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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의 초록 물결! 더블린의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arena arena 2014.03.27

     

    더블린, 3월의 초록 물결!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St. Patrick's Day)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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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에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St. Patrick's Day)가 돌아왔다.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란, 아일랜드에 처음 그리스도교를 전파한 인물이자 아일랜드의 수호 성인인 세인트 패트릭을 기념하는 축제로, 매해 3월 17일에 열린다. 비단 아일랜드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타 국가에서도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를 기념하는 축제가 열리는데, 이제는 그저 '아일랜드의 축제'가 아니라 전 세계인이 축하하고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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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색은 녹색이다. 그래서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가 가까워 오면서, 녹색의 온갖 것들이 여기저기 상점에 내걸린다. 녹색 옷, 녹색 모자, 녹색 스타킹, 녹색 머리띠, 녹색 페인트... 그런 것들이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팔려 나갔고, 사람들은 온 몸을 녹색으로 치장하고 길거리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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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를 맞아, 학교도 휴교를 했기에 나 역시 아침부터 기분 좋게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거리로 나섰다. 아일랜드에 와서 처음 맞는 축제였기 때문에 당연히 초록색 모자와 초록색 스타킹으로 한껏 기분을 낸 채였다. 퍼레이드는 파넬 스퀘어(Parnell Square)에서 시작하여 더블린의 메인 스트리트인 오코넬 스트리트(O'connell Street)와, 우리 학교가 있는 뎀 스트리트(Damm Street)를 지나, 세인트 패트릭 성당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때문에 중심 거리는 자정부터 차량이 통제되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버스를 탄 나는 원래 내리려던 곳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 내리고 말았다.  

    11시가 조금 넘어 오코넬 스트리트에 도착했지만 그곳엔 이미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좋은 자리에서 퍼레이드를 보기란 이미 불가능한 듯 하여 어슬렁 거리를 올라가다, 비교적 사람들이 덜 모여 있는 곳을 찾아 겨우 자리를 잡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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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때 가장 부러운 것은 역시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손 쉽게 맨 앞줄을 차지하거나 목말을 타고 거리를 내려다보곤 한다. 하지만 나는 목말을 태워줄 아빠가 없으니 까치발을 하고선 거리를 내다보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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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두 시가 조금 넘자 드디어 위에서부터 퍼레이드 행렬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역시 주요 인사들을 태운 고급 차량들. 나는 미처 알아보지 못했지만, 제일 먼저 등장한 차에는 아일랜드의 대통령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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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으로 시작된 퍼레이드 행렬! 그 시작은 제복 입은 군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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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군악대의 등장. 신나는 음악과 함께 거리의 사람들이 어깨를 덩실거리며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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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와중에도 이 축제의 순간을 그냥 눈으로 보고만 지나칠 수 없으니 다들 카메라나 핸드폰을 손에 들고 연신 셔터를 누르느라 바쁘다.

    사실 아일랜드 토박이인 나의 선생님은 퍼레이드 행렬에 너무 큰 기대를 가지지 말라고 누누히 말했다. 또 한국에서 온 누군가는, 차라리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에서 보는 퍼레이드가 더 화려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이 축제에서 기대한 것은 화려함이나 정교함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저 모든 사람들이 거리로 몰려 나와 다 함께 즐거워하는 그 모습이 보고 싶었고, 그런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이 축제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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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한 일이지만, 사실 나는 퍼레이드에서 보여주는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부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색색의 옷을 차려 입고 기분 좋게 거리를 걸어가며 가끔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악수를 청하며 때로는 '같이 사진 찍을래요?' 하고 물어오는 이 행렬이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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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랄한 원피스를 차려 입고, 신나게 깃발을 흔들며 춤을 추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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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아름다운 이국의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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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상한 핑크색 치마를 입은 이 여인은, 단테를 읽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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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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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간간히 행렬 속에서, 나와 비슷한 지역에서 태어났을 것 같은 얼굴들도 보였다.
    때문에 문득, 어떻게 하면 이 퍼레이드에 참가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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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아가씨들의 행렬이 나타나면 거리의 환호성은 더욱 커진다.
    저 건물 2층 난간에 걸어터앉은 남자들로부터 커다란 박수와 함성이 쏟아지던 순간! 

    처음엔 한두 명의 남자가 위험천만한 모습으로 저곳에 올라갔다. 그런데 퍼레이드를 한참 구경하다 흘끗 보니, 어느새 사람이 이렇게 늘어나 있었다. 아일랜드 국기를 목에 두른 이 남자들은 내내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며, 흥겹게 퍼레이드를 구경했다. 물론 행렬 속에서 어여쁜 차림의 여자들이 나타나면 환호성을 지르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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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간이 훌쩍 넘도록 목을 빼고 퍼레이드를 구경하느라 조금 지쳤던 나는 문득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러자 저만치, 하늘 높이 솟아오른 스파이어(Spire of Dublin)가 보였다.

    스파이어는 2003년, 아일랜드가 자신들을 식민 지배했던 영국의 국민 소득을 추월한 시점에 건설되었다. 때문에 이것에는 더블린 사람들의 자부심이 가득 담겨 있다. 사실 커다란 바늘을 세워 놓은 것처럼만 보이는 이 스파이어가 처음엔 멋없게 느껴졌지만, 가끔 고개를 들었을 때 이 건축물을 마주치면 이제는 어쩐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내가, 조금씩 더블린이라는 이 도시에 마음을 붙이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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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시 20분쯤 시작된 퍼레이드는 1시 50분쯤 끝이 났다. 하지만 퍼레이드가 끝났다고 해서 축제도 끝난 것은 아닌 법.
    아직 축제의 여흥이 그대로 남아 있는 사람들 속에 파묻혀, 나는 무작정 길을 걸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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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모여서 길을 걷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내가 느끼기엔) 아일랜드 사람들은 꽤 질서정연했다. 기네스의 나라답게 낮부터 사람들은 술잔을 손에 들었지만, 그럼에도 거리에는 깨진 술병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술 취한 사람들끼리 시비가 붙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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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나흘간 계속 온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축제가 끝이 났다. 축제 때문에 몰려 들었던 이국의 사람들은 하나둘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것이고, 이곳의 사람들 역시 이제 축제를 잊고 원래의 자기 생활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꼭 1년을 지내기로 한 나는, 이방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더블린 사람도 아닌 어정쩡한 기분으로 나의 첫 번째 축제와 안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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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더블린의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 매년 3월 17일 정오 12시에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하지만 도시는 3월 14일부터 이미 축제의 분위기에 접어들며, 당연히 15일이나 16일밤이 가장 흥겹다.

    - 퍼레이드는 더블린의 북쪽에 위치한 파넬 스퀘어에서시작하여, 더블린의 중심 도로인 오코넬 스트리트를 따라 진행된다.
      오코넬 다리를 건너, 남쪽의 세인트 패트릭 성당으로 이어진다.

    - 축제 당일에는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거리에 모든 차량이 통제되며, 버스도 자주 운행하지 않으니 교통편을 잘 확인해야 한다.

     

    또 다른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 뉴욕에서 즐기는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136203

    - 런던에서 즐기는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53829

     

     

     

    arena

    '살면서 여행하기'를 모토로 좋아하는 축구를 좇아 세계 각국을 유랑했다. 축구 전문 미디어 '스포탈코리아'와 전문 잡지 '풋볼위클리'에서 객원 기자로 활동했으며 그 밖에도 다양한 미디어에 시민기자로서 투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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