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기를 닮은 마르게리타 피자, 원조는 어디? 

우리가 흔히 먹는 마르게리타 피자가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 알고계셨나요? 

마르게리타 피자는 1889년 이탈리아 사보이(Savoy)가의 왕비 마르게리타(Queen Margherita)가 나폴리를 방문했을 때 나폴리의 피자 장인 라파엘레 에스포지토 브란디(Raffaele Esposito Brandi)가 왕비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탈리아 국기의 빨강(토마토), 녹색(바질), 흰색(치즈)을 사용한 피자를 만든 것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왕비가 그 피자를 너무 마음에 들어해 자신의 이름을 붙인 것이 오늘날의 마르게리타 피자인 것이지요. 즉, 마르게리타 피자의 고향은 나폴리! 이 아름다운 도시를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원조 마르게리타 피자를 맛볼 기회를 놓쳐선 안될텐데요. 저 역시 나폴리를 여행하면서 마르게리타 피자가 탄생한 브란디(Brandi) 레스토랑을 빼놓지 않고 찾아가 보았답니다. 

나폴리의 플레비시토 광장을 바라보고 서서 오른쪽 골목쪽으로 올라가면... 

이렇게 브란디 레스토랑의 간판이 등장합니다. 

마르게리타 피자가 탄생한건 1889년도 였지만 브란디 레스토랑은 1780년부터 있었다고 하네요.
그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레스토랑. 유명세 덕분인지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잠시 자리가 나길 기다리면서 브란디 레스토랑의 메뉴판을 구경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물론 마르게리타 피자겠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피자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곳이었어요. 피자 뿐만 아니라 파스타나 해물요리도 있었답니다. 

브란디 레스토랑의 1층에 자리한 멋진 화덕 역시 인상적인데요, 역시 정통 이탈리안 피자는 '화덕'에서 구워야 제맛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450도가 넘는 화덕에서 구워낸다고 하니, 일하시는 분들은 그 열기에 정말 더우실 것 같았어요. 물론 노련한 몸짓으로 피자를 구워내는 그 모습은 한없이 여유롭게만 보였지만요.

자리는 2층으로 안내받았습니다. 아담한 사이즈의 2층은 사방에 유명인사들의 사진으로 가득하더군요! 
모두 이곳을 방문하신 분들로, 그 추억을 기념하고 있는 사진들이었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은 없을까? 슬쩍 둘러보니 전 미국 대통령이었던 클린턴, 성악가인 플라시도 도밍고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모습이 보였어요. 그 밖에도 각종 유명인사들이 브란디 레스토랑을 방문했다고 하네요. 

앞서 소개해드린 마르게리타 피자의 유래. 그 주인공인 마르게리타 왕비가 메뉴판에 등장합니다.
메뉴판을 꼼꼼히 살펴보다가 마르게리타 피자와 함께 카프리쵸사를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드디어 등장한 원조 마르게리타 피자! 토마토, 바질, 모짜렐라 치즈만으로 만들어진 이 피자는 겉으로 보기에도 담백하고 고소했어요.  
왕비도 반해버린 나폴리의 피자를 저도 맛보는 셈이니, 어쩐지 묘한 기분! 

그런데 피자라고 다 같은 피자가 아니래요. '나폴리 피자'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규정을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나폴리 피자 협회' 규정에 따르면 재료부터 만드는 법, 사이즈 등 엄격한 기준에 준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생지에는 밀가루, 물, 효모, 소금과 같이 4가지 재료만 들어가야 하는데, 이 4가지 재료를 배합하는 것이 나폴리 피자의 맛을 결정하는 비법이라고 해요. 피자는 450도가 넘는 가마에서 직화구이로 구워내야 하며, 두께는 전체적으로 2cm 이하를 유지하되, 가운데 두께는 0.3cm를 넘으면 안된다는 까다로운 규칙까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화덕에서 나온 피자는 겉부분이 살짝 타기도 하는데요, 이것 또한 특징 중 하나라고 합니다. 

드디어 식사 시작!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식해 보았습니다. 과연 그 맛이 어땠을지 궁금하시죠?

한 입만 베어 물어도 이전에 제가 먹었던 마르게리타 피자와는 전혀 다른 맛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일단은 도우부터가 달랐지요. 얇은 도우는 쫄깃해서 꼭 찰떡을 먹는 듯한 식감이었거든요. 보통 피자를 먹으면 피자 도우 끝부분은 버리시는 분들도 종종 계시잖아요? 이 마르게리타 피자는 도우가 더 맛있을 정도였답니다. 토핑 역시 짜지도 싱겁지도 않아, 도우와 함께 환상적인 궁합을~

역시 괜히 원조가 아니었던 셈이죠. 마르게리타 왕비가 충분히 반할 수밖에 없는 맛! 저도 반해버렸답니다. :) 

이건 함께 주문했던 카프리쵸사 입니다. 역시 쫄깃한 도우와 함께 버섯과 햄의 조화가 맛있었어요.
나폴리에서 맛본 본고장의 피자! 진정한 오리지널 피자의 맛이 궁금하시다면 꼭 나폴리 브란디 레스토랑을 방문해보시기를~!

INFORMATION

Pizzeria Brandi

- 주소: Salita Sant'Anna di Palazzo, 1-2, 80132 Napoli, 이탈리아

- 전화번호:+39 081 416928

- 영업시간: 12:30~15:30, 19:30~2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