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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르셀로나, 가우디가 낳은 명작! 구엘 공원

    지란지교 지란지교 2014.03.26

    카테고리

    서유럽, 예술/문화

     

    햇빛 찬란한 바르셀로나의 명품 공원, 구엘

    가우디가 낳은 명작, 구엘 공원 Park Gü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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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스페인편이 나오고 있는 '꽃보다 할배'에서 투정쟁이 '백일섭' 할배마저도 감탄시켰던 그 구엘 공원.

    가우디의 작품, 유네스코지정 세계문화유산, 자연과 건축의 조화... 구엘공원을 둘러싼 화려한 여러 수식어를 차치하더라도, 내가 느낀 구엘 공원은 시민들과 여행자들의 아름다운 휴식공간이라는 점이었다. 방문하는 시간에 따라 시시각각 느낌이 달라지는 곳이며, 독창적이면서도 본질적인 미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런 미적 요소들이  "나, 예술작품이야. 좀 알아줘!"라고 뽐내고 있지 않다. 부담감(?)을 주지 않도록 편안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이렇게 자연과 휴식, 예술이 조화를 이루며 그 모두를 만끽할 수 있는 공원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구엘공원에서의 시간이 참으로 여유로웠고, 세상이 아름답다고 여겨졌다. 이곳에서는 한참을 걸어도 피곤하지 않았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오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에의 휴식과, 공간에의 위로를 느낄 수 있는것... 그것이 가우디가 바랐던 목표였다면,  그는 분명 성공한 건축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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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엘 공원 뒤 언덕에서 바라본 바르셀로나 전경

      

    구엘 공원은 바르셀로나 도심의 북쪽에 위치한, 페라다산 기슭에 널찍하게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바르셀로나의 도시 전경과 지중해를 모두 바라볼 수 있다. 아침에는 주민들의 조깅 및 산책장소, 한 낮에는 여행객들의 쉼터, 저녁에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인 이 열린 공간은, 건설 계획 초기단계부터 이럴려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사실 그 당시 도심에서 떨어진 이 자갈투성이의 산등성이 위에 조성하려고 했던 것은 부자들을 위한 고급 전원 저택 단지였다. 그야말로 있는 자들을 위한 '그들만의 세상'이 될 뻔 했지만, 여러 행정적, 경제적, 지역 정서상의 이유로 중단되어 몇 채의 개인 주택외에는 지금과 같은 열린 공원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시의 승인을 받기 위해 제출한 설계도면에 'Park'라는 단어를 써놓았다. 아름다운 정원 도시를 짓고자 했던 가우디의 비전이 담겨져 있는 셈이다.

    이 공원의 부지는 역시 구엘 남작의 것이었다. 가우디가 1878년 파리만국박람회에 출품한 진열장의 디자인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당시 이것을 유심히 살펴보던 까탈루냐의 대부호 에우세비오 구엘 남작(Eusebi Guel 1846~1918)은 그의 독창성에 관심을 가졌고, 자신의 저택과 공원, 그외 바르셀로나내 여러 건축물의 설계를 의뢰했다. 한마디로, 구엘 남작은  '갑'이었지만,  '을'의 창조성을 최대 존중해준 훌륭하고 이상적인 클라이언트였던 것.

    이상적인 클라이언트 덕분에 가우디는 그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그려냈다. 가우디에게 있어서 ‘독창적이라는 말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저 신이 창조한 아름다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의 모든 건축물에는 이런 전제가 깔려있지만, 그 중에서도 '구엘 공원'은 그런 가우디의 생각이 집약된 곳이라 할 만하다.  이 곳이야 말로, 가우디의 건축과 자연에 대한 철학이 고스란히 녹여진 '소우주'와도 같은 곳라는 생각을 했다. 이름은 구엘 파크지만, '가우디 랜드'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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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엘공원 전체 안내도

     

    구엘 공원은 많은 것을 갖추었다. 공원답게 산책로도 있고, 산을 끼고 있는 입지 조건 때문에 우리식의 올레길(?)도 있다. 가우디가 지은 아름다운  건축물과 조형물도 있고, 꽤 넓은 광장도 있다. 분수도 있고, 계단도 있으며 전망대 역할을 하는 View Point도 여러 곳 있다. 주변에는 평범한 주택가와 학교도 있다. 공원 이상의 작은 소도시 같다.

    아무것도 모르고 편히 쉬어도 좋지만, 곳곳에 존재하는 가우디만의 미적 포인트를 발견하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자연과 건축의 혼연일치 Viaduc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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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엘 공원내 Viaducte del mig

      

    "인간은 창조하지 않는다. 단지 발견할 뿐이다." "독창적이란 말은 (창조주가 만들어낸) 자연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 Antoni Placid Gaudí -

     

    이것을 건축물이라고 해야할까? 그저 자연의 일부인 듯, 사람이 인위적으로 지어낸 건축물의 느낌을 주지 않는다. 주변의 환경과 혼연일체가 된 모습이다. 돌기둥 주변으로는 종려나무, 떡갈나무, 덩굴식물 등이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져 있다.

