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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에서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마당쇠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4.07.07

    카테고리

    미국, 음식

     

     130801 뉴욕밥집 마당쇠

     

    * 뉴욕에서 한국음식이 그리울 때

     

    타지에서 꽤 오래 머물다 보면 향수가 느껴진다. 가장 진한 그리움은 음식에 대한 향수다. 낯선 이국의 음식 사이로 그리워지는 우리 맛. 그 익숙한 음식을 먹고 나면 기운이 날 것 같다. 한 달 정도 뉴욕에 머무르면서 때때로 한국 음식이 그리워질 때 찾아든 음식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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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지역을 떠올리면, 그 지역과 연관된 대표적인 건물의 이미지나 인물 등이 떠오른다. 뉴욕을 떠올리면 휘황찬란한 인공의 빛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치솟은 스카이라인과 번쩍이는 도회지의 밤 풍경이다. 뉴욕의 가장 대표 거리라고 하면 번쩍이는 전광판이 쉬지 않고 빛나는 타임 스퀘어와 브로드웨이 거리 일대다. 관광객이 아마 가장 많은 거리이리라.

     

    타임 스퀘어에서 조금만 더 가면 코리안 디스트릭트다. 이름이 한국 거리기는 하지만 그리 크지 않은 골목 하나다. 아이리쉬 펍 등이 섞여 들어 있는. 해롤드 스퀘어 주변 5번가와 6번가 사이, 32-33th st.는 Korean district. 한글 간판으로 가득한 이곳에는 한국인들의 슈퍼, 금은방, 한의원, 갈비집 등을 비롯해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이 있다. 반가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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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대도시에서의 한국인 상점이 모인 거리를 가보면 규모도 작고, 분위기도 한국의 10~20년 전 분위기라는 느낌부터 든다. 뉴욕 한복판의 한국 거리라지만 오늘의 홍대나 강남의 분위기라기보다는 중소 도시 번화가 근처 같은 분위기다. 종일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산책하듯 걷다가 베이글과 커피로 요기를 하고 초콜릿 몇 개로 허기를 감추다가 코리안 디스트릭트를 들렀다. 여행 중 지치고 힘들 때 가장 쉽게 회복하는 방법은 역시 고향 음식!

     

    뉴욕의 중심부이기에 꽤 많이 들렀다. 친숙한 언어만 봐도 마음이 놓인다. 태어날 때부터 들어왔던 익숙한 어조와 글자들은 무의식중에 이해된다. 애쓰지 않아도 그대로 스며드는 말들의 의미에 긴장을 풀 수 있다. 들으려 신경 곧추세우거나 말하려 문법 떠올리느라 버벅대지 않아도 괜찮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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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안 디스트릭트, 한국인 거리에서 잘 알려진 뉴욕 한식당 마당쇠. 입구는 작은 듯 보이지만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간 실내. 방이 있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꽤나 넓은 실내다. 한국인들이 주로 서빙을 보고 매니저도 사장도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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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갈비나 돼지갈비를 비롯해 비빔밥 등 어지간한 한국 음식은 다 만든다. 반찬이 맛있고 다양하여 반찬만 사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 메뉴판을 펼치면 선택 장애를 겪을 정도로 다양한 음식들이 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오면 좋다.

     

     

    * 뉴욕에서 한국음식은 어떻게 소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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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타임즈에도 실렸다(http://www.nytimes.com/2009/12/09/dining/reviews/09rest.html?pagewanted=all&_r=0). 좀 지난 기사지만, 읽어보면 꽤 재밌다. 바비큐로 구워 먹는 고기와 반찬, 안주류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뉴욕타임즈에서는 맨해튼 최고의 바비큐 레스토랑 Manhattan’s best Korean barbecue restaurant 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반찬이라고 불리는, 한국식 작은 크기의 음식이 1분도 되지 않아 빠르게 탁자 위를 채우고 철판이 데워진다고. 주문만 해도 한참 걸리는 외국인들에게는 인상적이었을까.

     

    한국에서야 밥 주문하면 무료로 반찬이 함께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지만 외국에서는 모든 음식은 개별 주문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반찬 소개 내용이 상당하다. 삶은 달걀과 된장 양념 캐서롤, 상추와 참기름과 소금이 더해진 양념장, 된장 소스, 고추장 등 탁자의 빈틈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채워준다고 설명.

     

    잡채는 어떻게 설명될까? 당면을 간장에 볶아 야채와 고기 등과 함께 버무렸단다. 우리에게 익숙한 찬을 외국인에게 설명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싶다. 반찬의 하나로 나파의(나파밸리 말하는 듯) 배추에 고추와 소금으로 만든 한국의 국가적 음식 김치도 빼놓지 않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저런 음식 맛보는, 한 시간쯤 젓가락질 하는 일은 아주 즐거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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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는 익숙한 장면을 하나하나 설명한 것도 흥미롭다. 구이판을 여자가 치우면 장갑 낀 남자가 와서 숯을 넣어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릴에 굽는 고기가 백미란다. 재운 고기를 구워 타코처럼 상추에 싸 먹으면 된다고 알려 주고 있다. 육회는 참기름과 날달걀을 버무려서, 쇠고기 타르타르처럼 만들었는데 말 그대로 입에서 녹는다 한다. 굴전, 김치전, 국수 등을 언급하며 재밌게도, 소주를 도수 낮은 한국식 보드카라고 소개하고 있다.

