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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릉, 나만의 바다를 찾아서

    녹색희망 녹색희망 2014.02.10

    카테고리

    강원, 풍경, 겨울

     

    겨울 바다가 우리를 부른다

    강릉, 나만의 바다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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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오늘은 여기 대관령에 바람도 무섭게 부니 바다 보러 가면 안 될까요?"”

    대관령에서 겨울을 보내는 장기 여행 중인 어느 날 아침, 딸아이 손양이 내게 바다 여행을 제안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훌쩍 우리만의 바다를 찾아 떠나기로 했어요. 손양이 애지중지 아끼는 인형과 함께 말이지요. 동해에는 수많은 해변이 있고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북적이지만, 겨울이 오면 거짓말처럼 한적해서 마치 이 커다란 바다를 독점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우리는 그 중에서도 소복히 눈이 내려 더욱 눈부신, 강릉 강문해변으로 향했습니다. 강문해변에서 송정해변까지 해안가를 따라 모처럼 겨울 산책을 해보기로 햇어요. 

     

    오늘 우리의 코스는 이러합니다. 

    강릉 강문해변에 도착하여 해변을 즐긴 뒤 근처의 또배기마을 솟대공원 둘러보기, 그 후에는 솔 숲길 산책하며 송정해변으로.
    송졍해변 근처에서 막국수로 식사를 하고, 솔숲 사이로 다시 강문해변으로 돌아오기. 밤바다를 즐긴 뒤 커피 한 잔 마시고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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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눈이 소복하게 내린 강문 해변의 풍경이 더 없이 아름다워, 오랜만에 만난 행복을 ‘와!’ 하는 감탄사로 대신할 뿐입니다.
    강문해변은 사람들에게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아서 강릉 주변 해변 중에서는 가장 한적한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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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대로 지은 강문 해변 제 1경. 바로 강문진 또배기 솟대공원입니다.

    강문 어촌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주차장에서 우측으로 보이는 이정표를 따라가 보면 작은 공원이 나오는데요. 공원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꾸며진 것은 아니고 조금 특별한 솟대가 중앙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삼한시대 솟대의 한 형태로서 바람, 물, 불의 삼재를 막아주고 풍년과 풍어를 빌던 '진또배기'인데요, 일종의 서낭신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솟대를 이렇게 부르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강문마을이 유일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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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또배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 한 곳 더 있는데, 내 마음대로 강문해변 제2경 ‘강문솟대다리’입니다.

    진또배기를 모티브로 해서 2012년 7월에 경포해변과 강문해변을 연결하는 아치형 인도교로 건설된 다리입니다.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살리는 의의도 있지만, 다리의 아름다움 또한 대단한데요. 특히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시시각각 색채를 달리해서 빛나는 야경은 한갓진 강문해변을 별처럼 빛나게 해 주는 것 같았죠. 솟대다리의 아침과 밤의 모습 모두를 만나려면, 여유롭게 하루를 꽉 채워 이 바다에 머물러도 좋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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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유로움 가득한 강릉 강문해변, 갈매기들이 주인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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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대로 강문해변 제 3경은 부드러운 포물선을 그리는 해안선과 고운 모래 백사장, 그리고 그것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갈매기 군무입니다. 손양과 여행을 간 날에는 손바닥만 한 아기 갈매기들도 눈에 뜨여서 손양이 어찌나 환호성을 지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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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대로 강문해변 제 4경, 그물 던지는 강문마을 어르신들 모습입니다. 심심찮게 만날 수 있던 이 모습은 조용한 어촌마을의 일상을 상징하는 듯하여, 우리에게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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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대로 강문해변 제 5경, 노란색 등대! 순식간에 등대 꼭대기까지 단숨에 올라가 망망대해를 굽어보는 손양, " 야호" 하는 환희의 함성을 지릅니다. 아마 아찔한 높이의 계단으로 한 걸음 옮길 때마다 히말라야를 오르는 원정대같은 기분도 들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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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대로 강문해변 제6경은, 역시 한적한 분위기. 사람들이 많지 않으니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온갖 유치한 포즈를 취하며 서로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주는 사진놀이, 포즈 취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서로의 우스운 모습에 깔깔 웃음 짓는 일이 많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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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대로 강문해변 제 7경, 하이라이트는 바로 몸과 마음이 향긋해지며 저절로 힐링이 되는 솔숲 해안산책로입니다.
    강문솟대다리에서 노란 등대까지 걸어오면 향긋한 솔향이 느껴질거예요.  

