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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타클로스가 없는 체코의 크리스마스!

    JUNE JUNE 2013.12.24

     

    체코의 흥미로운 크리스마스 문화 

    산타클로스가 없는 체코의 크리스마스!

     

     

    바야흐로 메리 크리스마스가 찾아았다.
    종교적 의의는 둘째치고서라도 '크리스마스'라는 어감은 우리의 마음을 평소보다 들뜨게 만든다.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들도, 낭만 데이트를 꿈꾸는 연인들도, 친구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기획 중인 사람들도... 
    연말까지 이어지는 '크리스마스'의 마법을 만끽하고자 분주한 지금. 

    12월 내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낭만의 나라 '체코'는 어떤 크리스마스 문화를 갖고 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지? :)
    오늘은 체코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 1. 체코의 '크리스마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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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래 카톨릭 문화권이 아니었던 아시아 국가의 크리스마스가 다소 상업적인 색채로 물든 반면, 체코의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크리스마스 본연에 충실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바로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 종교와 신앙심 여부를 떠나 '예수'란 카톨릭의 영향 아래에 있었던 많은 서양 문화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 비단 체코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크리스마스가 예수의 탄생일을 축하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란 (종교인을 제외하고) 하나의 계절 이벤트인 것에 비해, 12월 내내  - 몇 번이고 강조하지만 -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체코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가장 큰 명절이자 성스러운 계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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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아가 베들레헴의 마굿간에서 아기 예수를 낳았다는 이야기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이 '베들레헴' 이야기가 얽힌 모형을 집집마다 장식하는 것이 체코의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전통 중 하나. 

    성당에서는 종이로, 나무조각으로, 털실로 만든 개성만점 '베들레햄'을 전시해놓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베들레헴을 주제로 한 공연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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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 마켓의 소규모 공연. 마리아가 천사의 계시를 받아 예수를 잉태하고, 베들레햄에서 아기 예수를 낳는 내용을 공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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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들레햄 모형 전시를 아이와 함께 바라보며 설명해주는 아버지 

     

     

    # 2. 체코에는 산타클로스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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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열이면 열, 풍채 좋고 하얀 수염을 길렀으며 빨간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를 떠올릴 것이다. 루돌프와 썰매를 끌고 찾아온 산타클로스가 굴뚝으로 들어와 머리맡의 양말에 선물을 넣고 간다는 이야기. 그러나 사실 이러한 이미지들은 크리스마스가 상업적으로 이용되면서 대기업의 홍보 프로모션 등에 의해 덧대어진 것으로, 크리스마스의 본래 의미와는 무관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체코의 어린이들은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는 존재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것 나름대로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다행히(?) 체코에도 크리스마스에 나타나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존재가 있다. 바로 아기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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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라스트라나 소지구에 위치한 '승리의 성모 마리아 성당'에는 밀랍으로 만든 아기예수상이 놓여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캐롤을 부르며 크리스마스 트리로 가는 체코 아이들.
    그러자 거짓말처럼 트리 아래에는 선물이 놓여있다. 바로 아기예수가 창문으로 들어와 선물을 놓고 간 것.
    산타클로스처럼 구체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체코 아이들은 아기예수가 선물을 주고 간 것이라고 믿는다. 

     

     

    # 3. 크리스마스에 악마 뿔을 단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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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아기들은 어인 일로 '악마 뿔'을 머리에 달았을까?

     

    그러고보니 궁금해진다. 대관절 산타클로스는 누구란 말인가?
    크리스마스와 하등 관계도 없는 사람이 어찌하여 '크리스마스의 상징'처럼 세계적인 유명인이 된 것일까? 

    사실 산타클로스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가상 인물이다. 바로 '성 니콜라스'가 그 주인공이다. 성 니콜라스(270년 ~ 345년 12월 6일)는 오늘 날 터키에 해당하는 과거 소아시아의 주교로, 부모를 일찍 여의고 물려받은 유산을 모두 자선활동에 썼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그가 오늘날 산타클로스의 모티브가 된 행적은 다음과 같다.

    어느 가난한 집안에 세 딸이 있었는데, 궁핍한 생활을 견디다 못해 아버지가 세 딸을 사창가에 팔아버릴 것이라는 소문이 들려왔다. 그러자 성 니콜라스는 그 딸들을 딱히 여겨, 자신의 재산을 나눠주고자 하였으나 자신의 선행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한밤 중 몰래 찾아가 창문으로 황금을 던져주었다. 