    가우디의 건축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신이 허락한 '발견'으로 이뤄낸 건축물은, 그의 모토대로 인간의 겸손함과 창조주에 대한 경외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래서 자연과 건축의 조화라는 표현이 가장 정석으로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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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엘 공원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이런 자갈과 돌로 이뤄진 가교(Viaducte)일 것이다. 이런 가교형식의 건축물이 공원 곳곳에 5개 정도 있는데, 전체적인 느낌은 비슷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각각 다른 개성과 모습이 있다. 위의 가교는 공원의 동문 쪽 (Carretera del Carmel 부근)으로 들어와서 오른쪽의 언덕길로 올라오면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Viaducte del mig이다.

    이 지역은 자갈투성이의 산이자, 땅을 정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까다로운 지형의 장소였다고 한다. 그런 곳에서의 값 비싼 토목공사를 피하기 위해, 오히려 이 곳의 단점을 살린 건축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자연을 정복하기보다는 순응하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돌 기둥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너무나 아름답다. 돌기둥에 살포시 몸을 기대어 본다. 푸근하고, 편안한 심상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엄마 자궁 속에 있는 기분이랄까. 우리도 결국 자연의 일부임을 느끼게 해준다.

    사실, 이 돌기둥들은 돌맹이를 시멘트로 뭉친 새로운 기법으로 창출해낸 것들이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새로운 것이라 하지 않았다. 이미 신이 창조한  돌과 빛을, 신이 허락하신 아이디어를 통해  구상해 냈다. 결국은 본인의 것이 아니라 '신의 작품'이라는 것이 가우디의 반복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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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이 들어오는 기둥 사이로 음악이 흐른다. 너무 완벽한 이 순간이 감사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 아티스트들의 공연도 부쩍 줄었으리라. 가우디의 작품 중 유일하게 입장료가 없었던 이 구엘 파크는 지난 2013년 10월부터 까탈루냐 주민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유료화가 되면서, 반쯤은 닫힌 공간이 되었다. 

    구엘공원을 아침에도 가고, 점심에도 가고, 저녁에도 갔던 그 때가 살짝 그립다. 하지만, 입장권을 지불하고서도 오래오래 있을 만한 가치가 있는 공간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모두에게 휴식을 주는 명품 휴식 공간임에도 틀림이 없다. 

     

     

    자연이 만든 무대 Plaça de la Nat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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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광장(Plaça de la Natura)이라는 이 곳은, 자연이 완벽한 반사판이 되어주고 있는 아레나 공연장 같다. 야외 오페라 한편 펼쳐야 할 듯하다. 혹은 널찍한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는 아고라(Agora)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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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로는 구엘공원 Viaducte식의 돌 벽면이 있고, 앞으로는 바르셀로나 한눈에 보이는 테라스가 있다. 광장이면서, 테라스와 같은 구조이다. 뒷쪽은 산으로 둘러쌓여있고, 앞으로는 탁 트인 풍광을 자랑한다. 지중해까지 보인다.  풍수지리학이 있을리 만무한 19세기의 바르셀로나지만, 어쩌면 이렇게 풍수적으로도 완벽하게 해냈을까 싶다.

      

     

    곡선의 미학, 타일 벤치 Banc de trenca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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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의 테라스를 둘러싸고 있는 타일과 유리 장식의 벤치는 동화적이며, 환상적이고, 아랍식의 이국적인 면모와 미래적인 이미지가 동시에 있다. 카탈루냐 스타일이도 한 이 트렌카디스 기법(Trencadis : 타일과 유리, 거울 따위를 깨서 모자이크 화)은 이 곳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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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하나의 파편이 모여져 일정하면서도 창의적인 큰 패턴이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가우디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한 '곡선의 미'가 파도를 치듯 물결을 이루는 형식으로 벤치를 이뤄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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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엘 공원의 모든 것이 다 가우디의 손을 거쳤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벤치 부분은 가우디의 오른팔이었던 Josep Maria Jujo가 디자인한 것이다. 물론, 큰 틀과 컨셉트는 가우디의 것이지만, 가우디의 측근들의 수고도 구엘 공원에 담겨져 있다.

    그런 '정보'들은 뒤로 한 채, 이 아름다운 테라스와 벤치에서 바르셀로나 전경과 지중해를 바라본다. 해방감이 느껴진다. 이런 테라스가 세상에 또 있을까? 여기서 맞이했던 그 아름다운 시간들. 모두 다 한마음으로 감탄을 하며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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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테라스는 여러 기능을 하고 있다. 이 공간은 광장의 맨 앞부분이면서, 테라스인 동시에, 그 아래의 공간 입장에서는 베란다가 될런지도 모르겠다. 테라스 아래로는 도리아 풍의 느낌이 나는 신전과도 같은 다주실이 있기 때문이다.

