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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노바, 찬란하던 대항해시대를 간직한 도시

    은박사 은박사 2014.03.04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 지방을 만나다 

    제노바, 찬란하던 대항해시대를 간직한 도시 

     

    이탈리아! 하면 보통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를 떠올리시죠? 요즘은 나폴리, 카프리섬을 포함한 남부지방도 여행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런데 혹시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Ligure) 지방도 아시나요? 제노바를 중심으로 포르토피노, 산타마르게리타 리구레, 까몰리, 세스트리 레반테 등 매혹적인 바닷가 마을들이 모여있는 지방이랍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다른 지역들에 비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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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하고 싶은 곳은 바로 제노바에요. 매년 10월 개최되는 세계 3대 보트쇼, '제노바 국제 보트쇼'가 열리는 이곳은 유서깊은 항구도시입니다. 아메리카를 발견한 콜럼버스가 바로 이탈리아 제노바 사람이란 사실을 아시나요? 또 만화 영화 '엄마 찾아 삼만리'에서 주인공 마르코가 엄마를 찾아 아르헨티나로 떠나던 항구도 제노바 항이었지요. 이처럼 제노바는 바다와 인연이 깊은 도시랍니다. 

    사실 저도 제노바에 가기로 계획을 세우긴 했지만, 줄곧 반신반의한 마음이었어요. 역에서 내렸을 때는 '아... 이 도시는 확실히 관광지는 아니구나' 하고 느끼기도 했고요. 그러나 제노바의 매력은 바로 그 점입니다. 관광객을 위해 꾸며진 동네가 아니기에 실제 이탈리아 사람들의 생활이 보인달까요? 덕분에 제노바에 도착한 검은 머리의 이방인은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가이드북에 나와있지 않은 이 한적한 도시를 좌충우돌 탐방하게 되었지요.

    실제로 이 제노바는 참 매력적인 도시였습니다. 일부러 찾아가기로 마음 먹었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을 만큼 말이에요! 

     

     

    이탈리아 제 1의 항구도시, 제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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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제 1의 항구도시 제노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11~13세기에 해양도시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다고 하네요. 대항해시대에는 지중해 전역은 물론 세계 곳곳에 영향력을 미쳤다고 하니, 콜럼버스가 저 바다 너머로 나아가는 꿈을 꾸게 된 것도 이해가 됩니다. 

    이 해양도시에는 그에 걸맞는 유럽 최대 규모의 거대 아쿠아리움이 있답니다. 위 사진의 오른쪽 건물이 바로 아쿠아리움인데요! 저는 다음 여행지인 모나코에서 아쿠아리움을 갈 예정이라 패스했는데, '유럽 최대 규모'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어 가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답니다!  

     

     

    유서깊은 도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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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유서깊은 도시의 구시가지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르 스트라다 누오보 Le Strade Nuove'라 불리는 '신작로'가 그것이지요. 이제는 먼 과거의 흔적이 되었지만 '신작로'라는 이름이 붙은 이 길은 그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화려했던 대항해시대, 수많은 교역품이 오가는 무역의 중심지였던 제노바에 세계의 '부'가 집중되었던 증거랄까요. 이 길을 따라 화려한 궁전과 저택들이 들어섰는데, 오늘날 이 건물들을 묶어 '팔라치 데이 롤리 Palazzi dei Rolli'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또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과거의 편린이에요. 

    이 과거의 신작로와 저택들 또한 보는 맛이 쏠쏠하지만 그와 대비를 이루듯 캐주얼하기 그지없는 제노바의 '오늘'을 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골목골목 길을 헤매다보면 만나게 되는 제노바의 거리. 관광지가 아닌 생생한 이탈리아를 만날 수 있었어요. 

     

     

    신선한 올리브 향 가득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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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제노베제 파스타라는 메뉴를 본 적 있으신가요? 바로 제노바의 명물! 페스토(Pesto) 소스 파스타를 의미한답니다. 바질과 잣, 치즈에 신선한 올리브유를 넣고 갈아서 만든 짙은 초록색의 걸쭉한 페스토 소스는 그 특유의 향긋함과 고소함이 매력적인 소스에요. 페스토 소스의 본고장인 제노바에 왔으니 반드시 맛보아야겠죠?

    이처럼 제노바를 비롯하여 이곳 리구리아 지방은 '올리브'의 고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신선하고 품질좋은 올리브를 만날 수 있는 지역입니다. 진정 맛있는 '올리브 오일'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처음으로 느껴봤달까요? 리구리아 지방의 올리브 오일을 맛보기 전에 '올리브 오일'이란 그저 기름에 불과했으니...

    저도 리구리아 지방이 이탈리아 제 1의 올리브 오일 산지로 명성이 자자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는데요~ 어쩐지 톡쏘는 첫맛부터 은은한 감칠맛과 깊은 여운까지 예사롭지 않더라니! 이곳에서 꼭 맛보셔야 할 제노바 제 1의 명물임에 틀림없습니다. 신선한 올리브 오일을 듬뿍 넣어 만든 페스토 소스 파스타도 꼭 드셔보시길 바랄게요.

     

     

      

    또 이 올리브 오일과 찰떡 궁합인 먹거리가 있으니 바로 포카치아(Facaccia)입니다. 포카치아란 밀가루 반죽에 올리브유와 소금만 넣어서 발효시킨 후 구운 다양한 고명을 얹어 먹는 빵이에요. 제노바 시내를 거닐다보면 포카치아를 판매하는 포카체리아를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그 중 소금과 올리브 오일만 넣어 구운 심플한 제노바식 포카치아는 그 심심한 맛이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 계속 입맛을 당기는 먹거리랍니다!

      

     

    지중해 크루즈의 기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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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노바에 도착했을 때 이 도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항구에 가득 정박해있는 크루즈들을 보았던 거였어요. 말로만 듣던 크루즈를 실제로 본 감상은 '진짜 엄청나게 거대하다!' 였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제노바는 지중해 크루즈의 기항지(배가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잠시 들르는 항구를 의미)였더라고요. 그에 걸맞게 제노바는 유럽 제 1의 크루즈인 코스타 선사의 본사가 있으며 크루즈를 만드는 조선소도 있다고 합니다. 

    제가 묵은 숙소에서는 제노바 항구가 보였습니다. 하지만 휴양지의 오션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어요. 검푸른 항구에는 거대한 크루즈들이 정박해있고 그 앞으로 넓은 도로로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는 묘한 풍경은 '아 내가 진짜 낯선 도시에 뚝 떨어져 있구나.'하는 느낌이 들게 했어요. 저는 그 날 완전히 밤이 될 때까지 오래도록 제노바의 항구를 감상했답니다. 항구에 맑은 청색의 어둠이 내리고, 밤새도록 불을 밝히고 있는 거대한 크루즈들과 함께 제노바의 밤이 깊어갔습니다. 

     

     

     

    은박사

    일류와 B급을 두루 섭렵한 전인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하여 책을 읽고 여행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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