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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종감자 토종감자 2014.03.28

    카테고리

    호주, 액티비티

     

    호주, 바다사자와 친구가 되는 스노클링 이야기

    상어도 넘볼 수 없는 바다사자의 천국, 홉킨스 섬 Hopkins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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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트링컨은 호주에서 유일하게 백상어 철장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포트링컨과 캥거루섬 근처에 백상어가 많은 이유는 바로 이 바다사자들의 서식지가 많이 있기 때문. 특히 바다사자들이 새끼를 낳는 호주의 겨울철(6-8월)에는, 역시 새끼를 낳을 대형 암컷 백상어들이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이곳에 몰려든다고 한다. 오늘 우리는 그 바다사자들의 서식지로 스노클링을 하러 간다. 

    음...?

    뭔가 말이 안되지 않는가? 백상어가 몰려온다는 곳에서 스노클링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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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잠수복을 입으면 이렇게 누가 바다사자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안가는데? 

    때는 호주의 겨울. 아무리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호주일지라도, 포트링컨은 남쪽에 있으므로 기온이 10도 정도로 떨어진다. 수온은 약 13도. 따라서 머리와 손발을 모두 감싸는 10mm이상의 두꺼운 잠수복이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잠수 모자를 쓰고나면, 이렇게 너나 할 것 없이 물개 같이 변해버리는 것에 있다. 백상어가 좋아하는 먹이로 오인해서 덥썩 물었다 하더라도 탓할 수 없는 모습. 그렇다면 뭘 믿고, 우리는 상어들이 몰려드는 동네에서 바다사자와 수영을 하겠다는 것인가?

    이 홉킨스 섬은 수심이 낮고, 지형상 상어들이 사냥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따라서 백상어가 출몰하지 않으니 바다사자들이 마음놓고 새끼를 기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그야말로 천적이 없는 바다사자들의 낙원. 덕분에 섬 전체가 바다사자 보호구역이 되어, 사람은 오를 수 없다. 그러나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까지는 작은 보트로 다가가 수영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므로, 이곳의 스노클링이나 다이빙 투어가 유명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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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고 온 큰 보트는 섬 가까이 갈 수 없으므로, 우리는 두 팀으로 나누어 작은 보트를 이용했다. 섬 근처로 가자, 해변에 길게 누워 일광욕을 하는 바다사자들이 잔뜩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가까이 간 뒤 바람 부는 겨울 바다로 풍덩 뛰어들었다. 차가운 물이 온 몸을 감싸 안으니, 배멀미로 사차원 세계를 떠돌던 나의 영혼이 쑤욱 빨려 들어오며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휴~조금 오싹하지만, 멀미가 떠나가니 살것 같네. 섬 주변이라 파도도 그리 세지 않은지라 한숨을 쉬며 정신을 추스리고 있는데, 그 때 불규칙한 파도가 얼굴로 들이쳐 본의 아니게 바닷물을 크게 한 사발 꾸울꺽 들이켜고 말았다.

    사막.  

    바다 한 가운데 떠 있었지만, 물 없이 사막을 횡단하는 기분이 들었다. 목 마를 때 바닷물을 마시면 더 심한 갈증으로 죽는다던데 오늘 확실하게 배웠다. 그 때부터 어찌나 목이 마르던지 바다사자고 뭐고, 나를 멀미로 지치게 했던 배로 돌아가 물을 마시고 싶은 생각만 간절해 졌다. 사람이 참... 간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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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였다. 섬 해변에 게으르게 누워있던 생명체들이 고개를 쭈욱 빼고, 다가오는 이방인들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덩치큰 숫놈은 영역확보를 하고 싶었던지 꽤에에에~ 하는 괴음을 질러댔고, 호기심 많아 보이는 젋은 바다사자들은 어그적 어그적 기어와 첨벙 다이빙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우리의 코 앞에서 불쑥 솟아오르는 공 두개. 수면에 동글동글한 바다사자의 머리만 쏙 올라오니 마치 공이 둥둥 떠있는 것 같이 보였다. 이녀석들 물 밖에서는 느려서 한심하기 그지없는데, 물 속에서는 그렇게 날렵하고 귀여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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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도가 세고, 비가 내린 바람에 시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그러나 애써 바다사자를 찾아다니지 않더라도 호기심 가득한 녀석들이 먼저 다가오는 덕분에 어렵지 않게 귀여운 바다사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휘휘 돌며 우리를 관찰 하거나 바닥에 다소곳이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는 바다사자들. 손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오진 않지만 2-3미터 간격을 두고 끊임없이 주변을 맴돈다. 그야말로 귀여움의 결정체! 특히 검고 동그란 눈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흡사해 더 친근감이 들었다.

     

     

    Video. 호주 바다사자와 함께하는 스노클링

     

    바다사자들의 귀여운 모습을 담기 위해 동영상을 남겨 봤는데 카메라를 머리에 부착했더니 각도가 스노클링으로는 적합하지 못했던 듯 하다. (^^;)
    그래도 구석구석 나타나는 바다사자, 감상해 보시기를! 

     

    [youtube width="780" height="439"]https://www.youtube.com/watch?v=PYfDRBE5l04&list=UUEUhHs25d5wzoYaVzigt4KA[/youtube]

     

    백상어가 이 귀여운 것들을 잡아먹는다니 조금 슬퍼졌는데, 그것이 생태계의 균형을 위한 자연의 이치이리라.
    바다사자의 개체수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근처 물고기가 동이 난다고 하니 말이다.

     

     

    INFORMATION

     

    홉킨스 아일랜드 바다사자 스노클링 참고 홈페이지 (소요시간 4시간)

    - Calypso : www.sharkcagediving.com.au 

    - Adventure bay tour : adventurebaycharters.com.au

    - Rodney Fox Shark Expedition : www.rodneyfox.com.au

    로드니폭스는 따로 바다사자 투어가 있지는 않습니다.
    백상어 투어를 신청하면, 그 중 반나절 동안 바다사자와 스노클링을 하게 됩니다.

     

     

     

     

    토종감자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토종감자와 수입오이의 여행노트’ www.lucki.kr 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부터 세계를 유랑하고 있는 유목민으로 한국일보 여행 웹진, 월간 CEO, 동원블로그, 에어비엔비, 투어팁스, 서울대치과대학 소식지 등 온오프라인 여러 매체에 여행칼럼을 기고했다. 도시보다는 세계의 자연에 관심이 많아 섬여행이나 오지트래킹, 화산, 산간지역 등 세계의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닷 속 이야기를 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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