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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대 곰이 내리는 통돌이 핸드드립 커피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0.07.09

    카테고리

    한국, 서울, 음식

     

     

     

     

     

    다방-. 동네 사람들이 영화 '스모킹'처럼 '바그다드 까페'처럼 모여들 듯한 곳.

     

    까페라는 이름이 가진  이국적인 도도한 뉘앙스는 없는, 소박하고 따뜻한 다방-.

     

    손으로 볶은 원두, 손으로 내린 커피, 손으로 그린 그림이 있는 다방-.
    한 켠에 조용히 앉아 담배와 커피와 책과 함께 하기 좋은 작은 다방-.

     

     


     ..●  곰 아저씨네 다방 ●.. 

     

    그런 홍대 다방을 찾는다구요?

     

    누군가 스윽 다가와 그런 홍대 까페에 가자고 하면 군말 없이 스윽 그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깜빡 지나칠 작은 골목 안 손바닥 만한 까페, 그래도 두서넛 다정히 앉기 부족함이 없는
    곰 아저씨네 오두막, 아니 곰 아저씨네 다방으로. “커피 볶는 곰다방”으로 말입니다.

     

     

     

     

    잘 따라오세요. 두어 걸음 성큼 내디디면 그 작은 골목, 지나칠지도 모르거든요.
    고흐의 밤의 까페 테라스에 곰 아저씨가 앉은 그림이 보이면, 제대로 찾은 겁니다.

     

     

     

     

     ..●  곰 아저씨가 볶은 원두 ●.. 

     

     

    "오늘의 커피가 뭐예요?"
    "많이 볶은 게 오늘의 커피죠 뭐..."


    예전에 지나가듯 물은 질문에 사람 좋게 웃으며 대답한 곰 아저씨.

    아마 저런 말씀을 했는지도 잊으셨을 거예요. 훈련된 친절보다는 무심한 듯, 덤덤한 주인의 솔직한 대답.
    '벨기에' 와플, '이탈리아' 젤라또, '프랑스' 와인 없습니다. 그냥 단촐한 아라비카 원두 커피 대여섯.

      

    하지만 덤덤한 곰 아저씨가 내린 커피 맛만은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만큼 매력적!
    그 커피 맛은 원두를 볶는 데서 시작합니다. 생두는 연한 풀향기가 납니다.

     
    열을 가하는 로스팅을 하면서 생두가 다양한 맛을 지닌 원두가 되지요.
    로스팅은 열을 가하는 방법에 따라 직화식, 반열풍식, 열풍식이 있죠. 
    이 로스팅에 따라 단맛, 신맛, 쓴맛과 향이 천차만별 달라지지요.

     

     

     

     

      

     

    보통은 커피 볶는 로스팅 기계를 갖추고 있지만 여긴 참으로 소박합니다.
    돌돌- 아저씨가 직접 가스렌지 위에서 돌아가는 작은 통인 통돌이에 생두를 볶습니다.
    고르게 볶기 위해 쉬지 않고 손잡이를 돌리는 곰 아저씨, 그래서인지 커피의 손맛이 제대로입니다.

     

     

     

     

    원두가 산화되지 않게 꼭꼭 여민 병에 착착 들어찬 원두들.

    어떤 맛인 지 궁금하지 않나요? 

     

     

     

     ..●  곰 아저씨가 내리는 핸드드립 커피 ●.. 

     

    평소대로 묵직한 바디감과 진한 맛이 좋은 만델링과
    여린 꽃향기와 고구마 냄새가 나는 연한 맛의 예가체프를 시킵니다.

     

    기다립니다. 오후 햇살이 느지막히 곰실곰실 다방 안으로 기어-들어옵니다.
    달달달. 커피콩 가는 소리를 듣습니다. 순간 커피의 향이 마법처럼 퍼집니다.

     

    커피 향이 가장 고소하고 향긋할 때는 볶을 때, 그리고 원두를 가는 그 순간입니다.
    좁은 다방인 만큼 가게 가득 퍼지는 커피 향을 놓치지 말고 폐부 가득히 담아 보세요.

     

     

     

     

    커피 내리기 직전에 모래알 크기인 0.5-1mm 로 갈아 낸 원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빵처럼 스르르 부풀어 오르지요. 그때 잠깐 멈추고 뜸 들입니다.

     

     


     

     

    그리고 물줄기를 조심스레 조절하면서 부어 서버에 200ml쯤 커피가 담기면

    따뜻하게 데운 찻잔에 쪼륵, 담아냅니다.

     

    커피엔 키우기 까다롭지만 향과 맛이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아라비카 종이 있고
    쉽게 키울 수 있지만 쓴맛이 강한 편이고 향이 약한 로부스타 종이 있습니다.
    곰다방의 커피는 모두 아라비카 종입니다.