     

      

    가우디식으로 해석한 그리스 풍의 디주실 Sala hipost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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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 아래로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나오는 이 다주실(sala hipostila 기둥을 많이 세울 홀)은, 가우디가 건축 당시 이 지역이 주택단지일 경우를 감안해서 디자인한 공간이다. 주민들의 '시장(市場)'으로서의 기능을 염두해 두었다고 한다.  무려 90개가 넘는 기둥들은 고대 그리스 신전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도리아 양식을 응용했다. 하지만 기둥의 직경을 넓히고, 조금 더 육중한 느낌을 주고, 다주실 천정의 가우디만의 패턴 장식들을 가미하여 새로운 느낌을 창출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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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활동한 19세기~20세기 초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르네상스가 붐을 이루던 시기였다. 15세기의 르네상스도 그랬듯, 산업화된 현대의 카탈루냐 르네상스 시대에도 고대 그리스에의 동경이 있었던 듯하다. 카탈루냐 음악당에서도 도리아식의 장식을 만날 수 있었는데, 가우디도 그런 부분의 양식을 나름의 방식으로 구현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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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엘 공원 정문 쪽에서 바라본 다주실의 전경은 위와 같다. 보통의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방향이다. 용이 있는 계단(The staircase and the dragon) 넘어 다주실이 펼쳐져 있다.  가장 사람들이 많고, 사진도 많이 찍고, 북적이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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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에는 역시 유명한, 카탈루냐 문장과 용의 머리가 있는 도룡뇽 분수(?)가 있다. 역시 트렌카디스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 도룡뇽의 입에서는 쉴새 없이 물이 쏟아져 나온다. 신전 앞을 지키고 있는 듯 약간은 위협적인 표정으로도 보이기도 하고, 방문객을 맞이하는 듯 웃는 표정으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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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난 산책로를 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가우디 박물관(Casa-Museu Gaudi). 가우디가 그의 마지막 20여년을 살던 집으로, 가우디가 만든 가구와 생전 유품 등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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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엘공원 정문으로 들어와서 양 옆으로 난 길로 각각 가다보면, 구엘 공원을 시계방향이나 반시계방으로 끼고 산까지 올라갈 수 있는 여러 산책로가 나있다. 가우디의 건축물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산책할 수 있는 둘레길(^^)이 여러 코스 있다. 이 산책로는 관광객들의 발길은 거의 닿지 않아 한적하고 여유롭다. 대신 지역 주민들이 조깅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광경을 마주칠 수 있다. 나 역시 마치 바르셀로나 지역 주민이라도 된 냥 여유있게 산보를 즐겨보았다.

    구엘 공원은 '가우디'를 빼고 설명할 수 없지만, 잠시는 가우디를 생략하고 그저 자연스러운 일상을 즐기기에도 제격인 곳이다. 진정한 '시민공원'으로서의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자부심은 갖되,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즐기는 휴식. 편안한 가운데,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일상. 이 것이  가우디가 꿈꾼 명품 시민 공원이자, 정원 도시가 아니었을까?  

      

      

    INFORMATION

     

    • 주소 :  Carrer d'Olot, s/n, 08024 Barcelona

    • 입장료 : 일반은  8 €,   7~12세 및 65세 이상은  5.6 €,  0~6세는 무료   ( 인터넷에서 예약하면, 일반은 7 €/ 7~12세는 4.9 €)

    • 방문가능시간 : 08:00~21:00

    • 홈페이지 : http://www.parkguell.cat/en/

    • 가는 방법

    구엘공원은 워낙 면적도 넓고, 중심지에서 벗어난 산등성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 방법이 여러 개다.  입구 또한, 공원의 동서남북에 걸쳐 6곳의 입구가 있다.  

     1.  지하철 :   3호선 Lesseps 역에서 도보로 약 15분.  Lesseps 광장 - Trav.de Dalt거리를 따라 직진- 횡단 보도에서 길 건너기- 바 르셀로나 시티투어 2층 버스가 많이 서있는 곳에서 좌회전- 오르막 골목(carrer de Larrard) - 구엘 공원 정문이 나옴.(carrer d'Olot) 

    2. 버스 : 시내 중심에서 24번 혹은 92번 버스를 탑승,  산 동네를 빙그르르 돌아서 공원 후문(Carretera del Carmel  & Parc Güell)에서 하차. (구엘 공원의 북동쪽의 입구에서 부터 시작해서 아래 방향으로 내려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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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란지교

    지난 수년간 공연장에서 클래식 연주회를 기획하고 살아왔지만, 지금은 아이와 함께 삶을 앙상블하고 있는 아줌마. 특별히 문화와 예술적 시각의 여행을 지향한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순간을 더욱 즐긴다. 그곳의 즐거움 뿐만 아니라 아픔까지도 나누고 싶다. http://contenter.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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