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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풋풋한 사과꽃 향기 널리 퍼지는 청송

    왓쯔업 써니 왓쯔업 써니 201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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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 음식, 풍경,

     

    5월, 풋풋한 사과꽃 향기 널리 퍼지는 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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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 청송. 가을이면 단풍 물드는 주왕산, 여름이면 왕버들 드리우는 주산지로 더욱 유명한 이곳은 '봄' 역시 다른 계절 못지않게 아름다움을 뽐낸다. 노란 민들레가 피고 그 위로 벌과 나비가 내려앉을때 즈음이면 사방 천지로 피어난 사과꽃이 청송의 5월을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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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의 봄은 온 천지 사과꽃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기온이 낮은 청송은 활짝 핀 사과꽃을 보고서야 진짜 봄이 왔다고 한다.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사과 과수원이 널려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떤 곳은 도로 바로 옆에 사과 농장이 위치하는가 하면 또 어떤 곳은 산 어귀에 숨어있기도 한다. 손만 뻗으면 손 쉽게 닿는 거리에 사과나무가 있고 나무 위에는 연분홍빛 풋풋한 사과꽃이 피어있다. 열매 맺는 나무라면 꽃이 피는 것이 당연하거늘 사과꽃을 처음 본 내게는 더욱 싱그럽고 신선한 풍경이었다. 사과로 유명한 고장답게, 청송의 봄은 사과꽃 향기로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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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꽃이 피면 농부들의 일손도 바빠진다. 벌과 나비를 대신해 손으로 콕콕! 찍어가며 직접 수정을 해주기도 하고, 꽃눈을 제거해 주기도 한다. 지난 겨우내 한템포 느려진 농부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과꽃. 청송의 봄날은 이처럼 사과꽃 몽우리가 터지면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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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과꽃이 피어난 길 위의 시골집으로 향했다. 몇 채 살지 않는 작은 마을이건만 봄을 간절히 기다린듯 주인이 잘 가꾼 정원이 나타났다. 이름 모를 분홍색 봄꽃나무! 참으로 고와 한참이나 시샘하듯 바라봤다. 색이 어찌나 고운지 18살 청춘의 고백만큼이나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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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본다. 쓰러져가는 담벼락 뒤로 피어난 목당꽃. 선연한 꽃잎색에 시선이 멈추니 그 이름이 목당이라고 한다. 초록잎과 자주빛이 어우러진 목당꽃은 피기 전에는 몽우리가 아담하지만 활짝 피고나면 이토록 큰 꽃잎이 활짝 열린다. 한참이나 목당꽃을 바라보니 우리네 한복 치마 색을 닮은 것 같다. 새색시의 치마가 살랑살랑 봄바람에 나부끼듯 꽃잎도 하늘하늘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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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의 풍경은 텅빈 채로 시작해 마음 속에 작은 기억들로 채워가는 과정인 것 같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사과꽃의 내음이 청송을 가득 채우는 날이면 주변의 모든 꽃과 풍경들이 고개를 들어 반갑게 봄인사를 한다. 그래서 봄날은 모든 이가 행복해지는 계절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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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길을 걷다보니 이내 배가 출출해 진다. 남편과 내가 청송에 오면 꼭 들르게 되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달기 약수터! 흔한 약수터가 아니다. 그곳엔 사이다만큼 톡! 쏘면서 시원한 약수가 있고 그 물로 고아낸 닭백숙이 일품이다.  

    경북 청송 부곡리에 위치한 달기 약수터는 탄산과 철분이 함유돼 있어 위장병과 피부병에 좋다고 한다. 톡 쏘는 그 맛이 특이한 달기 약수는 처음 접하는 이에게는 특유의 철 냄새와 맛 때문에 거북할 수 있으나 뒤끝이 시원해 먹은 후에는 속이 편안해 지는 느낌이다. 이 약수의 특성은 빛과 냄새가 없고 아무리 많이 마셔도 배탈이 나지 않으며 마신 즉시 트림이 나 소화가 되지 않을 때 마시면 좋은 천연 소화제이다. 게다가 약수에 설탕을 타면 사이다맛이 나고 이 물로 밥을 지으면 철분 때문에 색깔이 파란 찰밥이 된다고 한다.

    달기 약수터는 상탕, 중탕, 신탕, 원탕으로 나뉜다. 원탕은 흔히 말하는 원조이며 톡 쏘는 맛이 가장 강하다. 남편의 말을 빌리자면 예전에는 톡 쏘는 맛이 너무 강해 입에 댈수도 없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에 비하면 많이 약해졌다고 한다. 코도 막고 숨도 쉬지 않은 채 벌컥벌컥 마셨던 작년에 비하면 올해는 그 맛이 그럭저럭 견딜만 하다. 도리어 배를 두드리며 한 잔 더 마시는 여유까지 생겼으니 이는 약수가 순해진 탓인지? 아니면 내 입맛이 약수에 적응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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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수를 마시고 나면 꼭 약수엿을 먹어보자! 달달한 엿이 강렬한 약수 맛을 중화시켜 그야말로 찰떡궁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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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제대로된 약수 닭백숙집으로 가보자! '서울여관식당'은 여관이 메인인지 식당이 메인인지 모를 애매한 간판에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그러나 이곳은 남편의 20년 단골집이라는데... 그 말에 흔쾌히 발걸음을 옮겼다. 자리에 앉자마자  '토종달기엄나무백숙'을 시켰다. 약수터 근처의 닭백숙 전문점은 약수로 육수를 고아 진득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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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을 마치면 상 위에는 12가지 반찬들이 준비되고 곧 이어 닭백숙이 나온다. 양도 푸짐하고 닭고기도 실해, 다리 하나만 먹어도 배가 든든해 진다. 하지만 닭백숙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닭백숙 죽! 약수의 철분 성분으로 연한 초록색을 띠는 국물과 뜨끈뜨끈한 찰밥을 한 술 뜨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며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서울여관식당은 닭백숙 외에도 닭떡갈비가 유명하니 백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맛보도록 하자. 

     

      

    Information

     

    서울여관식당

    - 주소 : 경북 청송군 청송읍 부곡리 299-5

    - 전화번호 : 054 - 873 - 2177

     

     

     

    왓쯔업 써니

    호주, 뉴질랜드, 인도,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였으며, 뷰파인더로 여행의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여행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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