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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아름다운 인도의 신부, 함께 춤을 출까요?

    왓쯔업 써니 왓쯔업 써니 2014.03.12

     

    꽃처럼 아름다운 인도의 신부, 함께 춤을 출까요?

    인도의 전통 결혼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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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기차에서 내리자 마자 만난 동갑내기 친구 노아. 바라나시 여행 내내 함께 현지인 식당을 돌며 맛난 음식도 먹고, 구경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노아는 이스라엘 출신으로 현직 변호사인 똑똑한 친구였다. 하지만 그녀에겐 아픔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몇 년간 만나오던 남자친구와의 이별이었다. 

    이유를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노아의 입장과는 달리 그 남자는  결혼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결혼 문제로 인한 갈등은 커져갔고  몇 년간의 러브 스토리는 추억이 되버렸단다. 만남과 이별, 그리고 결혼 이야기를 하며  뜨거운 태양이 머리위에 앉아 있던 토요일 정오, 갠지스강(Ganga)을 향해 걷고 있었다. 

      

     

    울고 웃는 것이 결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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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라는 나라 정말 덥다! 숨이 컥컥 막힐 정도로 뜨거운 날씨를 견디지 못해 잠시 쉬자고 얘기하는 순간,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어? 뭐지? 노아와 나는 궁금하다는 듯 서로를 쳐다보다 “가보자”고 말하며 음악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내 발이 멈춰선 곳은 많은 인도인들이 모여있던 갠지스강 앞이었다. 인도인들을 비집고 들어가 보니 그곳엔  인도 현지인들의 결혼 축하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신랑은 왕자들이 쓸 법한 화려한 모자를 쓰고 입이 귀에 걸린줄도 모른채 환하게 웃고 있었고, 신부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인생 2막을 함께 할 배우자로서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는 듯 했다. 

    덩달아 신이 난 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신나게 구경했다. 저 멀리 또 한 커플이 보인다. 그런데 이처럼 즐거운 날에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 냉랭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화려한 보자기를 뒤집어 쓴 신부는 뭐가 그리 슬펐는지 서럽게 울고 있었고, 무관심한 새신랑은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 눈물 날만 하겠다. 저렇게 무표정한 얼굴로 입에 음식 갖다 넣기 바쁜 사람과 평생을 살아야 하니, 얼마나 눈물이 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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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님들은 그저 싱글벙글이다. 

     

    인도는 엄격한 신분제도 때문에 연애결혼이 아닌 집안간의 결혼이 일반적이다. 과거 한국이 그랬듯, 그들의 연애와 상관없이 집안에서 정해준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한다. 오늘날 자유로운 결혼문화를 바탕으로 생각할 때, ‘과연 그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많은 인도인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인도 델리에서 바라나시로 오는 기차안에서 만나 친해진 간호사에게 "남자친구가 있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녀는 있다고 말했다. 나는 조심스레, 그 남자친구와 결혼할거냐고 물었더니 그런 일은 없을거라며, 그녀는 집안에서 정해준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는 것 아닌가. 나름 인도에서 엘리트 층에 속하던 그녀였지만, 그녀는 인도의 결혼 문화를 그대로 따르는 듯 했다. 연애는 가족들 몰래. 연애와 결혼은 별개. 

    아무튼, 보자기를 뒤집어 쓴 채 울고 있는 인도 새신부를 보니 과거 우리 어머니도 시집올 때 저렇게 울진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괜히 가슴이 아파, 나는 울고 있는 인도 여인을 뒤로 하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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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도 뽀얗고 이목구비도 뚜렷한 아름다운신부. 신랑님은 좋겠수!

      

    하지만 역시 결혼은 마냥 슬픈 일이 아니다. 저기 또 한 커플은 결혼식이 끝나면 금방이라도 "야호!"를 부를 만큼 행복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신부가 엄청난 미인이다. 뽀얀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까지... 새 신랑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쉴 새 없이 몰래몰래 훔쳐보는 눈길이 마냥 즐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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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나와 각종 액세서리로 화려하게 장식한 인도 신부 

      

    새 신랑의 미소만큼 밝게 빛나던 것은 새 신부의 액세서리들 이었다. 손에는 헤나가 가득했고 그 위로는 팔찌가 주렁주렁. 뿐만 아니다. 발에는 발찌부터 시작해 반지를 보자 인도의 독특한 결혼 세레머니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춤이 빠질 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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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은 이렇게 추는 것이여~ 

     

    수줍은 신랑, 신부는 서로를 알아가야 할 시간이 필요하겠지? 자, 그럼 신나는 춤판으로 가보자! 신랑 신부가 울고 있든 웃고 있든 상관없이 가족들과 친구들은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한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할머니, 너 나 할 것 없이 신명나게 벌어진 춤판에 사람들은 마음껏 웃고 즐긴다. 그렇게 그들의 춤사위에 한참 빠져있던 찰나, 시선을 한 몸에 받던 할머니도, 젊은 처자도 어느새 사라지고 인도 현지인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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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인도인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고정되었다. 그곳에선 무슨 일이?

     

    어? 무슨 일이지?  

    카메라에서 잠시 눈을 떼고 사람들이 쳐다보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어머나! 노아가 인도현지인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5 분 전, 노아는 사진을 찍고 있는 내게 다가와 "써니, 미안한데 가방 좀 들어줄 수 있어?" 라고 말하길래, "어~ 그래" 라며 가방을 들고 뒤돌아섰다. 옷 매무새라도 정리하나 싶어 가방을 든 채로 사진을 찍다보니 노아의 존재를 잊고 있었는데 내게 가방을 맡겨놓은 노아는 춤판으로 들어가 인도 현지인들과 춤을 추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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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인들의 어벙벙한 표정과는 달리 열심히 댄스 중인 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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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처럼 춤을 못 추는 사람들은 이렇게 앉아서 구경만…  

     

    노아는 한참동안 인도인들과 춤을 추더니 내게 다가 와서 “써니 고마워”라며 가방을 받아갔다. 나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나며 그녀를 대단하다 칭찬했다. 그러자 결혼식을 축하해주고 싶어서 그랬다고 한다. 생각이 기특하다. 비록 인도인들은 이방인의 춤사위에 놀라 한참을 멍~하니 쳐다봤지만 그 마음이 참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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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웃을수도, 찡그리면서 살 수도 있는 것

       

    결혼은 제 2의 인생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하다. 누구와 결혼했느냐에 따라 웃으며 살수도, 늘 찡그리면서 살 수도있으니... 결혼을 고민하고 있는 당신! 배우자의 능력, 재산, 집안도 중요하지만 "함께 살면서 저렇게 웃을 수 있을까?"를 가장 먼저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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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왓쯔업 써니

    호주, 뉴질랜드, 인도,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였으며, 뷰파인더로 여행의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여행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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