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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사도시의 로맨틱한 변신, 독일 뉘른베르크

    노을지다 노을지다 2014.06.30

    카테고리

    , 유럽, 서유럽

     

    작은 보석상자, 독일 뉘른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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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로마제국 시절부터 뉘른베르크는 <작은 보석상자>로 불리던 아름다운 도시였다. 

    독일 제3 제국(Dritten Reich)의 총통이 된 히틀러는 3차례에 걸친 전당대회를 수도 베를린이 아닌 뉘른베르크에서 개최하면서 도시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하지만 히틀러의 지나친 애정은 도시를 파멸로 몰고 간다.

    그는 유태인 학살 법령인 뉘른베르크 법령, 군사무기 공장 건립 등 전쟁계획을 이곳에서 구체화하면서 히틀러의 도시로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연합군은 히틀러의 도시가 되어버린 뉘른베르크를 대부분 파괴했다.

    이곳 뉘른베르크는 나치의 영광과 파멸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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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저부르크의 성벽에서 도시를 바라보았을 때, 뉘른베르크엔 가을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전쟁의 상처는 아물었고 도시는 가을로 채색되어 있었다. 중세 성곽 마을과 현대적인 모습의 콜라보레이션이 조화롭다.  

    자구의 노력으로 도시 재기에도 성공해  뮌헨에 이어 바이에른주 제2의 도시로 성장했다. 비록 나치와 히틀러가 변질시킨 전쟁도시였지만, 현재는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리는 낭만의 도시다. 

     

     

    뉘른베르크 역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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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뉘른베르크 중앙역 Nürnberg HBF - 바이에른 왕국 최초로 철도가 개통된 곳

     

    바이에른주의 느긋한 풍경에 취해있던 나는 뉘른베르크에 내렸다. 기차역은 마치 화려한 궁전을 연상케 했다. 기차에 대한 독일인들의 애정과 마에스터 정신이 담겨 있다.

    뉘른베르크역은 독일 철도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835년 독일 최초로 당시 바이에른 왕국이었던 뉘른베르크~퓌르트 간 철도가 개통되었기 때문이다. 중앙역에서 철길을 따라 걸으면, 독일 철도박물관(DB Museum)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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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철도박물관 DB Museum - 독일 철도 역사의 집대성 ​

     

    ​뉘른베르크 중앙역의 철로와 이어지는 고풍스러운 건물에는 독일 철도의 역사가 집대성되어있다. 체험관은 일반 철도박물관과 비슷한 구성이다. 유럽 최고 철도 인프라를 자랑하는 독일답게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클래식한 감성이 감돈다.

    독일 최초의 열차가 이목을 끌지만, 박물관의 주인공은 단연 루트비히 2세의 전용 열차(3번째 사진 녹색 열차)가 아닐까? 루트비히 2세는 노이슈반슈타인과 헤렌킴제 성 등 바이에른주의 고성을 건축한 몽상가 왕으로 예술, 문화에 관심이 매우 높았다. 그의 전용 열차는 그의 궁전만큼이나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마치 그가 추구했던 동화 세계 속에 볼 수 있을 법한 열차였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전용 열차는 세월의 흔적을 느끼기 힘들 만큼 화려하고 깨끗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하지만 프랑스와의 전쟁, 나치 히틀러의 등장, 세계대전 등 지속적인 전쟁은 철도를 전쟁의 수단으로 변모시켰다. 외형도 그에 걸맞게 전쟁무기처럼 변화됐다. 반면에 이 시기에 철도기술은 가장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한다. 철도를 보면 독일 근대사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그 외에 오래전에 쓰였던 포스터, 의류, 차표 등을 비롯한 철도 골동품들과 철도체험 등은 다른 나라의 철도박물관과 비슷한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유럽 철도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만족도 높은 관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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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페라하우스 Opernhaus         

     

     

    바이에른왕국의 루트비히 2세는 유독 바그너를 친구처럼 좋아했다. 오페라하우스를 건립 후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를 개관 기념 공연으로 열었다. 당시 왕국 최대 규모의 오페라하우스이자 음악예술의 산실이었다.

    하지만 이데올로기는 예술의 전당을 군사의 전당으로 바꾸었다. 히틀러 역시 루트비히 2세처럼 바그너의 광팬이었던 그는 이곳을 집회 장소로 활용하며 애착을 가졌다.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연합군은 이곳을 전범재판소로 활용했고, 1956년이 되어서야 오페라하우스로 복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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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르만 국립 박물관 Germanisches National museum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약 1,300만 점의 전시품이 있는 독일 최대 규모의 게르만 문화예술 박물관이다. 규모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것은 박물관 앞의 29개의 기둥이다. 이것은 과거 나치의 만행을 사과하며 전 세계 29개국의 언어로 변역한 인권선언문을 새겨두었다. 자신들의 문화를 목전에 두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하는 독일. 오히려 이런 독일의 자세 덕분에 국격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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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시가지는 성벽으로부터 외부와 완벽하게 단절되어 있었다. 전쟁이 잦았다는 근거일 것이다. 

