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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소나기가 내리는 곳, 황순원 문학관

    녹색희망 녹색희망 201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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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예술/문화

     

    매일 소나기가 내리는 곳, 황순원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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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한 켠이 따스해지면서 시큰해지거나 혹은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아련한 그리움이 피어오르곤 하는, 그런 추억이 있으신가요? 

    저에게 그런 추억이란 아마 유년시절이 아닐까 싶어요. 4살 차이가 나는 막내오빠는 늘 어린 저를  등에 업어 주었어요.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제 삶을 살아가느라, 이웃 안부보다 더 뜸하게 소식 전하고 살게 된 막내 오빠. 그런 오빠가 문득 그리워진 것은 아빠 등에 업힌 딸아이 손양의 뒷모습을 보게 된 지난 주말이었습니다. 우연찮게도 양평 소나기 마을의 황순원 문학관을 만나러 나선 길이었습니다. 

    가깝다는 이유로 가볍게 드라이브 삼아 자주 나서던 양평이었는데, 그 동안 의외로 좋은 곳들을 미처 둘러보지 못했더군요. 그 중의 한 곳이 양평 소나기 마을의 '황순원 문학관'이었습니다. 양평 소나기마을은 꽤 넓습니다. 약 1만 4천평의 부지 위에 조성되었고 그 안에 3층의 문학관이 건립되어 있지요. 보통 작가들을 기념하는 문학관이 고향에 세워지는데 비해 황순원 선생님의 문학관은 양평에 세워져 있다는 것이 독특했는데요, 그 이유는 소나기 마을을 찬찬히 둘러보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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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104편, 단편소설 104편, 중편 1편, 장편 7편 등 우리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황순원 선생님. 그 방대한 작품 모두를 접한 이는 드물겠지만 선생님의 단편 소설 '소나기'는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 간다는 것이었다, 거기 가서는 조그만한 가겟방을 보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소설 '소나기'의 내용 중, 주인공 소녀가 양평읍으로 이사 가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이로 미루어 짐작컨대, 소설의 장소적 배경은 경기도 양평군 관내라는 추정이 확실시되고 황순원 선생님의 고향이 평안남도 대동군에 있다보니 소설의 장소으로 추정되는 양평에 기념관이 건립되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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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관 바로 옆에는 황순원 선생님의 묘소도 있어서 잠시 숙연한 마음으로 참배를 하는 것으로 소나기 마을 나들이를 시작해 봅니다.

    황순원 문학관은 기존의 문학관의 단순 형식에서 벗어나 작품의 의미를 되새기며 체험 할 수 있도록 꾸며진 테마 파크입니다. 일정을 여유롭게 잡고 문학관 방문 전후로 소나기마을 주변에 조성된 숲길, 송아지 들판, 해와 달의 숲, 너와 나만의 길, 수수단오설길, 고백의 길을 산책하셔도 좋아요. 

    문학관 바로 앞으로는 '소나기 광장'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소설에서 소년과 소녀가 소나기를 피하던 수숫단도 있고 원두막도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다 매일 2시간에 한 번씩 소나기가 내린다고 해요. 소나기가 내리면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원두막이나 수숫단으로 피하면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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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관 2층 전시실에는 황순원 선생님의 유품 전시, 작품 체험, 애니메이션 영상실, 문학 카페등 4개의 전시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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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속으로'라는 전시실에는 황순원 선생님의 장편과 단편 대표작을 영상물, 모형, 음성,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오감을 통해 입체적으로 작품을 접하다보니 어린 아이도 어려워하지 않고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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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양이 가장 흥미로워 했던 곳은 역시나 소설 '소나기'실이었지요. 사실 손양은 아직 '소나기'라는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만 신기하게도 전시물을 통해서 소설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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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관을 둘러본 다음, '마타리 꽃 사랑방 문학카페'를 둘러보았습니다. 이 카페의 소통 매개체는 '글'입니다. 문학의 기본인 '글'이 다양한 형태로 손을 내밀고 있는지라, 누구라도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매력적인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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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순원 선생님의 작품을 종이책, e-book, 듣는 책(오디오 북)으로 만날 수 있답니다. 글을 읽기 힘든 유아나 어르신들께는 '소리로 듣는 책'이 정말 유용할 것 같지요? 자기가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읽은 다음에는 재미삼아 맞춰보는 낱말 퀴즈도 마련되어 있어요. 소나기의 소설, 그 뒤의 이야기를 스스로 써 볼 수 있는 e-원고지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e-원고지가 익숙치 않다면 커다란 원고지판에 자음모음판으로 글자를 쓰면서 원고지 쓰는 법도 익힐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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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온 종일이라도 머무를 수 있을 것 같았던 '책 읽는 공간', 비치된 책들은 중등 이상의 청소년과 성인대상의 인문서나 소설류가 많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어떤 기준의 책들이 이 곳에 있나 여쭤보니 도서관협회 한국우수도서가 비치되어 있다고 하셨습니다.

    봄볕 좋은 창가에 늘어지게 앉아, 엄선된  좋은 책들의 향에 파묻혀 함께 하는 시간은 지친 일상의 도시인에게도 좋은 휴식이 될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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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층 옥상으로 올라가면 소나기 마을의 주변 전경까지 훤히 내다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쉼터인 '갈밭머리 쉼터'와 '쪽빛 구름 쉼터'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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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소나기'의 소년과 소녀가 공부하던 옛날 초등학교 교실입니다. '남폿불 영상실'이라고 하는 곳인데, 매시 정각/30분에 '소설 소나기 그 뒤의 이야기'를 주제로 10분짜리 애니메이션이 상영 된답니다. 그리고! 상연 도중 소나기가 내리는 장면에서는 실제 비가 내린답니다. 소설 소나기의 주인공이 되어 풋풋한 감성에 푹 젖어 보세요.

    소설 '소나기'의 순박한 시골 소년과 도시에 살다 시골로 온 어느 소녀의 맑고 풋풋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수채화 사랑같은 소나기의 슬픈  끝 장면을 읽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던지. 한참 감수성이 풍부한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린 소나기를 읽고 누구나 가슴 먹먹했던 기억이 있으실테지요. 남폿불 영상실에서 상영된 '그날'은 슬픈 결말의 소나기를  다시 쓰기로 영상화한 작품입니다. 소년이 소녀가 죽었다는 말을 부모로부터 듣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새로운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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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양평 소나기마을의 황순원 문학관에서 보낸 이른 봄날의 한 나절은 아이와 함께 마음껏 새순돋는 십대의 감성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INFORMATION

     

    양평 소나기 마을 황순원문학관

    -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나기마을길 24

    - 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 오후 6시 (3~10월) 관란료 : 성인 2,000원

    - 홈페이지: http://www.sonagi.go.kr/

     

     

     
     
    녹색희망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얻게 된 낮고 겸허한 세상 바라보기를 통해 ‘공정한 세상’,’윤리적 여행’ ,‘착한 여행’, ’더불어 행복해지는 삶’ 으로까지 너른 시야를 갖춘 여행자가 되어간다. 그 이야기는 블러그, 잡지, 그리고 책을 통해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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