    강문해변에서 송정해변을 거쳐서 안목해변까지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은 사계절 피톤치드 가득한 산책로입니다. 바우길 5구간, 해파랑길 39코스의 일부이기도 한 이 길은 주로 인근 주민들이 시시때때 운동 삼아 애용하는 솔숲길이기도 합니다. 왼편으로는 푸른 바다를 끼고, 소나무가 가득한 솔숲을 걷노라면 발바닥으로 미처 녹지 못한 하얀 눈과 솔잎들이 부드러운 융단처럼 느껴집니다. 손양과는 강문해변에서 송정해변까지 거리상으로는 편도 2.6 Km, 송정까지 갔다 다시 되돌아와야 하니 왕복 5.2km를 걸었던 셈인데요, 좀 먼가 싶었는데 막상 걸어보니 솔숲 해안산책로라서 그런지 말 그대로 산책처럼 몸과 마음도 가볍게 걸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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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양과 나만의 바다, 송정해변

     

    느릿느릿 여유를 부려가며 걸었더니 1시간 조금 더 걸려 송정해변에 도착했습니다. 송정해변 역시 한가하고 평화로운 표정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유로운 백사장에서 엄마와 딸의 '나 잡아봐라'가 펼쳐지고... 신나게 놀다보니 어느덧 주변이 어둑해지는 시간.

    해변 근처 식당에서 맛있는 메밀전병과 메밀국수 한 그릇을 먹고 서둘러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갑나니다. 솔숲이 주는 편안함 덕분일까요, 발의 피로를 느낄 새도 없이 금세 강문해변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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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문바다의 밤, 노란 등대에도 파란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강문해변의 밤 풍경은 조금 전 낮 풍경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조명을 밝히기 시작한 몇몇 가게들과 노란 등대 덕분에 오히려 더 생기있어 보였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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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중에서도 단연 눈이 간 풍경은, 일곱 빛깔을 뽐내는 솟대다리였습니다. 화려하게 빛나는 다리를 바라보자 한낮의 한적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지요. 이렇게 강릉으로 떠난 우리의 바다 산책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고요한 강문해변과 송정해변의 산책로를 거닐며 한껏 여유를 즐겼던 하루. 손양에게도 나에게도 온전한 힐링이 되었던 행복한 여정이었습니다.
    이 겨울, 나만을 위해 준비된 듯한 바다를 찾아 강릉으로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INFORMATION

     

    - 강문해변 :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에 위치

    - 볼 거리 : 강문진 또배기 솟대공원, 강문솟대다리, 강문바다에서 송정해변까지 왕복 5.2km  솔숲 해안 산책로

    - 먹을거리 : 강문해변 근처에  동해 토속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식당과 향긋한 커피 한잔 취할 수 있는 커피가게가 몇 곳 있다.  

    - 송정 해변막국수 : 강원도 강릉시 송정길 30번안길 20-8 / 전화 033-652-2611

     

     

     

               

    녹색희망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얻게 된 낮고 겸허한 세상 바라보기를 통해 ‘공정한 세상’,’윤리적 여행’ ,‘착한 여행’, ’더불어 행복해지는 삶’ 으로까지 너른 시야를 갖춘 여행자가 되어간다. 그 이야기는 블러그, 잡지, 그리고 책을 통해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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