    성 외곽에서 성 내부 구시가지로 향하는 길은 전쟁의 상처 위로 또 다른 미래가 전개되고 있었다. 더 이상 '전쟁'의 상흔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것이 감성으로 가득했다. 

     

     

    구시가지, 카이저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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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조다리 행커스테크​ Henkersteg

     

    페그니츠강(Pegnitz)을 가로지르는 막스다리(사진 왼편 돌다리)와 행커스테크(사진 오른편 지붕이 있는 다리)에서 바라본 경관은 평온함이 감도는 수채화 같았다.

    넋 놓고 바라만 봐도 평온함에 가슴마저 설레지만 이곳은 본래 비극의 무대였다고 한다. 14세기 목조 가옥들은 나병환자 격리 수용소와 와인창고로 사용되었고,  행커스테크 (첫번째 사진)는 '사형집행인의 작은 다리'란 뜻으로 당시, 사형수의 마지막 모습을 시민들이 보지 못하게 별도의 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뉘른베르크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연인들의 키스 장소로 인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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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크트 제발두스 교회 St.Sebaldus Kirche   

        

    성인으로 추앙된 수도사  제발두스가 건립한 예배당. 그의 묘가 안치된 곳으로 뉘른베르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다. 바이에른주는 마틴 루터의 주 활동지였던 탓인지 성당보다는 유독 교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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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갈색의 지붕을 하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고택들. 통일감 있는 구시가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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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어게르트너 광장 Tiergärtner

     

    이곳에는 뉘른베르크 출신의 독일 미술계의 거장 알브레히트 뒤러 (Albrecht-Düre, 1471~1528)의 집 Dürhaus (2번째 사진)이 있다.

    그는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습득한 원근법과 인체비례 양식을 독일 전통 미술에 접목시켰다. 그의 새로운 시도는 중세 미술에 정체되어있던 독일 미술계에 '독일 르네상스 양식'이라는 새로운 화풍을 일으켰다. 그 양식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와 차별화된 독창적인 것이었다. 그가 사용하던 물품들과 함께 합법 복제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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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저부르크 Kaiserburg  

           

    과거 제후들이 이 도시 중앙광장에 있는 성모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방문했을 때 머물던 고성이다. 황제를 비롯한 호위 기사들이 사용하던 방이 있고, 신앙심이 투철했던 황제를 위해 별도의 예배당도 있다. 

    현재 황제의 마구간을 유스호스텔로 개조해서 쓰고 있어 한 번쯤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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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시가지 중앙광장에는 매일 아침시장이 열린다.

     

    시장에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들이 가지런한 모습으로 판매된다.  

    특히 이곳 광장은 독일에서 가장 로맨틱한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축제는 교황청과 차별화를 꾀했던 마틴 루터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이곳 뉘른베르크는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관광객들과 함께 축제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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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모교회 Frauenkirche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카를 4세가 예배를 드리던 유서 깊은 교회다. 매일 12시가 되면 교회 정면 시계에서 카를 4세와 7명의 선제후들이 나와 빙빙 돌며 인사를 나눈다. 이런 풍경은 독일에서 자주 볼 수 있어 낯설지 않지만 '독일 최초'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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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로렌츠교회 St. Lorenz kirche     

        

    구시가지 어디에서나 보이는 웅장하고 화려한 고딕 양식의 교회다. 건축 기간만 무려 200여 년이 걸린 만큼 웅장하고 세월의 섬세함이 살아있다. 만약 녹색 지붕만 없다면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대성당과 쌍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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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뉘른베르크의 중심대로인 쾨니히거리 König Street는 백화점, 레스토랑, 호텔 등이 밀집된 뉘른베르크 최대의 쇼핑가. 다른 독일 소도시에 비해 인파가 많은 걸 보니 뉘른베르크가 바이에른주 제2의 도시라는 것이 실감 난다.

    건물들은 적갈색으로 채색되어 있어, 일체감이 느껴진다. 고풍스러운 거리에 현대적인 느낌이 조화롭게 녹아있다.

    골목골목마다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뉘른베르크 구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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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공예인 광장 Handwerkerhof      

     

    구시가지와 기차역 사이에는 수공예인들의 중세 마을이 복원되어 있다. 거닐다 보니 마치 동화 속 세계에 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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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차역으로 돌아옴은 곧 작별을 의미한다. 작별의 아쉬움도 어느새 망각하고 창밖의 평온한 프레임에 집중한다. 내게 이 도시는 가을의 색채가 아름다운 도시였다. 

    ​ 

     

    INFORMATION

     

    교통 : 뮌헨역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

    -철도 박물관 홈페이지​ : www.dbmuseum.de   ​ 

    -철도 박물관 입장료 : 5€ (유레일패스 소지, 학생 할인) ​

     

    노을지다

    어린 시절부터 철도원을 꿈꾸던 여행인. 기차타고 떠나는 마을 산책을 사랑한다. 현재 코레일명예기자로 활동중이며, 기차여행과 마을 산책 블로그 (blog.naver.com/noeljida)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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