     

     

    * 뉴욕에서 한국음식 포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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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음식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음식을 비롯해 먹는 방법까지 이렇게 일일이 소개할 만한 일이라는 것이 새삼스럽다. 그리웠던 한국음식, 어디 한번 먹어 볼까. 좋은 등심이라며 두툼한 생등심을 얹어서 구워주신다. 직접 구워도 되지만 눈치껏 빠르게 서버가 구워준다. 양념 안한 고기일수록 질이 좋아야 한다. 먹기 좋게 잘라낸, 살짝 앞뒤로 익혀 육즙이 촉촉하게 남아있어 맛있다. 우리는 보통 직접 굽지만 거의 다 구워주기 때문에 그냥 잘 먹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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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념한 고기도 한 판! 돌돌 말려 있는 고기는 양념에 잘 재워 두어 부드럽다. 진하지 않은 양념과 사이사이 들어간 지방이 불판 위에서 함께 익어가면서 맛있는 냄새를 풍긴다. 같은 상추라도 한국의 상추와 미국의 상추는 다르다. 크고 더 두툼한 상추에 싸 먹으면 된다. 절인 양파도 조금 올리고 생마늘 얇은 한쪽 넣어서 완성한 쌈. 밥도둑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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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빔밥 고추장이 많이 매운 편은 아니다. 이런저런 나물과 함께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슥슥 비벼 먹으면 한 끼 든든하게 먹은 기분이 든다. 특히나 돌솥비빔밥은 살짝 눌은 밥이 주는 고소한 내음이 좋다. 바삭바삭한 바닥을 긁어서 먹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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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개가 빠질 수 없다. 얼큰한 동태탕. 속이 헛헛할 때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얼마나 위로가 되던가. 담백한 생선 가운데 한 토막 입안에 넣어가며 따뜻한 밥 한 공기 국물과 비벼 먹는 맛이란! 그리고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김치찌개도 맛있다. 시큼털털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한국에서 먹던 맛 그대로다. 그리고 고기 구워 먹을 때 곁들임 음식에 계란찜이 빠지면 아쉽다. 노란 계란이 작은 뚝배기에서 부글거리면 식욕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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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나 기사에서처럼 손이 자꾸 가는 반찬이 많다. 짜거나 맵거나 너무 달거나, 그렇게 맛이 치우쳐있지 않아서 좋다. 오징어 초회, 김치, 나물류와 함께 마요네즈에 버무린 감자 등 입에 착착 붙는 반찬들. 정말 끊임없이 젓가락질 하게 만든다. 반찬만 가지고도 밥 한 그릇 뚝딱 먹겠다 싶다. 사실 이렇게 반찬이 잘 나오면 소위 에피타이저라는 메뉴를 굳이 시킬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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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음식 스타일로 볶아낸 해물볶음. 이런 메뉴가 있으면 한잔하기도 좋을 것이다. 오이 소주나 한국 맥주도 있다. 녹말을 푼 소스는 걸쭉하고 뜨끈하다. 맵고 짜고 달지 않은, 소금기 약간의 부드러운 맛이 순하고 좋다. 계란 수프맛이랄까. 질기지 않게 뜨거운 불에 빠르게 익혀낸 야들야들한 갑각류의 속살. 시원한 라거나 청하 한잔 생각이 굴뚝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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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버거와 베이글, 스테이크를 잘 먹다가도 불현 듯 한국 음식이 그리워지면 찾아 들었던 뉴욕의 한식당 마당쇠. 이것저것 식탁 비좁게 올려 주는 음식들을 다 먹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다음에 외국 친구들이 한국 음식을 궁금해할 때 찾아가고 싶은 집이다.

     

     

    INFORMATION

     

    - 상호 : 코리안 BBQ 마당쇠 Madangsui

    - 전화번호: +1 212-564-9333

    - 운영시간 : 11:00 ~ 23:30(금, 토~12:00, 일~22:00)

    - 홈페이지 : www.madangsui.com

    - 주소: 35 West 35th Street (Fifth Avenue), Midtown, New York, NY 10001, USA (코리안 디스트릭트 Korean district)

    - 메뉴: 식사류 $10~, 고기류 $30~

    - 뉴욕타임즈 추천메뉴 : Savory pancakes, kimchi soup, noodles in cold broth, yook hwe, saeng galbi, bulgogi, dweiji bulgogi.

    - 연결 지하철 : Metro : B, D, F, V, N, W, R, Q-34th st. Herald square.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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