 수다가 이어졌습니다. 

    “난 어렸을 때 여기서 형의 보드를 빌려 서핑을 하기 시작했어. 내 아들과 딸도 내가 여기서 서핑을 가르쳤지.
     그리고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손자도 아마 여기서 서핑을 배우게 될 거야.” 

    오늘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아 온 가족이 여기 모였으며, 매해 추수감사절 다음 날도 여기서 서핑하고 다같이 칠면조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는다고 흐뭇한 미소 띤 얼굴로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지난 날의 추억과 오늘에 대한 감사, 내일에 대한 기대가 복합적으로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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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 공간에는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다양한 차들이 즐비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차량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죠. 또 해변 가까이에 주차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온갖 먹거리와 즐길거리(아이패드, 부메랑 등)를 챙겨와 장시간 쉬며 놀다가 가기에 좋은 해변인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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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었지만 긴팔 옷을 입고 놀다가도 햇살이 쨍-하고 비출 때면 훌훌 벗어 던지고 놀 수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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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그 패치 포인트에서는 개들도 어울려 놀고 있었는데요, 원래는 목줄을 착용해야 한다는데 방문객이 비교적 적은 겨울에는 목줄을 착용하지 않아도 눈감아 주는 모양인 듯 했어요. 캘리포니아의 해변은 해변마다 개의 출입에 관한 규정(전면 통제, 여름에만 통제, 목줄을 착용할 경우에는 출입 가능 등)이 있는데, 샌오노프리는 개들도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가족들의 사랑을 받는 해변이 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샌오노프리 해변을 즐기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덩달아 행복에 빠졌던 크리스마스 이브날이었어요. 아무리 크리스마스 이브라지만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풍요로워졌었던 날, 이런 여행이 주는 기쁨을 종종 만끽할 수 있도록 일상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도 어느 곳에 있든지 풍요롭고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wild but mild

    주중에는 한 대학교의 홍보담당 직원으로서, 주말에는 지구별 방랑자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그리고 둥글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서핑에 입문해 좌충우돌 했던 이야기를 담아 2012년 여름, '서핑에 빠지다'를 출간했다. www.wildbutmi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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