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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 나를 미소짓게 한 최고의 파스타는?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4.02.15

    카테고리

    미국, 음식

     

    뉴욕, 나를 미소짓게 한 최고의 파스타는?

     

    140120 뉴욕 아쿠아산타

     

    싸늘한 바람이 불고 눈발이 날리는 뉴욕.

    그래도 맛있는 음식은 포기 못한다! 둘둘 싸매고 맛있는 음식이 있다는 소리에 귀 쫑끗하면서 당장 약속 잡아 나갔다. 
    게으름과 귀찮음증이 좀 있기는 하지만 맛있는 음식이라면 이렇게 부지런해질 수 있나 하면서 스스로 웃을 때가 있다.
    가는데 조금 시간은 걸리지만 후회하지 않을 집이라는 추천의 꼬리표가 마음에 들었다.

      

     

    1

     

    뉴욕의 맛집이라고 해서 맨해튼에 있는 집만 찾을 필요 있을까.
    뉴욕의 그리말디 피자 등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많았던지라 뉴욕은 피자와 파스타로 유명한 집이 많다.
    뉴욕을 조금 벗어나도 괜찮은 맛집이 꽤 있다는 소리에 솔깃했다.

    그러던 차에 뉴욕 지인분이 윌리엄스 버그 갈 때마다 몇년 째 넘게 즐겨 찾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며 같이 가자고 하셨다.
    젊은 예술의 피가 흐르는 거리, 윌리엄스 버그에 위치한 아쿠아 산타 Acqua Santa가 그곳이다.

     

     

    2

     

    입구는 작다. 좁은 카운터를 지나면 오, 하고 탄성이 잠깐 나온다. 이렇게 넓은 공간이 숨어있었나 싶게 트인 홀이 나온다.
    게다가 진짜 불 붙인 화덕이 있다. 불 피우는 아저씨는 한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화덕을 지키고 있다.
    개장시간 보다 조금 느지막이 가면 더 좋다. 화덕에 불을 붙이고 좀 시간이 지나야 피자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3

     

    지붕은 놀랍게도 진짜 포도나무 넝쿨이다. 빛이 잎 사이로 내려오는 실내가 눈에 들어온다.
    여름에는 포도나무의 초록 잎새가 물든 햇살이, 가을에는 단풍 든 햇살이 내리 쬐어 아름답다고.
    지금은 쪼글쪼글해진 포도들이 갈색으로 변한 잎 아래에 드문드문 달려, 봄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시절 좋은 때 이 아래서 와인과 파스타나 피자를 함께 먹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

     

    관광객이 많지 않은, 동네 주민들의 숨겨둔 레스토랑 같은 곳. 한적한 기운이 돈다.
    흰 식탁보에 빈티지한 식탁과 소품들이 편안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풍긴다.
    맑은 하늘색 의자 커버는 아쿠아마린의 색을 연상시킨다. 적당히 빈티지해 보이는 소품들이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5

     

    웨이터가 하나하나 서비스해주는 건 아니지만 소탈하게 편히 먹을 수 있는 분위기 좋다.
    식탁마다 올려진 올리브유. 아낌없이 먹어도 되게 탁자마다 하나씩 있다.
    갓 나온 따끈한 빵에 듬뿍 뿌려 먹으며 주문 메뉴를 기다린다.

    지인 분은 인근의 마이크로 브로이(소규모 맥주 양조장)에 갈 때 피자를 포장해서 안주삼아 가져간다고 한다.
    갓 구워낸 화덕피자에 갓 뽑아낸 양조장의 맥주를 마시면 이게 바로 천국이구나 싶다면서 시원하게 추천하셨다.

     

      

    6

     

    식전빵만 먹어도 다음 메뉴에 기대감 생긴다. 식전빵이 담담하니 맛있었다.
    밥으로 먹으려면 역시 담백하면서도 무엇과도 잘 어울리는 그런 색깔이어야 할 것이다.
    달고 부드러운 빵은 쉽게 질리지만 발효시켜 시큼담백한 빵들은 밥처럼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자꾸 빵을 집어 먹으니 지인분이 맛있는 파스타 먹으려면 적당히(?) 먹으라고 웃으며 말씀하신다.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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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스버그의 아쿠아 산타 대표 메뉴를 묻는다면 해산물 오징어 먹물 파스타!

    오징어 먹물을 넣어 직접 반죽한 수제 페투치니는 칼국수 면 같으면서 쫄깃 쫄깃하다.
    양도 정말 만만치 않아서, 한국에서 시키면 조막만하게 나오는 양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많다.

