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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항도시 요코하마의 이국적인 정경, 요코하마 야마테

    노을지다 노을지다 2014.05.17

     

    개항도시 요코하마의 이국적인 정경

    요코하마 야마테 横浜 山手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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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59년 쇄국정책을 고수하던 일본 에도막부는 시모다와 하코다테에 이어 요코하마, 니이가타, 나가사키, 고베를 서양 세계 개방하게 된다. 개항도시에는 치외법권이 인정되었고, 이를 계기로 서구문물들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었다. 요코하마는 에도(현 도쿄)에서 가깝다는 지리적인 위치로 그 어떤 개항 도시보다 서양문화가 활발히 유입되었다. 한적한 어촌마을은 개항 이후 일본 대표 항구도시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서양인들은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미국인 건축가 J.H.모건을 중심으로 교회, 저택, 극장 등 자신들의 고향과 비슷한 마을을 조성했다. (일본은 당시 서구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외국인 거주지를 따로 지정했다.) 요코하마가 번성했을 당시에는 일본 최대 규모의 서양인 마을로 추측된다. 하지만 관동대지진과 세계대전은 야마테의 모든 유형적인 서양 유산들을 파괴했다. 서양인들이 죽음을 당하거나 떠나갔고, 그 빈 자리에는 일본 특유의 문화가 가미되어 화양식이라는 독창적인 문화를 만들었다. 

    대부분 가이드북은 야마테를 마치 유럽에 온 느낌이라고 서술하지만, 실제 서양관들은 대지진으로 전멸되어 약 15여 채 만 복원되었거나 타 지역의 서양관을 그대로 모셔(?)왔다. 하지만 고급 저택과 대사관들이 밀집되어 있어 클래식한 거리에 품격이 있다. 바다 옆 언덕을 거닐며 바라보는 요코하마의 미관은 숨어 있다가 종종 나타나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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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마테 111번관 / 山手111番館     

     

    개항기 시절 큰 돈을 번 미국인 환전상의 저택. 목조건축의 오랜 세월이 앤티크 한 감성으로 남았다. 샹젤리에와 촛불 등 마치 꿈꾸던 클래식 동화 속으로 스며든다. 집주인은 테이블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며 잔잔한 음악과 차 한 잔을 즐겨 했나 보다. 좋다. 온화해서... 우리 같은 이들을 위해서였을까? 지하에 소박한 찻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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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관 / イギリス館        

     

    이기리스관? 일본에서는 영국을 '이기리스'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기리스가 뭘까? 고민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English를 이기리스라고 읽은 것이 아닐까 싶다. 이곳은 영국총영사관이었다. 당시 개항의 시작은 미국이었지만 영국은 총영사관까지 건립하면서 일본과의 교류에 적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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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립 가나가와 근대문학관 / 県立神奈川近代文学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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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사라기 지로 기념관 / 大佛次郞記念館

     

    요코하마 출신의 소설가 오사라기 지로의 기념관. 본명은 노지리키요히코(野辰淸彦)인데 가마쿠라 대불 뒤에 살았다고 해서 오사라기(大佛)로 개명했다. 도쿄대 출신의 천재이거늘 많은 문호들이 그렇듯 기이한 철학을 가지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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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와사키박물관 / 岩崎博物館 - ゲーテ座

     

    1885년 영국인들은 일본 최초로 외국인 극단과 공연장(ゲーテ座)을 만들어서 공연했다. 하지만 관동대지진으로 파괴되었다. 이들의 공연은 당시 서양문학을 처음 접하는 일본 문학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요코하마 이와사키 학원은 학원 50주년을 기념해서 당시 극장을 옛 모습대로 복원해서 기념관이 되었다. 당시에 그랬던 것처럼 무명 극단들의 공연장으로도 활용 중이다.

    사라진 추억들의 재현, 그것은 미래를 탐닉하는 우리들에게 교훈을 준다. 미래는 과거 속에 묻혀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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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코하마 외국인 묘지 / 岩崎博物館 - ゲーテ座

     

    개항기 페리제독의 수병이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묻힌 것이 계기가 되어 외국인 묘지가 형성되었다. 이국땅에서 죽음을 맞이한 외국인들은 바다 너머 고향을 항상 그리워했을 것이다. 십자가 뒤로 배경처럼 펼쳐진 요코하마와 바다의 전경이 어우러지니 비록 묘지일지어도 감성적이다.

    야마테에서 가장 뛰어난 입지지만 고인들에게 양보했던 서양인들의 깊은 배려심도 느껴졌다. 그들에게 '고향'은 그리움의 공통분모였을 것이다.  

