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녹이는 커피 한 잔, 베를린의 카페들
겨울 거리는 유난히 쓸쓸하다. 베를린도 다르지 않다. 텅 빈 거리를 보고 있노라면 그 많던 베를리너들은 어디로 갔을까 싶다.
그 의문의 정답을 나는 '카페'에서 찾았다. 그 어느 때 보다도, 북적이고 따뜻한 카페의 풍경에서 말이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카페는 언제나 좋은 곳이지만, 겨울의 카페는 커피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고마운 공간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은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여주는 것만 같다.
오늘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간 어느 배를린 카페의 풍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카페 플러리 Café Fleury
블루와 브라운이 세련되게 어우러진 '카페 플러리'는 마치 베를린 속 작은 프랑스를 연상시키는 카페다.
클래식하면서도 귀여운 분위기로 이미 베를리너들에게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명소.
넓은 야외 테라스가 설치되어 있지만 겨울인 까닭에 이곳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는 없다.
햇살이 따사로운 봄이 오면 이곳도 자연스럽게 북적이겠지만...
내부는 밝고 아늑하다. 이 카페의 또 다른 장점은 여느 유럽의 카페와 다르게 '팁'을 굳이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카페처럼 주문대에서 주문을 하고 바로 계산을 하기 때문에 팁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주문 후에는 자신의 테이블로 커피를 가져다 준다. 혹시 정말 이곳이 마음에 쏙 들어 팁을 주고 싶다면 계산대 옆 작은 유리병에 넣어주자.
곳곳에 아지트처럼 만들어진 작은 자리들이 이곳을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준다.
비치된 패션잡지, 신문을 뒤적이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달까.
와인이나 차를 따로 판매하는 코너도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는 바로 이 테이블이다. 공간을 활용한 아담한 자리. 자그마한 테이블에 홀로 앉아도 어색하지 않은 공간.
벽에 걸린 액자와 에펠탑 모형은 베를린이 일상이 되어버린 나에게 또 다른 낭만을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주변의 사람들이 그저 배경으로 느껴지고 온전히 테이블 위로 감각을 집중시킬 수 있어 다른 작업을 하기에도 참 좋다.
모든 메뉴가 맛있지만 이곳은 특히 라떼가 일품이다. 풍부한 우유거품의 맛이 아주 진하달까.
스콘이나 케이크를 함께 곁들이면 아주 흡족한 티 타임이 완성된다. 케이크는 카페에서 직접 굽기에 더욱 신선하고 맛있다.
그 밖에도 샌드위치를 비롯하여 간단한 식사를 할 수도 있다.
프렌치 바게트와 치즈, 햄, 과일, 잼 등으로 구성된 프랑스식 아침식사는 일요일 오후 브런치로 제격이기도. :)
INFORMATION : Café Fleury
- 주소: Fritz Weinbergsweg 20, 10119 Berlin
- 찾아가는 법: U8 Rosenthaler platz 역 하차
- 오픈 시간: 월~금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갓샷 Godshot
신이 내린 샷! 이라는 이름의 카페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카페다.
사실 이곳은 내가 베를린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이기도!
진정 커피의 맛으로 승부를 보는 이 카페는 무엇보다 '훌륭한 커피'를 음미할 수 있기에, 커피애호가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다.
이곳 커피맛의 비밀은 바로 최고급 커피 원두를 쓰기 때문. 또 손님마다 맞춤형 커피를 만들어주는 바리스타의 열정 덕분이기도 하다.
세가지 종류의 최고급 커피콩으로 내려지는 에스프레소와 초콜릿 쿠키 한 조각의 조화는 그 어떤 카페도 쉽게 흉내내지 못하는 맛이다. :)
이곳의 베스트 메뉴는 바로 플랫 화이트 Flat White. 갓샷은 베를린에서 가장 맛있는 플랫 화이트를 맛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플랫 화이트는 라떼처럼 에스프레소에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지만, 우유가 좀 더 적게 들어가고 거품이 거의 없어 더 진하고 깔끔한 것이 특징.
작은 골목에 위치해 찾기 어려운데도 입소문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 갓샷. 베를린 최고의 커피를 한번 맛보시길 바란다.
INFORMATION : Godshot
- 주소: Immanuelkirchstraße 32, 10405 Berlin
- 찾아가는 법: U2 Senefelderplatz역 하차
- 오픈 시간: 월~금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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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베를린에서 어학연수생으로 머물고 있지만 여행카페와 블로그 그리고 한국 모 잡지 의 베를린 해외통신원으로 활동하며 현지인만 아는 특별한 장소를 소개 해 오고 있다. 디자인을 전공하였지만 디자이너로 일은 안하고 다른 문화, 언어, 사람들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에 푹 빠져, 대학시절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일본, 미국, 터키, 그리스, 아프리카를 누비며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배우고, 성장한 1인 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녀의 문화예찬 꿈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