    흰 냅킨을 탁탁 펴서 무릎에 올리고 신나게 먹을 준비! 

     

     

    8

     

    거무스름한 면발이 쫀쫀하게 씹힌다. 담뿍 들어간 오징어 등 해물이 정말 푸짐히 느껴진다.
    탱글하게 잘 익힌 새우와 맛있게 익은 면발을 후룩후룩 먹다보면 많은 양이라도 금방 없어진다.
    먹기 전에 많아서 남기겠다고 말했는데 이 말이 무색하게 접시의 소스 남은 것까지 빵으로 싹싹 긁어서 말끔히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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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맛있었던 건 웨이터 추천 파스타였던 뇨끼. 참 만족스러웠던 추천이라 나도 모르게 팁도 넉넉히 두고 나왔다.
    뇨끼는 우리나라 떡볶이 같은 질감의 파스타다. 십 수년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처음 먹었던 뇨끼.
    이탈리아 본 고장에서 먹는 파스타는 어떤 맛일까 무척 기대를 하고 주문을 했었는데, 모험해 본다고 생경한 이름의 뇨끼를 주문했었다.
    파스타 하면 다 스파게티, 스파게티니 등 긴 국수라고 여겼는데 
    뇨끼라는 걸 시켰더니 토마토맛 떡볶이 내지 조랭이떡같은 걸 주어서 흠칫했던 기억이 난다. 

     

      

    11

     

    뇨끼는 삶은 감자와 밀가루 등을 반죽해서 손가락 한마디 정도 크기로 삶아낸, 수제비 친구 같은 녀석이다.
    보통 크림소스를 얹어서 많이 먹는데 크리미하면서도 고소짭짤한 소스를 얹으면 쫀득한 맛과 참 잘 어울린다.
    윌리엄스버그 맛집 아쿠아 산타에서의 뇨끼는 쫀득한 질감에 크리미한 진득함에 끝맛이 부드럽고 은근하게 달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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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림 소스는 자칫 느끼하기 쉬운지라 짭짤한 맛을 더해 주어야 한다.
    이탈리아 치즈의 왕이라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와 돼지 뒷다리를 생으로 염장한 프로슈토면 충분.
    고소함에 짭짜름한 맛이 더해지면 느끼함 없이 입에 착착 당기는 맛을 만끽할 수 있다.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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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이탈리아 요리에 빠지면 아쉬운, 루꼴라를 더했으니 입이 이탈리아로 가있는 듯! 만족의 미소가 절로 나왔다. 이 단순함이란!
    과장 심한 만화의 한 장면처럼 뒤에 루꼴라가 푸릇푸릇 자라나는 들판이라도 펼쳐져야 할 듯 했다. 지금도 잊지 못할 맛.
    감칠맛 나는 식감과 묵직하면서도 듬직하게 밀려드는 뇨끼의 고소함은 참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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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의 추천, 정말 후회 없다며 식사를 했다. 역시 좋은 여행 추억의 중심에는 좋은 사람이 있다. :)
    아마 음식들이 정말 맛있었던 것은 함께 했던 사람들 덕분. 넘치는 수다에 무척 즐거워하며 음식을 먹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유쾌한 시간, 맛있는 음식은 그곳의 추억을 단단하고 영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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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qua Santa, New York Information

    - 전화 : 718 384 9695, 영업 : 오후 12시 이후, 주차장 따로 없음
    - 주소 : 555 Driggs Ave, New York, NY 11211, 신용카드는 Amex만 가능

    - 피자 메뉴 :
      La Margherita(Tomato sauce, fresh mozzarella, pesto) 14$
      Pizza con salsiccie(Mozzarella, tomato sauce, red onion, spicy smoke sausage) 16$
      Verdona(Tomato sauce, fresh mozzarella, basil) 15$, Ballerina(Tomato sauce, fresh mozzarella, rucola) 15$ etc

    - 기타 메뉴 :
      La Caprese(Mozzarella, tomato, virgin olive oil, bassil) 10$,
      Calzone(Stuffed with mozzarella, fresh tomato, prosciutto and rucola) 14$ etc

    - 파스타 메뉴 :
      Strozza preti Amatriciana(Pasta with bacon, onions, tomato sauce, pecorino) 16$
      Gnocchi di bietola(Beet gnocchi in sauce with parmigiano, rucola, prosciutto) 16$
      Spaghetti della norma(with tomato sauce, eggplant, aged ricotta and pecorino) 16$
      Spaghetti puttanesca(Spicy tomato sauce, Gaeta olive, capers & anchovies) 15$ etc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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