    이러한 이야기가 몇 세대에 걸쳐 전해지면서 성 니콜라스를 기리기 위해 그의 축일인 12월 6일에 선물을 주는 관습이 생겼다고 한다. 이 성 니콜라스는 네덜란드어로 '산테 클라스'라고 불렸는데 이것이 영어권으로 전해지면서 오늘날의 '산타 클로스'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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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색깔의 악마 뿔을 팔고 있는 모습

     

    이 성 니콜라스는 체코에서도 특별한 인물이다. 체코 사람들은 12월 5일이면 '성 니콜라스 데이' 전야제를 즐긴다. 이 때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질 뿐 아니라, 성 니콜라스 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분장을 한 사람들도 곳곳에 보인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악마 또는 천사로 분장한 모습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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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 니콜라스 데이를 기념하는 사람들. 성 니콜라스를 중심으로 악마와 천사 분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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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사 분장을 한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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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한 악마 분장까지!

     

    왜 그들은 천사와 악마로 분장을 하는 것일까? 
    천사와 악마를 대동한 성 니콜라스는 마을의 아이들에게 '올 한 해 착한 아이였는지' 여부를 묻는다. 등 뒤에서 섬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악마와 상냥하게 웃고 있는 천사가 각각 아이의 대답을 기다린다.  Yes 일 경우, 천사는 아이에게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고... No 일 경우에는? 그런 경우는 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악마의 벌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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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한 아이들은 천사로부터 사탕 선물을 받아간다. 

     

    이 성 니콜라스 데이는 체코의 크리스마스 마켓 기간과 맞물려 또 하나의 크리스마스 문화처럼 자리잡았다. 특히 전야제는 체코를 여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하늘에서 줄을 타고 내려온 대천사가 아이들에게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모습도 흥미롭다.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리는 듯, 날개를 펄럭이며 금빛 꽃가루를 뿌려주곤 유유히 다시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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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 니콜라스 데이 전야제, 대천사 등장하다!  @체스케 부데요비체 

     

     

    # 4. 체코의 크리스마스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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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이브. 사랑과 감사가 넘치는 저녁 만찬의 밤이다. 전통적으로 체코의 크리스마스 이브 만찬은 '첫 별'이 떠오른 뒤에 먹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체코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과연 어떤 만찬을 즐길까? 
    그 중 하나는 독특하게도 '잉어 튀김'이다. 크리스마스에 웬 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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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잉어 튀김 (Carp Fries)

     

    사방이 육지로 둘러싸인 내륙지방 체코. 그렇기에 생선의 존재는 더없이 귀할 터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에 잉어를 먹는 이유는 그것 뿐만이 아니다. 잉어의 둥근 비늘이 마치 동전 모양을 닮았기 때문. 내년은 올해보다 풍족하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크리스마스 저녁 만찬으로 잉어 튀김을 먹는다고 한다. 

    '잉어'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비리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직접 먹어보니 생선까스나 피쉬 앤 칩스같은 맛이 난다. 바삭하고 짭짤한 것이 맛만 좋더라는. :) 위 사진처럼 잉어 튀김에 감자 샐러드를 곁들이는 것이 체코식 크리스마스 만찬이라고. 식사를 마친 뒤에는 사과 슈트르델을 디저트로 먹으며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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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코의 크리스마스 빵, 바노치카 (vánočka) 

     

    체코의 크리스마스 빵 '바노치카'는 꽈배기 모양으로 생긴 것이 특징. 유대인들이 먹는 Challah 빵과 비슷한 모양이다. 말린 자두, 너트 등을 넣고 구워냈다. 이 바노치카를 소에게 먹이면 다음 해 더 많은 우유를, 벌통 앞에 두면 더 많은 꿀을 얻을 수 있다는 미신이 있다고 한다. 

     

     

    # 5. 소원을 말해봐! 크리스마스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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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두 껍질에 작은 촛불을 올려 물 위에 띄워보자.

     

    체코의 크리스마스 풍습에는 소원을 빌며 미래를 점치는 것들이 많다. 특히 미혼의 젊은 여자들 사이에서 미신처럼 내려오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전부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예를 들어 호두 껍질에 작은 촛불을 올린 뒤 물을 담은 그릇에 띄웠을 경우, 가라앉으면 불운하고 그릇을 무사히 가로지르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한다. 또 사과를 가로로 잘랐을 때, 보이는 씨앗의 모양이 반듯한 별 모양(☆)을 그리고 있을 경우 행운이 찾아온다는 미신도 있다. 그 밖에도 작은 납 조각을 녹여 물에 던진 다음 굳은 모양에 따라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유추한다거나, 등 뒤로 신발을 던져 결혼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점쳐보는 풍습도 있다. 

    행복과 행운을 기원하는 마음은 시대를 불문하고 같은 법이다. 까르르 웃으며 크리스마스 밤을 지새웠을 소녀들을 생각하니 괜히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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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세상이 크리스마스 빛으로 물드는 이때. 겟어바웃 독자 여러분은 어떤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계신지.
    장소가 어디든, 누구와 함께이든-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면서 남은 연말을 알차게 마무리 하시길 바란다.

     

    여러분 모두! Merry Christmas! 

     

     

     

    ※ 취재: Get About 트래블웹진 

     

     

                           

    JUNE

    여행하고 글 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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