     

     

    P1780131    야마테 10번관

    ◎ 야마테 10번관 / 山手10番館  

     

    외국인 묘지 길 맞은편에 위치한 야마테 10번관은 50년 전통의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메이지시대 프랑스 요리를 고수하고 있는 전통식당이라고 한다. 묘지를 바라보며 즐기는 프렌치 코스요리는 어떤 느낌일까? 콧대 높은 가격표 앞에서 우리는 비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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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마테 자료관 / 山手資料館

     

    관동대지진의 피해 속에서 유일하게 옛 모습을 간직한 서양관이다. 사실 야마테가 아닌 다른 곳에 있던 것을 옮겨왔다. 야마테의 옛 모습을 남긴 사진과 자료들을 전시했다. 장미정원과 녹색으로 채색된 목조 저택 앞에서 왠지 미소가 나왔다. 바라만 보아도 마냥 순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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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마테 성공회 교회 / 山手聖公会  

     

    영국 국교인 성공회는 일본 최초의 개신교가 되었다. 영국총영사관과 함께 당시에 많은 영국인들이 거주했음을 보여주는 근거다. 관동대지진과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것을 1947년 복원했다. (참고로 야마테 남쪽은 이탈리아인들이 많이 거주해서 카톨릭 성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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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마테 234번관 /  山手234番館

     

    이곳은 독특하게 서양인이 아닌 일본인이 건축했다. 화려함은 덜하지만 공간 배치가 합리적이고, 살짝 가미된 일본 양식이 이색적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4세대가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이었다. 현재 모든 공간을 합쳐 자료관이 되었다. 중산층이 거주했기에 대부호가 살았던 서양관에 비하면 단출하고 서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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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찻집 에노키테이 / えの木てい

     

    거리를 걷다 보면 렌즈를 들이댈 수밖에 없는 소박하고 우아한 곳이 나온다. 1927년의 서양관을 개보수해서 찻집으로 만들었다. 야마테에서의 우아한 군것질은 단연 이곳! 홈메이드 케이크의 소박한 맛도 유명하지만 앤틱가구로 가득한 클래식한 내부는 더 유명하다. 사랑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촬영지였다. 영국의 클래식함이 차 한 잔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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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리스만 저택 / エリスマン邸

     

    스위스 무역상이었던 에리스만의 저택. 숲 속에 있어 부러웠거늘 유심히 바라보니 파괴된 저택들의 흔적 위에 꽃과 나무들이 피었다. 재개발 대신 대지진의 위험과 옛 시대의 흔적들을 보존키로 한 센스!

    일본 건축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체코 건축가 안토닌 레이먼드 Antonin Raymond가 심혈을 들여 건축했다고 하는데, 건축에 조예가 없는 필자에겐 그저 하얀 판자집일 뿐... 내부도 당시 부호들의 화려한 생활상은 사라졌고, 마냥 예쁘게만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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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릭 홀 /  ベリクホル

     

    베릭홀은 그간의 서양관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600평의 대지에 건축된 대저택은 아름다운 정원까지 갖추고 있었다. 영국인 무역상 베릭이 이곳 홀에서 연회를 자주 열었다고 해서 현재 베릭홀이라고 불린다. 대저택은 당시 유행하던 스페인 건축양식에 남국의 정서를 가미했다. 입장과 동시에 넓은 홀에서 뛰어놀던 아이들과 파티를 즐기는 서양인들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졌다. 베릭의 집무실, 아이들의 방 등 모든 방들에 당시 흔적이 그대로 남았다. 야마테 서양관중 최고로 꼽히는 이유가 시간이 멈춘 듯 생생한 여운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뭐 화장실 마저 로맨틱했으니... 역시 돈은 많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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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산정원 / イタリア山庭園  

     

    과거 이탈리아 영사관이 있던 자리를 유럽풍 공원으로 조성 후 요코하마 외곽에 있던 블러프 18번관 (ブラフ18番館)과 도쿄 시부야에 있던 외교관의 집(外交官の家)을 모셔왔다.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쓰인다. 무엇보다 눈에 들어온 것은 요코하마의 아름다운 야경이었다. 내 추억은 여전히 이날의 마지막 여정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기분 참 좋았다.
     
     
     

    INFORMATION

     

    - 요코하마 관광정보 : http://www.welcome.city.yokohama.jp/kor/ (한국어)

    - 도쿄/요코하마 자유여행 준비하기 : http://www.hanatour.com/asp/booking/freestyle/freestyle-main.asp

     

    노을지다

    어린 시절부터 철도원을 꿈꾸던 여행인. 기차타고 떠나는 마을 산책을 사랑한다. 현재 코레일명예기자로 활동중이며, 기차여행과 마을 산책 블로그 (blog.naver.com/noeljida)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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