     

    가게 특유의 맛으로 각 원두를 조합한 블렌드 커피를 파는 곳도 많지만
    곰다방의 커피는 그냥 한 가지  원두로 모두 스트레이트 커피입니다.

     

     

     

     

     

    커피 맛을 잘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메뉴판에서 아래로 갈수록- 브라질 < 예가체프 < 모카하라 < 케냐 < 코스타리카 < 과테말라 < 만델링.
    이렇게 커피의 맛이 진하고 무거워집니다. 연하거나 진하게 마시고 싶으면 곰아저씨께 말씀해 주세요.

     

      

     

     

     

    첫 모금은 호록- 살짝 소리 내며 공기와 함께 마셔 보세요. 
    커피 향을 느껴 보세요. 쓴맛, 단맛, 신맛을 미묘하게 느껴 보세요.
    한 잔으로 아쉬우면 리필도 한잔- 그렇게 핸드드립 커피를 즐겨 보세요.

     

     

     

     ..●  곰 아저씨네 책, 그림, 음악 ●.. 

     

     

     

    이 다방은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닙니다.

     이 다방은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곳> 이지요.

     

     

     

     

     

    음악을 듣기 좋은 곰 아저씨네 다방입니다.
    커다란 스피커는 빈틈을 주지 않고 공간을 음악으로 가득 채웁니다.
    대화하다 잠시 멈추어도 서로 어색하지 않게 때론 70년대 음악도 클래식도 흐릅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을 타고 들어온 햇살에 황금빛으로 물드는 다방의 고즈넉함이란.

     

     

     

     

     

     

    책을 읽기 좋은 곰 아저씨네 다방입니다.

    많진 않아도 꽤 흥미로운 책들이 꽂힌 작은 책장과, LP판이 꽂힌 책장.
    곰 아저씨께 슬쩍 여쭈어 보면 신간 서너권 쯤 권해 주실 겁니다.
    곰 아저씨는 출판사에서 일하셨다지요. 쿠폰 모으면 책도 주시지요.

     

     

     

     

     

    음악에 푹- 젖어 책을 보다가 혹시 눈이 좀 아프거든
    벽면을 가득 채운 피카소의 게르니카와 천장을 가득 채운 메텔과 눈인사 하세요. 
    그 그림 어딘가에 곰 아저씨도 쓱쓱 붓질을 하셨을 테지요. 곰아저씨네 다방이니까요.
     

     

     

     

     ..●  곰 아저씨를 좋아하는 사람들 ●.. 

     

     

     

     

    각자 다른 입맛에 맞는 책을 읽고 다른 취향의 커피를 마시고 다른 생각을 말하면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 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왔을까요.

     

    홍대 벽에 심심찮게 그려진 레이지 핑크의 그림이 채워진 메뉴판도 보이구요.
    오며가며 이곳을 아지트 삼아 모여드는 사람들이 남긴 나름의 발자취 가득.

     

     

     

     


     

    주인에 대한 애정이 없고서야- 또는 손님에 대한 애정이 없고서야-
    그려 주지도 않을 것이고 벽에 붙여 주지도 않을 것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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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모금 담배와 한 모금 커피의 여유.

     

    세상은 느림에 대해 비난하고 여유에 대해 가진 자의 낭만이라 책망합니다.
    하지만 그리 바쁘게 사는 이유, 바로 느림과 여유로움을 사기 위해 그런 것 아니던가요.

     

    커피 볶는 곰다방엔 여유 있게 걷다가 잠시 쉬었다가 갈 때, 느리게 커피 마시고 싶을 때 들르세요.
    진짜 손으로 볶은 원두와, 손으로 내린 커피와, 손으로 그린 그림이 있는

     

    다정하고 소박한 홍대 커피 볶는 곰다방을 말이에요.  

     

     

     

     ..●  커피 볶는 곰다방 정보 ●.. 

    -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8-22
    - 위치 : 홍대 5번출구서 직진 > 오므토토마토에서 좌회전 홍대 정문 올라가는 길
             > 투썸플레이스 좀 못가서, LG텔레콤 대리점(phone & fun) 골목 바로 우회전

    - 메뉴 : 브라질 예가체프 모카하라 파나마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만델링 등, 스트레이트로 6-7가지
             모두 5천원, 리필 1천원, 테이크아웃 3천원, 뜨겁게 차갑게 모두 가능.  원두 판매 : 100g 7천원.

    - 특징 : 통돌이로 배전하며 핸드드립으로 내림. 모든 석 흡연 가능, 영업 12- 24시
    - 쿠폰 : 15개 도장 꽝꽝 다 찍으면 책을 주신다는 전직, 출판사 다니신 주인장님-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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